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의 종류와 내용
외경의 종류와 그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에스드라 1서: 역대하 35, 36장과 에스라서, 느헤미야 8장의 배경과 동일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요시아 왕의 유월절에서부터 시작하여, 에스라의 율법 낭독으로 끝을 맺는다.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리오 왕궁에서 있었던 세 시종의 대화와 이스라엘의 귀한 성전의 재건을 허락하는 고레스의 칙령 등의 기록은 스룹바벨 총독이 어떤 사람이었으며,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여 포로생활에서 귀환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파사 왕들의 순서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게 기록되어 있다.
2) 에스드라 2서: 유대적인 묵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기록한 여러 가지의 묵시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살라디엘의 묵시, 독수리 환상, 메시야 환상, 전설 등이 나온다. 그 형태나 내용으로 볼 때,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이 기록한 책으로 여겨진다.
3) 토비트: 소경이 된 토비트의 아들 트비아스가 먼 곳에까지 가서 빚을 받아 오는 도중에, 하나님의 사자의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을 물리치고, 아내 사라를 맞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의인의 자녀가 복을 받게 됨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지나치게 허구적이고, 인간의 공로를 강조한다. 그 시대적인 배경도 실제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있다.
4) 유딧: 용감하고 슬기로운 여인 유딧이 아름다운 용모로 적장(敵將)을 유인하여 말뚝을 박아서 죽임으로써,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전형적인 희랍소설의 기법으로 씌여졌다. 그러나 느브갓네살이 실제와는 달리 바벨론이 아닌 니느웨를 다스렸다고 언급되어 있기도 하다.
5) 에스더 첨가서: 본래 히브리어로 된 에스더서에는 없었으나, 희랍어로 번역한 70인역에 나오는 내용들을 뽑아서, 후대 사람이 6장 105절로 모아 놓은 책이다. 아하수에로 왕을 구해낸 사건과 관련된 모르드게의 꿈과 해석, 모르드게와 에스더의 기도, 아하수에로 왕의 칙령과 포고문 등이 나온다.
6) 솔로몬의 지혜서: 잠언의 경우처럼, 지혜를 의인화시켜서 찬양하는 책이다. 지혜를 가진 의인을 악인과 대조하면서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스라엘 역사 속에 나타난 지혜의 효능을 소개한다. 즉 악이 우세 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결국에는 의가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을 말함으로써, 고난 중에 있는 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들, 그리고 배교자에게는 깨우침을 주기 위한 글이다. 이 책은 히브리적인 사상과 희랍적인 사상을 훌륭하게 조화시켜 놓고 있다. 그러나 메시야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가 없다.
7) 집회서, 또는 시락의 아들 예수의 지혜서: 외경 중에서는 유일하게 저자의 이름이 밝혀져 있다. 시락의 아들(벤 시락)은 주전 2세기 후반에 살았던 유대 현인이었다. 이 책은 마치 잠언처럼, 지혜를 일인칭화 하여 찬양하는 시로 되어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혜의 근원임을 강조하고, 온 땅에 퍼져 있는 지혜, 특히 예루살렘에 충만한 지혜를 찬양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과 사람의 책임, 염세주의와 낙관주의 등 서로 상반된 견해들에 대한 교훈에서 일관성이 부족하다. 오히려 서로 모순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여자에 대해서는 악으로 유혹을 하는 자로 보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조부들의 찬미"라는 제목 부분에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사야서의 여러 부분들이 인용되어 있다.
8) 바룩: 예레미야의 서기관 바룩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있는 동족들에게 보내는 글이다. 그 내용은 예레미야, 다니엘, 욥기에서 뽑아낸 부분들을 종합한 것으로, 죄에 대한 고백,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기도, 지혜의 샘에 관한 설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렘 43:6에는 바룩이 예레미야와 함께 바벨론이 아닌, 애굽으로 갔다고 되어 있다.
9) 예레미야의 편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있는 형제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포로의 기간에 대한 예언과 배교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매우 산만함과 불필요한 반복, 그리고 비논리적인 부분들이 눈에 띤다.
10) 아자리아오 세 청년의 노래: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가 풀무불 속에서 불렀다고 하는 찬송시이다. 재난 중에서도 하나님의 정의는 역사를 하고 있음을 찬양하여, 이스라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한 책이다. 그러나 우상숭배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1) 수산나: 경건하고 현숙한 여인 수산나를 통해서, 악을 벌하시고 선을 보상하시는 하나님을 설명하는 책이다. 다니엘은 지혜로운 재판관으로 등장한다. 다니엘은 모함을 받아서 위기에 처해 있던 수산나를 구하고, 음탕한 두 장로를 심판한다. 이 책은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성경 중 최초로 희곡화되어 연극 무대에 올려졌었다. 정의와 공정한 재판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전통적인 율법관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2) 벨과 용: 이방의 신(神)인 벨과 용을 섬기는 제사장들의 음모와 악행을 밝혀내는 다니엘의 활약과 지혜를 기록한 책이다. 마치 탐정 소설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이방신의 이름이 용으로 불려진 것을 보아, 바벨론보다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기록한 듯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집트 사람들이 뱀을 섬겼기 때문이다. 다니엘이 사자굴 속에 6일 동안 갇혀 있었으며, 그 동안 매일 하박국 선지자가 유대에서부터 날라다 주는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은 다니엘서와 상당한 거리가 있고, 현실성이 부족하다.
13) 므낫세의 기도: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므낫세 왕이 드렸다는 기도이다. 15절로 된 짧은 참회의 시 형식이다. 역대하 맨 마지막 부분에 덧붙여지는 경우도 있다.
14) 마카비 1서: 신구약 중간 시대인 안티오커스 에피파네스 박해 때에 있었던 이스라엘의 혁명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유다 마카비라는 인물과 그의 형제들을 중심으로 혁명의 배경, 발단, 진행 등을 소개한다. 그 배후에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희랍의 지배 아래서도 계속이 되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그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여, 신약과 구약 중간시대의 역사를 알아 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이미 선지자들에게서 예언의 영이 떠났다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스스로 영감이 된 책의 범주에서 제외를 시키고 있다.
15) 마카비 2서: 예루살렘이 압제를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거룩한 뜻을 가지고 계시므로, 하나님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록한 책이다. 유다에 있는 유대인들이 애굽에 있는 형제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을 한다. 성전의 거룩함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대의 배열 순서에서 역사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나온다. 그리고 죽은 자들을 위한 살아 있는 자들의 기도와 헌금, 그리고 그 효력으로 말미암는 속죄의 가능성을 말하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그래서 로마 교회에서는 연옥 교리의 근거로 이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