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유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녀가 부모나 친조부모 또는, 외조부모를 닮는 것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처럼 경험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당연시 되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포의 핵 속에 있는 유전 정보의 내용은 현미경으로도 관찰되는 것이 아니고 그 매커니즘을 살피는 일은 의학, 분자 생물학, 생명 공학 등의 전문가들이라 하더라도 진땀을 흘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첫째로 어떠한 방식으로 유전이 되고, 남성과 여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둘째로는 유전자는 인체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고, 그것에는 부모뿐만 아니라 조상이 살아온 내력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설계도는 이미 누군가의 작품-창조-이 이어져오는 것인가? 아니면 억겁의 세월동안 서서히 쌓여 온-진화- 과정일까? 또한, 선천적으로 유전자에 모든 것이 기록-예컨대 수명과 같은 운명이 결정-되어 있는 것일까? 후천적인 요인이 더 중요할까? 이러한 것을 논점으로 중요한 것을 간추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유전의 과정
유전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유전의 기본 방향을 아는데 의의가 있고 무엇보다도 '남성과 여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궁금증을 푸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유전의 과정은 크게 '정자와 난자가 결합전->결합(수정)->세포 분열과 유전'의 세가지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것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ㄱ. 결합전->정소에서 정자가 생성될 때 감수 분열을 하는데 염색체 46개 중 23개만을 가진 정자 세포(그림 1-1-1)가 3억 마리 정도 만들어지고-절반은 X(딸), 나머지는 반은 Y(아들)로서 정자의 성이 결정됨- 난자는 난소에서 한 개만 만들어지는데, 정자와 마찬가지로 염색체 23개만을 가진 감수 분열로 난자세포-X(딸)염색체 만을 가짐-가 결합을 준비함.
ㄴ. 결합->각각 염색체 23개씩이던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수정란(그림1-1-2)-염색체 46개-을 형성하고, 이때 수정란의 성은 결정되는데, 정자의 성염색체가 Y일때는 아들이고 X면 딸로 됨. (단, 배아의 발달에서 살피었다시피 수정후 8주에 남성, 12주에 여성의 생식선이 분화됨)
ㄷ. 세포 분열과 유전->수정란이 유사 분열을 시작하면서 염색체가 그림 1-1-6과 같이 풀리고 사다리 모양의 이중 나선 구조를 하고 있는 유전자의 내용이랄 수 있는 DNA가 전사되고 해독되며, 부모의 대립되는 유전자 중에서 우성인 것이 우선하는식으로 교차되면서 유전 형질이 결정되는데, 주로 배아기와 태아기의 전반에 걸쳐 진행됨.
위와 같이 수정란 안에서는 세포분열과 함께 염색체가 풀리면서 봉인되어 있던 부모의 유전인자가 그 본래의 활동을 시작합니다.
외모적으로 보았을때 자식이 부모를 닮는데에는 단순히 반반씩의 나눔이 아니라, 부모에게서 각각 받은 -상염색체 22쌍과 모의 X성염색체 1개와 부의 (X 또는 Y성염색체 중) 1개 합계 46개- 염색체(그림 1-1-7)에서 기본적으로 멘델(Gregor Mendel)이 발견한 법칙이 작용하여, 자신을 기준으로 볼때 1대에는 부모의 유전자 중에서 우성인 것 -예를 들어, 쌍꺼풀인 눈과 외꺼풀인 눈에서는 쌍꺼풀이 우성, 갈색 눈과 파란 눈에서는 갈색 눈이 우성-이 닮게 되고, 친조부모와 외조부모의 영향도 직접적으로 작용 -2대째에는 3(쌍꺼풀) : 1(외꺼풀)의 비율- 합니다. 그리고 외형만이 아니라 성격과 지능도 유전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조사에서 50%정도 선천적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2). 인체의 설계도-유전자-
유전자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쉽지 않습니다. 생소한 용어도 많을뿐더러 유전자가 풀리는 매커니즘은 그림과 화살표에 의한 순서를 먼저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포->핵->염색체->유전자 3만5000종->DNA (그림 1-1-9)->뉴클레오티드 (그림1-1-10) -> (염기쌍)아데닌-티닌, 시토신-구아닌->mRNA(아데닌-우라실, 시토신-구아닌)->리보솜 (그림1-1-11) -> 아미노산 (그림1-1-12)->단백질
위의 순서에 따라 설명을 덧붙이면 유전자는 세포의 핵 부분에 자리 잡은 염색체안에 DNA형태로 있는 유전 인자로서 뉴클레오티드.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포핵의 염색체에 있는 DNA라는 분자에 기록되어 있고, DNA는 기다란 사다리 같은 이중 나선 구조를 하고 있는 분자입니다.
