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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멋진 하루
봄이 오는 길이 멀지 않다.
오직 봄만은 때에 따라 곳에 따라 화창해지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며
저절로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 눈물이 흐르기도 하여
사람마다 그 감정이 흐르기도 하여 감정이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한다
취했을 때 바라보면 즐겁고 깬 뒤에 바라보면 슬퍼지고
궁했을 때 바라보면 왜 그리 구름과 안개가 많으며
호화스러움에 바라보면 하늘도 맑아라
이 규보의 춘망부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봄에 관한 글 중에서 올해 가장 나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던 시였다.
간신히 간신히 천신만고 끝에 봄이 내게로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내 한아름의 봄날을 처음 맞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평화로운 일요일
푹자고 일어난 상쾌함으로 맞이했던 봄날의 느긋한 아침, 문을 활짝 열고 봄향기를 방안에 들인다.
대충 식사를 하고 난뒤 그 상쾌한 기분 연장하러 한강으로 나갔다.
이른 봄의 한강은 한적하다.
아무도 없는 그 길
그 길 어느 한가운데 예쁜 눈에 물기가 고였다 사라졌다 하는 리버 피닉스, 장국영의의 상처받았던,슬픔인 것 같기도 하고 고독같기도 한 그 무엇이 스쳐지나간다.
겨울이 완전히 채 가시지 않은 한강은 고즈녁한 분위기가 약간은 쓸쓸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머지않아 오게 될 봄의 화려함을 감춘자의 교만한 모습도 보이는 듯 하다.
아 참 그리고 아무도 없는 이 길을 보면서.. 문득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아이다호란 영화가 생각이 났다.
황량하게 뻗어있는 길 위에 처량하게 서 있던 리버 피닉스..
청춘의 절망, 가슴답답한 절망
젊은 날에 갑자기 요절한 내가 많이 좋아했던 리버피닉스가 생각났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길
어디로라도 이어져 있을 길..
그 길 위에서 꿈을 꾸듯이 서있던 리버피닉스..
처음 장면과 엔딩 장면의 그 황량한 길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삶이 그냥 이 길 따라서 주욱 가는 것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환한 봄이 아니라서였을 것이다.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어질 수 있다면..
이 알싸한 향기가 그리워 추운 겨울에도 이곳을 가끔씩 정처없이 헤메이고,이 향기가 그리워지면 이곳을 오고싶어 몸살을 한다, 가슴저리게 그리워했던 이 곳
마음이 저절로 움직이는 곳.
긴 겨울동안 나의 부재로 인해 너가 마음이 아렸을까 내 온기를 놓고온다.
한참을 다녔던 곳에서 간혹 느껴지던 그 생경함, 내가 있을 자리는 아니라는 그 낯설음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다.
다시 친구되기다.
봄맞이
올림픽 공원은 그래서 내 첫사랑과 한없이 하루종일 걸어다녔던 곳이다.
얼굴도 가물가물, 그의 눈도 그의 코도 그의 목소리도 무엇하나 정확하지 않다.
평생 그는 그의 이미지로만 내게 각인되어 있다.
올림픽 공원하면 포착되는 실체 하나 없이 어떤 이미지만 그려질 뿐이다.
그냥 내마음 속에서 말간 이미지로 기억하기로 했다.
봄날이 그곳을 자주 갔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발아프다고 보채던 그 공간에서 내내나를 업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애의
가녀린 그 몸으로 무리인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그의 마음을 증명해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의 손을 잡아준 그애는 나의 물리적, 정신적 어느 반경에도 없다.
이렇게 함께 했던 공간안에서 가끔 튀어나올 뿐이다.
그 애 안에서 느껴지던 타자성에 의아해하다가 서운해하다가, 끝내는 이해할 수 없는 간격이 되어버린 그 순간 헤어짐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로 인해 세상을 아주 일찍 알아버렸다.
그를 잘 알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그의 모든 마음을 알았다고 한 순간, 그는 내게 완전한 불가사의 ,해독불능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영원한 수수께끼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애 뿐 아니라 나 또한 알 수없는 내 안의 타자 형태로 한동안 머물렀었다.
나는 이해하고 싶었다 롤랑바르트처럼 내게 일어난 일을
분석하고 알고 싶었으나 끝내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때때로 일상의 흔적들은 누군가의 부재를 드러낸다. 그래서 어떤 한순간에 머물러 있고, 어쩌면 내내 박제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기분에 따라서 기쁘게도 볼 수 있고, 아리게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너를 사랑했던 기억은 하나같이 달콤하고 돌이킬 수 없이 어리석다
네 몸에 내 입술이 다핬던 흔적은 순간이었고, 그 어리석음의 기억은 어제처럼 영원하다
나는 조금씩 늙어가면서 젊은 날의 네 육체를 조금씩 씹어 먹는다
잘게 부서지는 안타까움으로, 변치 않는 어리석음으로 어디에도 없을 네 육체를 그리워한다.)--김명민의 글 중에서
어떠한 대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소마미술관
소마미술관에서 아마 누구나가 좋아하는 공간이 이곳일 것이다.
