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고 받아들이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자신에 대한 생각의 거품이 빠지고, 실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탁구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기 실력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실력으로 가장 파워풀한 공을 만들 수 있는 용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용품 상담을 해 보면, 실력과 무관하게 용품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비싼 것=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요리, 술, 전자제품, 가구 등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제품은 대체로 비싼 것이 좋고, 맛있습니다.
그것들이 비싼 이유는 희귀하거나, 좋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혹은, 개발비가 많이 든 신기술이 포함되었거나, 비싼 노동비가 지급되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비싼 것이 좋고, 맛납니다. 이런 제품들은 사용자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기술이 내장된 8K UHD TV의 초고화질은 그냥 보면 느껴지고,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의 소리도 그냥 들으면 느껴집니다. 즉, 개개인의 '실력'과 상관없이 좋게 느껴집니다.
탁구용품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탁구용품은 실력에 따라 좋게 느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용품 사업을 오래 한 저의 관점에서는, 초보자가 국가대표선수들이 사용하는 스펙의 제품(가격과 상관없이)을 사용하는 것은(실제로 이런 분들 너무 많음), 마치, 이제 막 운전면허를 딴 사람이 F1 경주용 자동차를 타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물론, F1 경주용 자동차의 절대 성능은 최고입니다. 문제는 '컨트롤'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러버나 블레이드 포장지에 표기된 스피드와 스핀의 수치는 최고치를 추구하라고 표기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수치를 보고, 내 실력에 맞는 용품을 찾으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입니다.
탁구공은 2.7g으로 매우 가볍습니다. 공의 파워, 스피드 스핀은 타구 시 공이 라켓 표면의 러버를 파고 들어가서 목판 가까이 푹 들어갔다가, 그것이 원상 복구되어 튕겨 나오는 힘으로 생성됩니다. 이 가벼운 공을 러버 깊숙히 파고들게 하려면 공을 치는 힘이 강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볼을 치는 힘을 흔히 '임팩트'라고 합니다.
즉, 임팩트가 약한 초보자는 부드러운 러버를 사용하면 더 쉽게 러버 깊숙히 공을 파고 들게 할 수 있겠지요. 반대로, 임팩트가 강한 사람은 절대 성능이 높은 단단한 러버를 사용하면 러버의 힘을 더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그래서 나의 실력을 아는 것은 용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승부와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가 참 괜찮습니다.^^
요즘 도닉 제품들의 가치 재발견을 하고 있는데, 테스트해보면 '2'에 마음이 갑니다.
바로 블루파이어 M2, JP02, 아쿠다 S2, 블루스톰 Z2 등입니다.
러버는 아시다시피 탑시트와 스펀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그 러버는 경도가 몇이야?'라고 하는 질문은 십중팔구 스펀지의 경도를 의미합니다.
DONIC도 예외는 아니라서 대부분 숫자가 높을수록 스펀지의 경도가 낮습니다. 그리고, 제일 경도가 낮은 것에 'Big slam'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하지만, 이 넘버 부여는 꼭 스펀지 경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러버 전체의 감각을 나타냅니다.
가장 단단한 감각의 러버에는 '터보(TURBO)를 붙이고, 그 아래가 1, 2, 3, 빅슬램순으로 내려갑니다.
아쿠다S1의 스펀지 경도는 47.5도이고, 아쿠다S1 터보는 45도입니다. 그리고, 아쿠다P1은 50도, 아쿠다P1터보는 47.5도입니다. 터보가 스펀지 경도가 더 낮은데도 불구하고 '터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전체적인 감각이 더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스폰지 경도가 더 낮은데 전체의 감각이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면 탑시트에서 그 감각을 조정했겠지요?
어제 블루파이어M2(45도)와 아쿠다S2(42.5도)를 테스트했습니다.