46개의 염색체에 포함된 DNA에는 약 60억의 염기쌍이 나열되어, 대략 3만 5000종류의 유전자가 있습니다. 유전자는 인체의 설계도라 하여 그림이나 글로서 기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의 소단위인 DNA에 염기라는 화학 물질의 4가지 문자로 나열 되어-이것은 마치 컴퓨터의 모든 정보가 그 고유의 언어인 0과 1 (2진법)로서 기록되어 것처럼- 인체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의 합성 정보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단백질은 근육, 뼈, 그리고 결합 조직에서 발견되는 인체의 구조적인 물질인데, 우리 몸에서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눈의 수정체는 주로 크리스탈린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망막에는 로돕신이라는 빛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이 있으며, 그 로돕신은 빛의 신호를 신경 세포에 전하고 그 정보를 받아 들이는데도 단백질이 관여 한다고 합니다. 결국 자식이 부모를 닮는 것은 부모의 몸과 같은 단백질과 같은 것을 자식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인체에는 물이 60%, 단백질이 24%-물을 제외한 물질의 60%-이고 기타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원소로 따져 보았을때 산소 65%, 탄소 18.5%, 수소 9.5%, 질소 3%, 기타 4%로 인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그림 1-1-8과 같습니다. 물론 따로 따로 원소가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신비로운 합성이지요.
단백질의 종류는 무려 10만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것은 20종의 아미노산(그림 1-1-12)이 사슬처럼 연결된 것인데, 어떤 모양으로 얼마(길이)나 연결 되어 있느냐에 따라 단백질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 용어의 설명*
염색체(chromosome): 세포 분열시에 핵 속에 나타나는 굵은 실타래나 막대 모양의 구조물로 유전 물질을 담고 있고, 세포 분열의 전기(前期)에 핵 속의 염색사(絲)가 응축되어 형성된 것.
성세포를 제외한 모든 체세포는 46개의 염색체, 사람의 세포에 1쌍-2개, 부에게서 받은 1개와 모에게서 받은 1개-의 성性염색체와 22쌍-44개-의 상常염색체가 있음.
(그림 1-1-7 세포 분열의 모습으로 본 염색체)
디옥시리보오스 핵산 (DNA deoxyribo nucleic acid): 네 종류 즉, 아데닌 , 티닌, 시토신, 구아닌, 의 염기로 이중 나선 구조를 하고 유전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분자.
(그림 1-1-8 염색체의 해체와 DNA의 구조)
유전자(gene): 사람의 설계도와도 같은 것으로 세포의 핵 내부에 실과 같은 염색체 안에 있는 DNA와 단백질로 이루어져 부모가 자식으로 물려주는 형질을 만들어내는 인자. (예를 들어 눈의 색깔을 결정하는 일군의 DNA를 유전자라 칭함.)
대립 유전자(allele): 쌍으로 이루어진 염색체에서 우성일 수도 열성일 수도 있는 부의 한 개와 그에 대응하는 모의 한 개의 유전자를 각각 이름.
게놈(genome):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자 전체를 합한 것.
사람은 난자에 있는 어머니쪽 유전자와 정자에 의해 운반된 아버지쪽 유전자가 각각 절반씩 결합하여 새로운 개체로서의 발생이 시작됩니다. 절반씩이라 하여, 겉모습만을 보아서는 이 부분에서 반, 저 부분에서 반씩 유전되었다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몸 속의 상태는 더욱이나 알 수가 없고 말이지요. 유전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부모가 절반씩 물려주고는 생명을 이어 가는 방법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식의 자의식(自意識)은 독특한 한 개체가 되고 그 주체이니 새로운 세상을 위한 진화(進化)의 과정 같게도 생각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우리의 논점 중에서 선천적인 유전자와 후천적인 환경과의 관계와 창조와 진화문제는 논의를 더 심화한 후에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서적: 인체 구조와 기능(B.J. Cohen과 J.J.Taylor,2009.8.25, 현문사) 의학 용어(박 상연 외 공저, 2005.2.16, 현문사),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2006.11.26, 을유문화사)
*이 글은 논문 형식처럼 일일이 그 출처를 상세히 밝히지 않았고, 그림(사진)은 저작권 침해의 소지로 나타내지 않았슴을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