이곳에 서면 햇빛이 눈부시다.
프로타주 기법으로 커다란 버스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어렸을 적에 신나게 놀던 그 기법으로 버스를 떼어냈다.
실제 버스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거대하게 서있는 그 웅장함에 멈칫하게 된다.
마주치리라고 상상못했던 장소에서 무엇인가를 마주하게 될 때의 곤혹함
항상 그 자리에서만 나와 관계하기를 바라는 그 이기심도 한몫했을 것이다.
구석에 씌여있는 시조가 계속 내 마음을 건드렸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졔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ㅣ야 아랴마난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야 잠 못 드러 하노라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시조, 교과서에 있으면 다 미웠는데 그럼에도 내 마음을 아리게 했던 작품들이 몇몇 있다.
그 중의 이 시조.
어린 마음에, 이화에 월백하고의 그 정경이 눈에 그려졌으며, 다정도 병인양 하여.
라는 그 글에 온통 마음을 빼았겼다.
단순한 이 싯귀가 그 당시에 내겐 정말 압도적인 슬픔이었다.
인간 사이의 근원적인 소통의 불가능성을 어렴풋이 알아가던 때여서일지도 모른다.
그중에서 사랑이란 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가장 죽음과 맛닿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황홀한 기쁨의 순간은 찰나이고, 그 순간이 사라지고 나면 한동안은 허무한 감정이 괴롭힌다
상처를 예감하면서도 그 또한 막을 수 없음이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에릭 클랩튼 공연
어제 저녁은 정말 원더풀 투나잇이었다.. 왜 그를 3대 기타리스트라고 하는지...작년에 제프 백 공연을 놓지고 한해를 계속 후회로 보냈는데, 에릭 클랩튼의 연주로 그 결핍을 어느 정도는 대체했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굴곡지고 영화로웠던 다양한 삶이 내 속으로 걸어들어왔다.
에릭 클랩튼과 연관된 애절하고 좋았던 기억들이 이미 많이 희미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연관된 것들이 어쩌면 내 삶 구석구석에 아직도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풍요로웠음을 알았다.
기타도 너무 잘 치고 못지 않게 노래도 너무 잘 하는데,, 내가 소리내어 반응해야 하는데 너무도 얼얼해서, 소리조차 지를 수 없는 숙연함이 들었다.. 관객에게 쌩큐외에 말을 아끼는데도, 차마 말로는 전해지지 못할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것도 음악에 취한 그의 열정이라 생각되어졌고, 그저 듣고 싶던 노래 원더풀투나잇과 레일라를 불러주어서 넘 행복했다.
레일라는 앉아서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했다.
다른 느낌,폭발적이고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느껴지던 원곡과 달리 조용하게 사람의 마음을 휘저어놓았다. 완벽하게 그의 영혼의 말소리가 제 속으로 들어와서 완전한 파문을 일으킨다.
패티보이드도 조지해리슨도 그가 사랑했던 동료도,피터 타운센드도 그를 움직인 모든 사람들.
그가 들려주는 소리에 안내를 받아 그의 세계에 몰입하고,내게 새로운 울림으로 와닿아서, 새로운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힘, 그는 스스로 음악에게서 구원을 받은듯 했고, 저는 그가 잡으려고 애썼던 그 열정들에한발짝 더 다가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쓸쓸한 조우, 헛발질이었더라도,무엇인가의 고유한 속성을 읽어낸 날.
전해지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아 안타까움으로 대신하고 싶다.
돌아서던 그 발길
더 오래 영원히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안고 돌아서는 길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지 않아도, 눈을 보지 않아도, 그저 음악만으로 내겐 온전한 소통이 이루어졌다.
살다보면 이렇게 그 무엇인가가 없이도, 어느 한 순간 가슴에 담아두었던 절망이나 불안감,확인하고 싶은 사랑의 갈망없이도 충분히 완전해 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누군가는 지금여기 존재하지 않아도 생생하게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머물 수 있다.
불완전함을 통해서 온전함으로 머무는 그 순간, 한때가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다
에릭 클랩튼 진심으로 너무 많이 사랑해요.