특히 히노키표면의 아우터ALC인 라딕스 익스프레스에 M2와 S2를 붙이니 탁구가 쉬워지고 타구감과 타구음이 좋으니 저절로 신이 났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텁텁한 감각보다 경쾌하고 명확한 감각을 좋아하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테스트하면서 오히려 그 러버가 가지고 있는 최고 성능을 발휘시키기에는 이 정도의 경도가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성능이면 왠만한 아마추어들에게는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날씨가 쌀쌀해져서 이 정도 경도의 러버들이 더 탱글탱글해 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러버는 온도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습니다.(이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2'시리즈들의 체험단을 한번 모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흑!! 블루스톰 RSM이 괜찮다고들 해서 시타해볼려고 구했는 데... “2”가 괜찮다 하시면~~~ ㅋㅋ
재고가 없어 그냥 RSM추천합니다 ㅎㅎㅎ
@맑은물 RSM 사용해보고 다음에 2로 사용해 보겠습니다~~^^
@안킬로 감사합니다!!
용품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이 이런 건전한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게 다행스럽고 또 감사하네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삼촌~~ ㅎㅎ 딴 얘긴데요~ 혹시 라딕스 얼티밋 창고에 숨겨놓으신거 있으시면 좀.....ㅎㅎ
얼티밋은 없네요.. ㅎㅎㅎ
아. ST 85.9g 하나 있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15 15:2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16 11:23
JP02가 참 사용하기 편하고 좋았습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고 접할 기회가 적었던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죠. M2도 참 좋았는데 역시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처럼 사장님이 도닉 에이전트를 하셨다면 굉장히 인기가 있는 러버였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JP02도 참 좋죠. 위에도 언급했듯이 '2'보다 '1'을 더 좋아들하셔요.ㅠㅠ
@맑은물 단단한 감각에 '한 방'을 좋아하는.. ^^;;;
@야간반장 맞습니다.^^
전문가셨는데 이런 전문적인 글을 적으시니 멋짐 폭발이네요 동호인들이 자세히 알기 힘든 용품의 비밀들 많이 풀어주세요
2시리즈 체험 참참참!여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네 열심히 공부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z2를 백핸드에 일년정도 쓰고 백핸드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비록 조금 더 단단한 러버를 쓰고있지만요 백핸드만보자면 세부수정도 올린듯합니다
Z2도 좋죠.^^
맑은물님께서 올려주신 좋은 러버 리뷰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아쿠다 2러버는 이번 체험 이벤트 테스트 러버 인가요?!
감사합니다. 체험 이벤트 러버는 47.5도인 S1입니다.^^
블파가 m2 도 있군요. m1 만 쓰고 있는데^
네 M2상당히 매력있습니다.^^
저는 특히 블레이드에서 초강력 히노끼 카본처럼 매우 단단하고 빠른 것을 경주용 자동차에 비유하고는 합니다. 순수 합판이라면 성인용 버전의 3발 자전거입니다. 사람 붐비는 재래시장을 실컷 악셀이나 페달을 밟으며 종횡무진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3발 자전거일 것입니다.
러버에서라면 경주용 자전거는 오메가3 등의 고탄성고마찰 러버나 55도 등의 고경도 러버 혹은 점착러버이고, 세발 자전거는 37.5도의 매우 부드러운 러버이겠지요. 혹은 말씀하신 대로, 05류의 고밀도 구조와 64류의 저밀도 구조로 나뉘어도 되겠습니다.
블레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요. 3발 자전거, 재미있는 비유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시네요 ㅎㅎㅎ 부럽습니다.
러버를 알지 못하는 사람 여깄어요
( 러. 알. 못 )
몰라서 선수용 쓴 사람 여깄어요~
설명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하나둘 배워 갑니다
감사합니다. 임팩트에 맞는 러버를 사용하시면 훨씬 다 강력한 볼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블루파이어 M2를 주력으로 사용했었습니다. 텐죤SF를 이어서 전면으로 사용했었죠. 사실 단순히 블루스펀지가 이뻐서 사용하기 시작했었는데 M1은 너무 단단했고 M2가 저에게는 딱 적당하고 좋았습니다.
도닉러버의 경우 “2”가 붙으면 미디엄 혹은 미디엄하드 정도의 러버니까 저에게도 딱입니다.
아.....댓글쓰다가 텐죤SF가 떠올랐네요. 참 좋은 러버였는데요. ㅠㅠ
아 사용하고 계셨군요!! 텐존SF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