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주의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누구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피카소를 연상할 것 같구나. 이는 피카소가 대담한 색채와 구성을 보여주는 명작 <아비뇽의 처녀들>을 필두로 많은 작품을 남기며 정력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그와 함께 입체주의라는 신세계를 탄생시킨 브라크의 역할과 존재 또한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단다.
“자연의 형태는 원추, 원통, 구형으로 나눌 수 있다. 브라크는 존경하던 폴 세잔의 이말로부터 크게 영감을 얻었단다. 그리고는 자신의 개성대로 입체주의 가능성을 차분하게 탐구했지. 1908년 브라크는 살롱 도톤느에 에스타크(C Estacquel>를 출품하는데, 심사위원장 앙리 마티스는 이를 보고 "조그만 입체 덩어리" 라고 했단다. 입체주의라는 용어는 여기서 유래한것이었지. 입체주의는 대상을 해체하여 여러 각도에서 본 것을 동시에 표현하려는 예술 실험이었어. 초기의 브라크는 야수파적 그림을 그렸지만 세잔과 피카소를 만나며 입체파의 창시자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 차분하게 대상을 분해한 브라크는 구성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으로 움직임을 분석해낸 화가였단다. 1911년에는 인쇄된 편지를 캔버스에 등장시키는 콜라주 작업도 병행했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부상당한 이후에는 초기 입체파의 각진 날카로운 모양에서 탈피해 곡선을 이용한 보다 우아한 정물화를 많이 그렸단다. 디자인과 색상에서 화려함보다는 점점 포착하기 어려운 미묘함이 증대하고 있었지. 브라크의 구성 뒤에는 이성과 감각의 미묘한 조화가 살아 있었단다. 뿐만 아니라 조용하게 가라앉은 색채감각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세련미를 더했지.
브라크는 어떻게 입체주의를 구성했을까? 그림 속에는 색조가 약한 갈색, 회색의 평평한.모형들이 모여 여러 측면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구나. 이렇게 입체를 나타내는 것이 브라크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란다. 편지와 선, 삼각형, 사각형들이 아무렇게나 캔버스에 흩어져 있는것처럼 보이는구나. 하지만 이는 화가가 무척 심사숙고 끝에 배치한 것들이란다. 이는 선반이 있는 벽난로를 그린 그림인데, 선반 위에는 클라리넷과 럼 한 병이 놓여 있단다. 여기에 악보 한 장이 벽에 꽂혀 있지. 사실 브라크가 그린 대상들은 무척 일상적인 것들이지만 해제된 면들이 침착하게 한곳에서 이루어지며 아주 특이한 세계를 만나는 것 같구나, 빛과 그림자, 원근법을 이용해 캔버스위에 공간의 환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의 면들을 한꺼번에 전시하는 것이지. 브라크의 공간은 한 평면에서 3차원의 각 측면들과 깊이를 지적으로 조합해 제시하고 있단다. 불같이 뜨겁고 과격한 피카소의 입체주의에 비해 브라크의 차분하고 이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지.
아틀리에 VI 개인소장
조르주 브라크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운단다.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라는 혁명적인 스타일을 연 동시에 정물화에도 주력했단다. 그의 정물화는 농도가 낮은 색을 이용해.기하학적 형태를 보여주는 방식이었지. 게다가 그림에 종이를 붙이는 콜라주 작업도 시도했고, 물감에 모래를 섞는 새로운 기법도 개발했어. 브라크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어 부상을 당하게 됐단다. 그 이후부터 작품에 변화가 찾아왔단다. 날카로운 각이 보이던 입체주의에서 선이 많이 들어간 우아한 정물화 스타일로 기울기 시작했던 거야.
음악에 재능이 있던 브라크는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도 활동했단다. 그 때문에 그의 정물화에는 바이올린 등 악기가 종종 등장하게 되었지. "예술은 혼란을 야기하고, 과학은 안심시키려 한다. 한계를 벗어나면 새로운 형태가 나타난다." 이 말이 이해되니? 입체주의를 이끌던 브라크에게 예술이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1920년경부터 브라크는 여유 있고 품위 있는 삶을 채워 나갔단다. 1961년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는 영 광을 얻었단다. 루브르 박물관은 사후 60년이 지나야 전시를 열 수 있다는 관례를 깨고 생존하는 작가의 전시를 최초로 허락한 거야. 그런데 브라크는 1953년 루브르의 'Salle Henri I' 전시실의 천장화를 제작한 인연이 있었단다. 브라크는 푸른 바탕에 큰 새 두 마리, 초승달 그리고 별 3개로 구성된 아주 현대적인 감각의 천장화를 제작했었지.
입체주의와 정물화를 겸하던 브라크의 아틀리에는 어땠을까? 그가 작업하던 아틀리에 풍경을 살펴보자꾸나. 아틀리에에 들어온 흰 새 한 마리가 우선 눈에 띄는구나. 이 새는 이젤을 횃대삼아 방안 구석구석을 지금 살펴보고 있단다. 전체적으로 점잖은 카키색 계통의 아틀리에에 앉아 있는 이 흰 새는 마치 반짝거리는 화가의 영혼처럼 보이는구나.
브라크는 후기 작품에서 새를 즐겨 그렸단다. 새는 어디론가 날아가기를 희망하는 브라크의 마음을 반영하는 것 같구나. 아틀리에 안에는 정물화에 주로 쓰였던 갖가지 화병들과 팔레트, 이젤, 전등 등이 모두 나열되어 있구나.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캔버스도 여러 개 보이는구나. 브라크는 대상의 형태를 뭉개거나 조각내지 않고 최소의 윤곽선을 모두 살리고 있단다. 도자기나 화병 등 부드러운 곡선이 드러나고 있지? 게다가 대상들이 알 뒤로 겹쳐져 있기는 하지만 모두 평면으로 그려졌단다. 브라크의 붓질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색을 써서 풍부한 맛을 내고 있어.
브라크의 아틀리에는 입체주의가 스며든 정물화라고 해야겠구나. 작업실의 사물들이 한 곳에 모여 조화를 이루는 공간, 여기에 차분하고 지적인 채색에 이르기까지 브라크의 내면이 우러나는 것 같구나. 이 진지한 심미적 구성 때문에 브라크의 아틀리에를 오래 바라보게 된단다. 평면적이지만 곡선의 부드러움을 함께 간직한 아틀리에에서 브라크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