두울 --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어요 십이월 이십 사일에--크리스마스 이브 날 한분한분 다정스런 얼굴 떠올리며 정성스레 보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은근히 기분 설레이고 들뜨네요. 기적이 일어날듯하고요. 그 분이 일어난 날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그 기적이 내게도 미치지 않을까해요. 여러분에게도 그 기적의 행운이 오늘 하루 함께 하시길 며칠전 박서보의 그림 중에 보라색 한가득 그림을 보고 정신이 멍했더랍니다 그 얼얼한 기분위에 아무 것도 겹쳐놓고 싶지 않을만큼 소중한 기억이었습니다. 이런 자잘한 감성의 변화를 무리없이 감당해주는 내 벗들 뿌리 깊은 소외와 단절 엇갈림 에아릴 수 없었던 서로의 마음들 그 속에서도 무엇인가로 흔들리고 아파지고 하는 내 영혼 속에 그대들의 영환 속에 순간 스치는 아름다운 조우 따뜻하게 바라봐주던 냉혹한 인간 관계를 치유해주는.. 함께 했던 시간들 함께 하는 시간들 저 또한 따뜻하게 바라볼게요 내일도 날이 어청 춥다하니 바깥에 나가셔서 깨소금 시간 보내셔서 저 배아프게 하진 마시고 ㅋㅋ 모두 에브리바디 해피 크리스마스 일월 십이일--스팅 공연 보고 난 후 스팅의 어제 공연을 보고 온 기분은 뭐라고 할까요 너무도 황활해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이 마음 위에 정말 다른 것을 겹쳐놓고 싶지 않을만큼, 어제 내린 눈처럼 순백의 느낌 한동안 정성일 평론가의 카페 느와르에 휘청거려 되풀이해서 봤습니다. 허물 수 없는 자아와 타자와의 경계 누구에겐가 가닿지 못한 처절한 고백 완전한 상실을 통해서만 느낄 수있는 불완전한 온기 ,상처를 두고 소통할 수 없었던 소통의 불가능성 뿌리 깊은 단절 속에서도 무언가를 깊게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가슴에 지한 파문을 일으키는 그 속에는 누군가의 영혼이 스며있습니다 폴리스 시절부터 그를 깊게 두고 온 마음이 헛되지 않음을 내가 스팅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노래를 엄청 잘 부른다는 사실 그가 옷도 간지나게 입는다는 사실 귀엽고 애교도 많고 기타도 잘 치고 그의 노래에 내게 숱한 사연들이 있다는 그런 그낌보다 밥 딜런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기꺼이 타자와의 호흡 그 거리를 최소한으로 줄기 위한 엄청난 배려 속에 애정이 있었다는 거 그가 그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가수라기 보다는 내 옆에서 미미한 존재에게 말을 걸어준다는 거였지요. 그의 말에 귀를 귀울이면서 난 내 안의 미처 토해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풀어냈습니다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생각하며 레옹을 떠올렸습니다 그 가을 유난히도 더 차가웠습니다. 그런 가을날 영화 한편의 추억을 선물로 준 친구가 떠올라 따뜻해지네요 나의 이 글쓰기는 이미 떠나간 것에 대한 애도이며 조금은 쓸쓸한 위로겠지만 이 글을 통해 누군가도 자기를 들여다 보게 되고 누구에겐가 한발짝 진심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지요 엇나감이 반복되는 그 속에서도 나와 다른 무엇으로 변이하는 이 마음 그 장벽들 어쩌면 뛰어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팅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월 일일--장욱진 전시회 오늘 점심 시간에 장욱진 그림 보고 왔어요. 철저한 사유철저한 작업 다른 사람의 시선에 연연해 하지 않는 작가의 자유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끼고 왔습니다 저 또한 해맑고 없이 맑은 그 순수함 작은 것에도 감동했던 그 마음을 지속적으로 간직하며 살고 싶은 의지가 불쑥 드네요 때론 허접하고 순수와 속물이 엇갈리는 나를 자꾸 반성하고 다그치게 하는 그림과 마주하는 건 곤혹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위로가 필요한 순간 그림은 어느 부분인가를 다독여줍니다 그림 보고 나온 순간 바라본 하늘은 유난히 파랬습니다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타며 질주하는 어느 할아버지 등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어요 머지 않아 봄은 올테고 긴명절 행복하셨음 좋겠네요문자 받으신 모든 분들 조만간 한분 한분 뵈올날 을 기대하며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이월 십오일--캐롤린 오벌스트, 권 부문 작가 전시회 회사 창밖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취해있어요 점심 시간에 삼청동 갤러리들 몇군데와 인사동 거쳐서 회사로 복귀했답니다 빛갤러리에서 본 캐벌린 오벌스트란 작가 작품이 눈에 띄었어요 나무로 작업하는데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유년을 행복한 거로 기억한 거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았나봅니다 자세히 보면 중앙에서 밀려나 구석으로 숨어있는 아이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고흐의 sorrow를 떠올리는 포즈로 절박해보입니다 아주 외롭고 불안해보입니다. 