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들에게 언어와 사물의 차이는 명확하게 구분돼지 않았으며 특히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나 부호가 아니라 손톱이나 머릿카락같은 신체의 일부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이름은 하나이상을 갖고 있으면서 그중에 진짜 소중한 이름은 숨기거나 사용을 금지해서 외부의.위해로 부터 철저히 보호하고저 했다 특히 죽은자의.이름은 이름을 부름으로써 죽은자의 망령이 나타나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짓눌려서 발음자체를 금지하였으며 더 나아가 그 이름으로 대표되는 일상언어도 사용이 금지되고 새로운 다른 언어를 만들 정도로 철저히 관리되었다
이름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조심스럽게 다루어 졌지만 주술사 사제 신성한 왕등과 같은 지배계층들의 이름은 특별히 별도로 엄격하게 관리되었는데 이른바 타부라는 방식으로 강제적으로 신성시 되고 금기시되는 강력한 실천형태로 보호되고 관리 되었다
어떤 왕국에서는 왕의 본명을 말하는 그 행위로 사형에 처해 졌고 어떤 부족은 추장과 그의 조상들 까지도 그 이름을 전면 사용금지 시킴은 물론 그들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다른 일상용어까지 사용이 금지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사제와 고위공직자들의 이름은 그들이 생존시에는 부를 수 없었고 이집트의 대표적인 건국신화에 해당되는 이시스신화에서는 신의 참된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곧 신의 권능과 신성함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로마인들은 로마수호신의 진짜이름 뿐 아니라 다른 도시들의 진짜 이름까지도 국가비밀로 간주하여 절대 입에 담지 못 하게 하였다
즉 원시시대 주민들애게 이름은그 자체로 자신의 영혼과 신체의 일부로써 신성불가침한 대상이었으며 특히 사제나 왕과 같은 지배자의 이름은 그들의 권력과 신성을 지켜주기 위하여 강력한 집단적.타부의 대상으로 보호되었다
23장 우리가 원시인에게 빚진 것
현대의 시각에서 볼때 고대시대의 주술과 신화의 세계는 너무 조잡하고 허황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이론적 구성과 실행내역은 본질적으로 영혼을 긍정하는 생명원리에 근거하고 있으며 실천과 적용의 기준이 되는 규범체계는 나름대로 조리있고 균형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규범체계는 당대 인간들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인정을 받으며 제대로 시행되었다는 점도 지적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체계의 치명적 결점은 체계 자체가 아니라 그 전제가 되는 사항들 즉 인간과 자연과 삶에 대한 기본 관념들이 오류와 착오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시대에는 그런 한계는 불가피한 현상이며 이런 한계에 의한 무지와 오류를 현대의 발전된 문명과 과학의 관점에서 비판하게나 조잡하고 허황하다고 매도하는 것은 비학문적이며 교만한 태도일 것이다 우리의 현대문명도 결국은 원시시대 인류의 조상들이 그 당시의 능력과 수준으로 최선의 가설을 세워서 나름대로의 체계를 만든 것이며 그러한 토대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오늘의 체계를 수립한 것이다 따라서 원시시대 원시인의 사유와 관습을 연구검토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의 시행착오와 가설의 한계를 관대하게 인정하고 배우며 오늘날 우리들의 문명수준도 언젠가는 궁극적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잠정적.가설이 될 수도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할것이다
소 감 문
타부는 어떤 대상을 경외하고 신성시하여 그것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금기사항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원시시대에는 그들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주술사 사제왕 인신등의 존재가 바로 그렇한 대상이었다 이 지배자들이 위해를 당하는 경우 그들에게는 생사에 직결되는 공포와 공황상태의 두려움에 빠지게 되고 그러한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철저하고 세심한 금기사항을 설정해서.그들과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노ㄹ력이 곧 강력한 타부의 시행이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타부의 존재는 지배자들의 권위와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타부가 강력할 수록 지배체제도 공고하게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타부는사회발전과 더불어 정치 경제 사회체제의 지배 정당성이라는 정치철학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