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0~1741 금릉록(金陵錄) 이윤영(李胤永,1714~1759) 직지사 방문글
배경 : 1740년 봄, 金山 郡守로 부임하는 백부 이화중(李華重)을 임지까지 陪從하고 돌아오다.
직지사 산문 입구에 있는 비석거리에 김산군수 이화중의 공덕비가 있음
■이윤영(李胤永,1714~1759)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윤지(胤之), 호는 단릉(丹陵) 또는 담화재(澹華齋).
이색(李穡)의 14대손으로 담양부사 이기중(李箕重)의 아들이며, 판서 이태중(李台重)의 조카이다.
일찍이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산수와 더불어 평생을 보냈다. 평소에 단양의 산수를 좋아하여 즐겨 찾더니, 부친이 담양 부사로 재직한 일을 계기로 구담(龜潭)에 정자를 짓고 그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단릉산인(丹陵散人)이라 하였다.
윤리에 돈독하고 강직한 지조를 존중하여 이인상(李麟祥)과 절친한 벗으로 지냈다. 성품은 후덕하고 명료하였고, 큰아버지 태중의 영향으로 고기물(古器物)을 즐겼다고 한다.
※ 봉황대 '1740년 이윤영 봉황대 풍경을 남기다'에 김천에서의 일상에 대해 설명하였음. 직지사 관련 시문은 번역 중
> 한국문집총간 > 단릉유고 > 丹陵遺稿卷之三 > [詩]○金陵錄
將向直指寺。路中口占。
이윤영(李胤永,1714~1759) / 번역 김진곤
梵磬禪花宵夢奇(범경선화소몽기) 경쇠소리 선화(禪花)가 지난 꿈에 기이했는데
梅傍睡起出書帷(매방수기출서유) 매화 곁에서 일어나 글방을 나섰네
客來魯縣平生意(객래노현평생의) 남쪽 고을에 나그네 와서 평생의 뜻이라
醉向黃山幾首詩(취향황산기수시) 황산 향해 취해 가며 시를 앞세운게 얼마던가
禿樹烟橫殘雪處(독수연횡잔설처) 연무속 앙상한 나무에 잔설만 남은 곳에
孤雲鴈度夕陽時(고운안도석양시) 구름 속에 기러기 날고 석양이 이르네
南州勝賞今如許(남주승상금여허) 영남의 좋은 경치 지금 같이 약속했지만
一笑林巒馬亦遅(일소림만마역지) 미소 짓던 산 숲에 말 역시 지쳐가네.
次韻。贈呂老文周。
차운하여 여문조 어른에게 드리다
君作吾朋兩許心(군작오붕양허심) 나와 벗되어 서로가 마음 나누며
暗宵危逕一燈尋(암소위경일등심) 깊은 밤 가파른 길에 등잔불 깊어지네.
此中樂事能相識(차중낙사능상식) 이 중에 즐거운 일 서로가 알게 되니
星燦圓空月放林(성찬원공월방림) 하늘엔 별이 반짝이고 숲에는 달빛 비치네
呂老自伯大人下車後。始聞正論而樂從之故云。
여 어른은 백대인(伯大人, 좌수직을 말하는듯)에서 내려온 후, 비로소 정론(正論)을 듣고 즐거이 따르는 따랐기에 말했다.
*여문주(呂文周,1683~1767) 字여상(汝尙). 號국와(菊窩). 김산 양사당 중건. <김천시사> p1049 기록
<한국학자료센터> 여문주 서간 3건 <눌암선생문집> p243 采薇齋韻 <단릉유고> 次韻。贈呂老文周。
*1736년 송시열 문묘배향반대상소에 연명 하였음.
謹次伯父韻
백부 운을 삼가 차운하다
斗酒寸心是(두주촌심시) 말 술에 마음씀이 이와 같으시니
禪樓夜集人(선루야집인) 밤 깊은 절간 누각에 사람을 모았네.
天邊西向鴈(천변서향안) 하늘가엔 서쪽 향한 기러기떼
一叫自淸眞(일규자청진) 울음 소리 스스로 맑고 참되네
又
緩緩肩輿宜病身(완완견여의병신) 느릿한 견여가 병든 몸에 마땅하여
山迎詩眼雪晴新(산영시안설청신) 산을 맞는 시안(詩眼)은 눈이 그쳐 새롭네.
掀樓法皷三聲壯(흔루법고삼성장) 높은 루의 법고가 장엄하게 세 번 울려
護佛光燈一氣神(호불광등일기신) 불광을 수호하는 등불과 한 기운으로 신통하네.
不惜功名遅末世(불석공명지말세) 공명에 애석하지 않아 말세에 지체하지만
且聽絲竹醼佳賓(차청사죽연가빈) 음악 소리 잠깐 들으니 잔치의 가빈(佳賓)이네.