저도 유년의 기억이 아주 상큼한 것만은 아니어서 공감이 더 잘 되었어요. 남동생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자 ㅋ 그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제가 누린 달콤함을 많이 빼앗겼으니까요 저마다의 트라우마속에서 극복이 안된 채로 저릿저릿하게 살아갑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라는 것만큼 위안이 되는 게 있을까요 개구리처럼 폴짝 폴짝 뛰고 싶은 날입니다 권부문 작가의 사진전도 보았습니다 작가의 산진전은 설악낙산사를 배경으로 합니다 겨울 풍경들인데 사람이 없으니 더 고독하고 적막합니다 자연은 제게 항상 비우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론 심기 불편하기도 하지만 저를 있는 그대로 품어도 줍니다 흥분되면서도 두려운 건 자연이에요 봄에게 가는 길 멀지 않은 것 같아요 이월 십팔일--ed rath 전시회 점심에 삼청동 갤러리에 갔는데 ed rath라고 뉴욕에서 활동하시는 작가 그림이 좋아서 전시횟 첫날을 기억하고 있다가 부랴부랴 뛰어갔습니다 그림이 따뜻하고 색채도 너무 예쁘고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한아름 안고 간 전시회였지요. 그런데 정말 띵호와! 작가를 만났어요. 같이 사진도 찍구요 전시회를 기억했다가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들렀다고 하니까 활짝 웃으시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했던 그림은 바다가 보이고 꽃이 보이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읽어주고 받아주는 벗이 있고 너무 평화로워보였어요. 꽃들이 너무 화사해서 제 눈이 파르르 떨렸어요. 삶이 가빠질 때 가빠져서 그 속도가 겁이날 때 눈 감으면 떠오르는 충만한 풍경인듯해요. 과꽃으로 가득했던 내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던 아득해지던 느낌 이 잔잔한 느낌이 봄날의 꽃으로 곧 피어나겠지요 이월 이십 사일-- 김 병종 전시회 마음은 벌써 봄에게로 향하고 있는데 오늘처럼 꽃샘부는 날은 혼란스럽습니다 시인처럼 햇빛이 눈을 부시게 해요. 점심 시간에 두가헌 갤러리를 다녀왔어요. 김병종 작가의 전시를 하거든요 라틴 화첩 기행이란 책으로 제게 쿠바에 대한 환상을 준 작가이지요. 바람이 몸속으로 달려오고 바람소리 서늘했던 날 너무도 잔잔하게 평화로운 카리브해 바다를 보니 샘도 나고 그리움으로 눈도 목도 촉촉하게 길어집니다 바다 색깔이 아주 진해서 유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해요 완벽한 평화로운 시간도 바람도 그리움도 다 멈춘 곳 같은 그곳은 가슴에 파인 그리움으로만 채워놓을 수 있는 이상향일지도 모르겠어요. 막상 주어지면 시시할지 허무할 지 그래서 그냥 간직만해보고도 싶어요 어쩌면 오늘 제 마음의 바다는 느릿느릿 여유의 카리브해보다는 권부문 작가의 눈내리는 겨울바다의 알싸함이 오히려 더 편안하네요 풍경들을 해석하는 건 철저하게 제 몫이니까요 꽃이 정신없이 피는 날 다시 한번 가봐야겠어요. 삼월 십일--산타나 공연 요즘 기분이 좀 별로였는데 산타나 공연다녀오고 나서 기분이 그래도 좀 나아졌어요. 산타나 음악은 화려하고 애잔하고 흥겹고 에너지 넘쳐서 계속 소심하고 춤추며 들었어요. 광란적으로 현란한 춤추는 애들 부러워하면서요. 축쳐져있는 기분을 순간적으로 그렇게 띄워놓을 수 있는 음악의 힘이란 매일 이렇게 음악들으며 살고싶어요. 중간중간 연설도 하시던데 아멘 할뻔했어요. 가장 듣고 싶어하던 곡중의 하나인 삼바 파티가 안나와서 섭섭하기는 했지만, 그것 빼놓고는 들었으면 하는 음악은 모두 다 나온 것 같아요. 정열이란 감정에 대해서는 젊은이들만의 특권일 거란 편견을 가지곤 하는데 산타나 같은 사람들 보면 마음이 아주 숙연해져요. 때론 나이라는 한계에 갇혀서 ,에너지조차 잠식되어감을 느낄 때 오히려 나보다 더 위의 연배분들에게서 느껴지는 정열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타자에게서 배운 열정으로 인해 내 안에 넘치는 기쁨과 충만감을 또 전달할 수 있게 됨이 또한 기쁩니다. 내 안에 느낀 이 진실한 감정으로 나는 현존하고, 이 넘치는 생명력, 사랑을 나누어 가질 수 있기를 늘 소망합니다. 점심에 덕수궁 산책 다녀왔는데 내 비밀의 장소에 서있는 나무들 잘 살고 있나 인사해요. 그 숲길로 봄이 올 거에요. 지금 몽우리들 눈에 띄거든요 오늘 하늘 보셨나요 뭉게구름이 아주 예뻤어요. 디카로 찍은 걸 핸폰으로 다시 찍었더니 하늘이 우중충하네요. 원랜 파랬는데 무엇인가 기대고 싶을 때 음악 나무 꽃 하늘 눈물겹고도 소중하지요 마음의 기운이 하늘에 봄에게 닿을 듯 해요.살아서 이렇게 벅차고 아프고 기쁜 거지요. 삼월 십육일--이글즈 공연 바람이 몸속으로 와락 달려드는 어제 참 추웠습니다 오후에 있을 벅찬 공연 생각하며 덕수궁 하늘을 취해서 바라봤습니다 참 파랗고 가슴 탁 틔이더군요 이글즈 공연 장장 3시간이나 연주했어요. 