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택님도 주인, 관객들도 주인입니다.
구씨네마도 슬슬 관객을 모집할 때가 되었습니다.
홍보지 만들어 보자고 구기택님께 전화 드렸습니다.
오늘도 전화드린지 얼마 되지 않아 복지관으로 와주셨습니다.
항상 한달음에 내려오십니다.
기택님이 주머니에서 쪽지 먼저 꺼내셨습니다.
“영화 골라왔어요.”
6가지 영화 제목 직접 쓰셔서 가져 오셨습니다.
주머니에서 새로운 DVD도 두 개 꺼내셨습니다.
그 중에서 구기택님은 어떤 영화 보고 싶으신지 물었습니다.
“영화는 관객들이 고르면 돼요.”
“영화관에 가면 영화 골라 보잖아요.”
자신이 보고싶은 것 양보하고 관객들 우선하셨습니다.
그래도 극장주는 구기택님이라고,
관객 분들도 영화 정해져 있어도 와주실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정하게 해야 해요.”
구기택님께 잘 듣지 못하던 단호한 말투였습니다.
이미 마음 정하셨구나 생각하고, 돕기로 했습니다.
대신 영화 개수 너무 많으니 조금 줄여보자고 했습니다.
구기택님이 골라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음, 애들이 보려면 애니메이션이 좋은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 좋아하시겠죠?”
신중히 고민하시며 쪽지에 적어온 영화 중 3개, 새로운 DVD 1개 고르셨습니다.
관객 분들께 구씨네마 홍보하며 투표하면 되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하십니다.
그때 할 영화 내용 설명 준비 부탁드렸습니다.
설명 들으면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울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죠 뭐”
고개 끄덕이셨습니다.
영화에 뭐가 나오는지, 무슨 장르인지만 짧게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구씨네마 준비 시작한 이후,
구기택님은 내내 더 재밌는 영화 고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구기택님이 구씨네마를 그저 영화를 보는 시간으로 생각했다면,
이러한 고민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본인이 제일 좋아하시는 공포영화 고르셨겠지요.
구기택님은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인 것을 항상 생각하셨습니다.
자신의 취향 포기하고 다같이 볼만한 영화들 찾으셨습니다.
그냥 귀찮아서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먼저 생각하고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하셨습니다.
구기택님 덕에 구씨네마는 구기택님도 주인, 관객들도 주인될 것 같습니다.
*구기택님의 일입니다.
관객들 만나러 갈 때 필요할 홍보지 만들기로 했습니다.
어떤 내용 들어갈지 여쭤봅니다.
날짜랑 장소같은 예시들로 살짝 운 띄워 봤습니다.
마중물 역할하여 구기택님 아이디어 쏟아졌습니다.
“번호판(좌석 번호)있어야 되요. 그 어디 번호판대로 앉아야 돼.”
“집에 의자 그렸어요. 번호도 적어봤어요.”
집에서 어떻게 의자 배치해야 관객들 편하게 볼 수 있을지 그려보셨답니다.
모모카페 사진 찍어 내부구조 고민하려 했는데,
손님있어 사진은 못 찍고 상상으로 하셨답니다.
“과자나 팝콘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어요.”
김송지 어르신도 팝콘 이야기 하셨는데, 텔레파시라도 통한 모양입니다.
군것질 잘 하지 않는 구기택님입니다.
가상 시나리오 만들 때도 차마 안되겠지 싶어 뺐던 팝콘 이야기 먼저 해주셨습니다.
“카페 지도 넣고, 카페 번호도 좀 적으면 좋겠는데, 사장님이 아마 허락 안하겠죠?”
구기택님은 오시는 손님들이 혹시 길잃을까 이런 저런 방책 생각해오셨습니다.
같이 가서 모모카페 사진도 찍고, 부탁도 한번 드려보기로 했습니다.
극장주 구기택 적는 것은 어떤지 여쭤봤습니다.
적어도 된다고 하시고, 이름도 직접 적어주셨습니다.
극장주 호칭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계셨습니다.
구씨네마를 본인의 일로 생각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부탁드리지 않아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찾아서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본인이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시작하셨습니다.
*또 부탁하면 되죠.
카페 번호 홍보지에 적어도 되는지 모모카페 사장님께 여쭤보러 갔습니다.
구기택님이 영화 목록과 DVD들을 먼저 보여드리며
어떤 영화가 좋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승리호? 그건 괜찮고 나머지는 네(구기택님) 취향이네.”
구기택님 알았다는 듯 고개 끄덕이십니다.
홍보지에 넣을 전화번호도 부탁하셨습니다.
“전화번호 써도 돼요?”
“그래, 간판에 있는 번호 써.”
구기택님 걱정하시던 것 해결되니 기분 좋아보이셨습니다.
동사무소 잠시 들렸다가 나왔을 때, 구기택님이 말하셨습니다.
“카페 탁자하고, 의자하고 옮겨야 될텐데...
내가 사장님한테 또 부탁하면 되겠죠 뭐.”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습니다.
구기택님 구씨네마 준비하며 부탁하고 이뤄지는 경험 하시더니
부탁하는 것에 자신감 얻으셨습니다.
구기택님이 많이 변하셨다고 느낍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부탁드려도 자신 없어하는 모습이셨습니다.
이제는 문제 생겨도 부탁하며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 보여주십니다.
가상 시나리오 적을 때만 해도 소망일 뿐이었습니다.
구씨네마 날짜 다가오니, 점점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은 가상 시나리오보다 낫기도 합니다.
구기택님 만난 날을 일수로 치면 고작 일주일인데 말입니다.
절반의 기간 지났지만,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것들 이뤘습니다.
앞으로의 2주는 어떤 일들 생길지 기대되는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