打驚巢隺凌霄去(타경소각능소거) 놀란 둥지 학은 하늘 멀리 나아가며
雙翮乘風意自伸(쌍핵승풍의자신) 바람 타고 양 날개 뜻 대로 펼쳐내네.
*사죽(絲竹) : 현악기와 관악기
山中留一日
산중에서 하루를 머물다
水雲深處神遊遐(수운심처신유하) 수운(水雲) 깊은 곳에 신선 유람 아득하여
不檢歸裝日自加(불검귀장일자가) 돌아갈 채비 구리지 않고 하루가 더해지네.
醉墨淸爭松峀雪(취묵청쟁송수설) 취한 붓은 눈 내린 송산과 맑음을 다투고
歌衫麗奪佛甁花(가삼려탈불병화) 노래하는 소매는 불전 병화(甁花) 화려함을 빼앗네.
風過孤磬山間靜(풍과고경산간정) 산중의 고요속에 경쇠 소리 바람에 스치고
月與層樓樹外斜(월여층루수외사) 나무 사이 비스듬히 달빛이 층루에 비치네.
燈下一眠臨曉罷(등하일면임효파) 등불 아래 한 숨 자며 새벽에 이르니
也知鷄犬閙人家(야지계견료인가) 인가의 닭울음과 개소리를 비로소 알게 되네.
一作 風過鈴鐸山精應。月在窓欞樹影斜。麗奪改以影壓
臨歸謹次伯父韻
돌아오는 길에 백부 운을 차운하다
惆悵黃山色(추창황산색) 황악산 풍경에 슬퍼져
歸人意不閑(귀인의불한) 돌아가는 이 마음이 편치 않네
禪緣三夜盡(선연삼야진) 선연(禪緣)이 삼일 밤으로 끝나니
世味幾辛酸(세미기신산) 세상 살이 기미가 맵고 시리기만 하네.
萬歲樓。得含聯歸後續成。
만세루. 함령은 돌아와 완성하였다.
卓然蒼檜衆峯低(탁연창회중봉저) 빼어난 푸른 소나무 여러 봉우리에 이르고
暮入禪門雪意凄(모입선문설의처) 저무는 산사는 눈 내려 쓸쓸하네.
未有遠公淸社結(미유원공청사결) 맑은 모임 결성한 원공(遠公)이 있지않아
空令安石美人携(공령안석미인휴) 안석은 미인 곁에서 헛된 령을 내렸다네.
高歌凍澤龍吟靜(고가동택용음정) 얼어붙은 못에 크게 노래해도 용음곡 고요하고
姸舞朱樓佛眼迷(연무주루불안미) 붉은 루의 고운 춤은 부처 눈 미혹하네.
不信西天成極樂(불신서천성극낙) 서천을 믿지 않지만 극락을 이루었으니
宜從今日醉如泥(의종금일취여니) 오늘은 마땅히 따라가며 진창처럼 취하리.
*원공(遠公) :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慧遠)이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승속(僧俗) 18인과 더불어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한 뒤에 도연명(陶淵明)을 초청하자, 도연명이 술 마시는 것을 허락하면 응하겠다고 하여 허락을 받고는 찾아갔다가 홀연히 이마를 찌푸리고 떠나왔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여기서는 연사를 혜원에 비유하고 도연명을 간이 자신에게 비유하여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蓮社高賢傳》 *안석(安石) : 왕안석은 송 신종(宋神宗) 때 청묘법(靑苗法), 균수법(均輸法), 보갑법(保甲法) 등의 신법(新法)을 시행하였으나 너무 급진적인 개혁이라고 하여 사마광(司馬光) 등의 구법파(舊法派)의 반대에 부딪혔고, 신종이 죽고 철종(哲宗)이 즉위하자 사마광 등이 권력을 잡아 신법을 폐지하였다. 《宋史 神宗本紀, 哲宗本紀1》
其二
千年禪宇再觀奇(천년선우재관기) 천년된 사찰이 다시 보니 신기하고
樓𢹬琹樽夜闢帷(루𢹬금준야벽유) 루 위에 금(琹)과 술잔 밤을 새우네.
蟄澤雲雷藏大用(칩택운뢰장대용) 못에 숨은 운뢰는 큰 쓰임 감추고
麗天星月象淸詩(시천성월상청시) 하늘의 별과 달은 맑은 시 그리네
方知達士微醺際(방지달사미훈제) 달사는 조금 취한 사이를 두루 알고
勝似如來頓悟時(승사여래돈오시) 여래가 돈오(頓悟)할 때처럼 좋았네
童子臨歸休迫促(동자임귀휴박촉) 동자는 돌아가는 길에 쉬기를 재촉하지만
看山仔細上驢遅(간산자세상려지) 자세히 산을 보며 당나귀 타고 더디가네.
*운뢰(雲雷) : 운뢰는 《주역(周易)》 둔괘(屯卦)의 상괘(上卦)와 하괘(下卦)의 괘상(卦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