그 고마움이란 개인적으로는 조월시의 기타나 돈헨리나 글렌 프라이 보컬이 아주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기량은 뛰어나겠지만, 그들은 서로의 화음과 노력 청중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더 돋보였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호텔 캘리포니아는 드러머 돈헨리가 불러주었지요. 그 터질듯한 폭발음이 젊은 사람 못지 않더군요. 그 노래 따라부르면서 느꼈던 그 잔잔한 그 시간,그 찌르르한 마음들 이글즈에게 폭발적인 가창력과 현란한 트윈기타를 기대했던 제게 어쿠스틱의 차분함은 날 갈증나게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의 영혼이 그래도 느껴지는 진심어림에 마음이 녹더군요 그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분석에서 제외된 그들만의 몰입과 연관된 정성의 영향이었어요 공연내내 그들이 향기로움에 마음이 그득해졌어요 살면서 누구에겐가 지극한 정성을 받고 공감하게 아주 쉽게 경험할 수는 없기에 소중하다 할 수 있겠지요 가슴 어디엔가 통증을 오게 하고 마음을 빼앗는 악당같은 그들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봄밤! 음악이 주는 힘에 꾸벅 인사하고 음악이 내 파인 어디엔가쯤 앉아줌이 너무 화사했던 아름다운 날! 이젠 이 시간들 돌이킬 수 없어서 아프게 그립게 간직하겠지요 시간이 멈취진듯 오래 그 자리에 계속 머물듯 해요 사월 십사일--네버 렛 미고 어제 네버 렛 미고를 보면서 어찌나 펑펑 울었던지 정신이 아득해졌어요 책도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맨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그들이나 나나 충분한 행복을 누리는지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까지 (여기서 말하는 화자는 클론이구요, 그들의 복제를 의뢰한 인간들에게 물음을 던지는 거지요)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장기를 기증하고 죽어가야하는 존재라는 그 상황이 실은 우리네들하고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 다 죽음을 향한 존재라는 사실 죽음이라는 한계와 제약 속에서 존재의 정당성 확인은 고사하고-어쩌면 끝내 탈출조차 시도하지 않고 운명에 순응하는 것, 그 속에서 사랑에 많은 걸 걸면서 얻어지는 만족감과 위안 존재의 의미들 나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 던져진 존재지만 그속에서 의미를 찾는 거, 그 의미는 오로지 남들과 상관없이 나에게서 비롯된 거였음 좋겠지만 그마저 결단의 용기인가 싶어요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인간이 자신의 생명연장을 위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극한 상황에서는 다른 누구에겐가 최소한의 배려조차 할 수 없는 존재들인지, 그걸 가엽다고 해야하나, 나 또한 그렇게 나에게 집중하면서,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나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요즘 천지 사방 꽃에 둘러 싸여있어 행복하네요 다행히 살구꽃 가득 피던 봄날 사월 이십 이일,-- 이문세 공연 봄비 내린 뒤 상쾌한 날 오후 이 문세 공연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십년전 이태원에서 문세 오라버니 공연을 했을 때, 중고등학교 동창이랑 갔었는데 이번 공연도 그 친구랑 갔었네요 여러 생각이 스쳤어요 여전히 열정적인 문세 오라버니 연전히 마음에 위로와 파문을 일으키는 노래 여전히 흥분되면서도 설레임을 주는 노래들 하나하나 기억나지 않는 가사가 없구요 숱한 시간들 속에 늘 함께 하여준 벗과 여전히 깊은 공감을 하며 지낸다는 사실에 가슴 뭉클하고 감사했구요 문세 오라버니는 앵콜을 요청한다는게 너무 이암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한 그 순간 벌써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저랏하게 그립고 ,지속적으로 그 열기와 공감의 시간들이 사무칠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문세 오라버니가 진행하는 라디오 들으면서,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고 방송도 여러번 탔던 기억들이 납니다 어떤 사연을 쓰면 방송이 잘 되는지를 내내 연구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오라버니의 판은 전부 다 구입해서 듣고 또 들었던 기억 요즘도 회사에서 오전 시간에 몰래 라디오를 들으면서, 6개월간 잠정적으로 방송을 쉰다고 했을 때 허전해지던 기억 수십년간의 지난 기억들을 떠올리며 여정을 꼼꼼하게 들춰봤던 지금들로 인해 기억이 흩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부분부분 파편화된 기억들과 아름다운 복사꽃 피는 사월에 즐겼던 이 공연의 기억들 달아나지 않게 깊숙이 잘 간직할게요 너무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사월 이십 팔일--사랑을 카피하다 오늘 날씨는 확 끌어안고싶은날이네요. 파란 하늘 뭉게구름 여린연두의 이파리들 빨간색 명자나무꽃 분홍철쭉꽃사과꽃능금나무꽃앵도무나꽃간혹 수양나무벚꽃은 아직도 피어있어요. 전 밥도 안먹고 꽃구경 다니느라 정신없어요. 살구꽃 지고 맘 아팠는데 올해는 초록의 이파리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열매 맺으면 한 두개 따먹어야지요. 앵두도요 화요일날 사랑을 카피하다라는 영화를 봤어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데 특히 제게는 잘 찍은 풍경화 같은 느김이 좋아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든 감독이니만큼 우리가 이 감독에게는 리얼리즘의 감동을 요구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 감독의 다른 장점은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 풍경들을 담은 서정성이에요 그 서늘하 바람 소리 나무 그리고 길, 사이프러스 가득한 . 힌동안 그 풍경들이 나를 옭아맸어요 이탈이아의 토스카나 지방 루치냐뇨가 배경인데 그 길에는 중앙선조차 표시가 되어있지 않었어요. 아무도 없는 길의고독한 풍경을 잘 잡아내는 건 산트 감독과 더불어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아요 감독이 느낀 매력적인 공간을 이렇게 앉아서 본다는 거 참 미안하고 감사한 일이에요 그런 풍경들에 취해 내용은 좀 지나친듯해요 영화 내용상 진실과 거짓의경계가 모호해 형식의 파괴가 일어나는데 그런게 우리네 삶일지도 모르지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게 어쩌면 나 편하기 위한 억지일지도 모르지요 순간 순간 진실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훗날 내 기억 속에서도 변형이 되겠지요 먼 훗날 큰그림의 한 조각뿐이라고 미래에게 마음을 열어놓을래요 푸른색이 점점 번져가는 사월 자연과 사람의 따뜻한 기억만을 떠올리며 더행복하고 싶네요. 여러분들도 오월 삼일-- 김종학 전시 앵두꽃 피고 지는계절이에요 시인은 내가 기뻐하니 앵두꽃 피고 내가 아파하니 꽃 졌다고 했어요 그뒤로 나는 매년 한구석에서 앵두나무처럼 매년 살고 싶다고 했어요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에 헌신하는 그 순간 지극한 평화로움이네요 조금만 깊게 응시하면 곳곳에 산수화가 되는 오월 마음속 깊이 걸어두고 더 즐겨야겠어요 점심 시간에 삼청동에 가서 김종학그림을 봤어요 전시장에 화사한 꽃 그림들이 활짝 피었어요 이 꽃들보다 더 환한게 있을까! 꽃그림 보고 제 마음이 환해지고 화사해지네요 봄날이니까 그 앞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담소나눈 사람들의 뒤로 하며 회사로 오는 발걸음 배아팠지만 라디오에서 나오는 비지스의 FIRST OF MAY가 마음을 위로해주네요 오월이면 생각나는 노래 가사 중에 사과 나무도 나와요. 일요일날 산트 감독의 먹먹한 영화 엘리펀트를 봤어요 콜롬바인의 고교생 총기난사사건을 영화로 만든건데 그 끔찍한 사건 이후에 맨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 그 하늘 잔인한 사건 뒤에도 무심한듯 아름답게 흘러가는 구름이란 피아노를 아름답게 치던 그 소년이 왜 그런 끔찍한 살인 사건을 벌였을까에 대한 원인분석을 통해, 어느 한 부분에 책임을 지우면서 벗어나려는 그 행동들이란 말도 수긍하게 되네요 . 그런데 그저 아름다운 봄날이라 향기로만 그 품으로만 숨고 싶어지고 생각은 멈추고 싶어져요 날 눈부시게 하는 건 꽃 노래 영화 그리고! 꽃사과 떨어지던 날 나의 화양연화-- 너의 화양연화는 영춘화꽃 처음 보던 날 봄이 내게로 오는구나 봄내내 살구나무꽃에 흔들리고, 수양벚꽃 아래 글렌굴드의 피아노소리와 허밍소리가 들리는듯해서 발길을 옮기질 못하던 봄날 브로크백마운틴 보면서 보는내내 어찌나 울었던지 마음 추스리느라 약속 장소에 한시간 늦게 가버렸지요 세엣-- 신청곡--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chris de burgh 사월이 되면 딥 퍼플의 에프릴과 더불어 줄기차게 듣는 곡이랍니다 이 노래들을 수백 번 들어야지 이 계절을 보낼 수 있어요. 크리스 드 버그의 그 청아하면서도 슬픈 음색 은근히 중독성이 있지요. lady in red borderline도 참 좋구요 there's no borderline no borderline..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서 나중에는 아일랜드에 정착했다고 하네요, 집애는 백판만 있네요. 제게 백판이 좀 많은 편이지요. 한장한장 나름 추억이 가득있어서 백판 너무 좋아요. 그 어렵게 구했던 판들 미국에 갔더니 다 있어서 엄청 놀라고 엄청 허무했던 기억이 ㅋㅋ )
첫댓글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글로 인해 나의 마음이 흔들리고 나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곧잘 느끼곤 했던 적도 있었은까요.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고 했지요. 치유의 과정과 소통이었겠지요.
글을 통한 치유는 놀라웠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나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줄 아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잘난 나가 아니라, 결점이 있음에도 그 결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나를 만난 건 놀라운 치유의 효과였습니다.
남들의 평가에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던 나약한 자아도 나름 튼튼해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내가 너무 든든합니다.
누군가로 인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환상내지 의존적인 성향, 집착을 버리는 과정도 아주 자연스러웠구요.
혼자여도, 함께 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거, 이론이 아닌 실제에서 그대로 느껴진, 그런 걸 자유라고 하나봅니다.
소통에 대한 환상은 버림으로써 행복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내가 마음대로 생각했던 이미지는 현실과의 대비를 통해 무참히 깨어지기도 했고, 그 강렬한 욕망은 어쩌면 충족이 목표가 아니었기에 결별로써 완성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보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절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타자에 대한 절망감이었겠지만, 그것도 한때 아름다웠다는 걸로 마음을 잡아갑니다.
나와 네가 다르다는 것에 여전히 섭섭해하고 마음 한켠이 아리지만요.
아비정전을 이십년전쯤 텅빈 극장에서 혼자 질리게 울면서 봤었습니다.
장국영이 죽은 날, 기절할듯이 슬펐습니다.
매년 그가 죽은 날이면 저는 아비정전을 봤었습니다.2년전 그가 죽은 날 , 텅빈 극장에서 또 홀로 아비정전을 보면서 홀짝 거리다 나왔습니다.
저번주에 거장들의 화양연화라는 타이틀 아래 장국영의 아비정전을 두번 또 봤습니다.
처음엔 울었고, 두번째는 하나도 울지 않았습니다.
아비가 슬펐던 이유는 그의 과거가 아니라 과거의 집착이란 사실이 분명해보였습니다.
독하게 파고들어 마주하면, 오히려 집착에서 자유로워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아리긴 합니다.
아비정전을 처음 보고 온날 네 장 정도의 일기를 썼고, 그걸 오늘 다시 봤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외면하던 친모를 만나고 돌아서는 그의 등이 너무 슬펐고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한참을 서있던 유덕화도 슬펐고, 그가 기다리지 않을 때 전화를 했던 장만옥도 슬펐습니다.
아름다웠던 한때였고, 스치듯 지나쳤던 그 만남 이제는 엇나갔다 그래서 지금은 어쩌면 어색한 아픔이다 그랬겠지요.
영화를 통해서든, 음악을 통해서든 너를 통해서든,나를 만났던 그 과정, 완전한 상실을 통해서 바라봤던 나자신 ,그럼에도 너무 아름다운 봄날이지요. 모란꽃 한가득이네요. 여린분홍모란꽃은 젊은 시절의 저를 보는듯 아주 흐뭇한 마음으로 보고있습니다.아침 출근길에 보니 후박나무꽃도 기지개를 피더군요. 때죽나무도 올라와요. 복숭아꽃은 이제 슬슬 지나봅니다. ㅜㅜ 작약꽃 피면 머리 풀고 미친듯이 다니겠지요. ㅋㅋ
필요한 건... 용기이구나 ! ...한 줄 도 말하지 못한 이유가 뭘까? 생각했었죠. 인정할 용기가 없고 스스로 능욕감에 몸을 떠는 것 보다 차라리 한 입다무는게 낫겠다...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바라보기 아직도 서툴고 참혹하고 그래서 가공의 다른 세상을 자꾸 덧입으려는 듯 합니다. 인정하니 소통되고 치유되더라는 이야긴 아직도 제게 먼 이야기 같아요. 하지만 출구가 어디엔가 있다는 건... 님의 글을 통해서 알 것 같아요. 우리에겐 어떤것도 영원하지 않고..우리의 현존을 유일하게 증명하는 감정..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소외시켜와서 짐작하기 어렵다는 것 ..
사소님 오랫동안 소외시켜와서 짐작하기 어렵다는 말에 절절하게 공감을 했어요.자신의 본모습에서 벗어난 삶, 존재론적인 힘이 약하고 자신감이 없을 때 남에게 전적으로 나의 평가를 미뤄둘 때 그때는 타인에 의해 내모습을 규정해달라고 했지요.타인이 부여한 이미지를 수락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착하게 살려고 했던 적도 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적어도 불안하지 않았고 상대는 꾸준히 나를 사랑해줄거라 생각한 거였겠지요. 엄마로부터 시작된 역할놀이를 다른 사람에게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자아가 약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그렇게 해왔다는 거 착한 여자라는 틀안에 갇혀서 ,, 이렇게 비추면 사랑받겠지 그런 마음이었겠지요.
결점을 감추지 않고 드러날 까봐 두렵지 않아하는 것,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해요. 그게 치유지요 나자신과 화해하는 것,온전한 삶을 살아간다는 건 내 자신의 그릇대로 내 욕망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타고난 내욕망과 내 성질을 그대로 표현하며 사는 게 아닐까 싶어요.마음속의 사소하고 유치한 바람까지요.. 나를 이해하는 게 남을 이해하는 거고 이게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불안한 거 없이 편안한 나날이지만, 그래도 사소한 바람에 또 다시 흔들리고 곤혹스럽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지요. 치유의 과정을 통해 많은 걸 극복했다 생각해도 다시 제자리인 것 같아 아프기도
지요. 그런게 인생이고, 삶아닐까 그렇게 위로해요. 균형 잡힌 삶, 굴곡없는 삶 평탄하기만한 삶, 재미없잖아요. ㅋㅋ 부딪혀서 지루하지 않은 삶도 나의 일부인듯하구요. ㅋㅋ // 살면서 가장 슬픈 말이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거 였지요. 그게 남들로부터 내게 전해진다 했는데, 실은 제가 더 무섭게 변하기도 한다는 걸 알았어요. 제가 변하니 당연히 관계도 적정한 선에서 변화도 되구요. 우리의 현존을 유일하게 증명하는 거 맞네요. 내 맘 속의 부름에 내 맘대로 살아갈래요. 이제 ㅋㅋ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신뢰하면서 ㅋㅋ, 비슷한 고민 고맙습니다. 긴 이야기 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많이 행복하셨음 좋겠어요. 문득 눈동자가
사월을 닮은 거 같아요. ㅋㅋ/아 좀 넘 장황하다. ㅋㅋ 말이라도 못해야 미울텐데. 그지요?? ㅋㅋ
삶이 가빠질 때 .가빠져서. 그 속도가 겁이 날 때 눈 감으면 떠오르는 충만한 풍경! ....召命 으로 삼아야 겠다 하며 ,그집에 불 밝혀지니 반갑게 발걸음 하고 갑니다.북향이라 늦은 ... 모란 ,작약 봉오리 보며 그집앞 오갔던 보람 있군요 , 나눔 ~고맙습니다.
삶이 가빠질 때.. 속도가 겁이날 때 풍경들을 담으셨군요. 저도 그래요. 그런 저한테 많이 놀랐구요. 점심 시간엔 어김없이 산책을 하며 자연과 대화를 나누곤 하지요. 누구에게도 침해받고 싶지 않은 시간이구요. 저녁 퇴근 후에도 한강 산책을 하며 그 시간도 강물과 꽃과 그리고 스치는 바람과 그 향기를 온전히 느낍니다. 다른 무엇이 대신해줄 수 없는 아주 귀한 시간들이지요. 빡빡하고 쫒기는듯한삶이 느슨해진다 싶은 게 그 영향인듯해요. 작약 봉오리 올라오는군요. 전 아직 못봤어요. 아시겠지만 작약에 대한 저의 사랑도 못말리지요. 요즘엔 노년을 준비하는데요. 그 공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찍어둔 곳이 있어요.
집을 어떻게 지을까도 내내 생각해서 조금씩 구체화되는데.. 답답할 때마다 웃음지어져요. 집은 아주 작은 규모로 지을 거고, 나머진 다 마당으로 할 거고, 연못에 연꽃을 띄울 거고 소나무 ,후박나무, 주목, 수양벚나무, 살구나무, 그리고 작약, 보리수도 ,잔잔한 채송화도, 마로니에는 너무 커서 안되겠지요. ㅋㅋ 가끔씩 숨못쉬겠는 도시가 답답할 땐 그런 생각으로 힘을 내곤한답니다. ㅋㅋ 늘 감사합니다, 소식 주셔서 넘 행복했습니다.
집 지을 생각이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 도! 행복 한 일입니다...건축가 기사 나오면 눈 크게 뜨고 바라보고 ,기사옮겨다 놓으며 積 의 위안으로 만족합니다, 한강 산책의 기억으로 이 아침에 묻어둔 동무들 떠 올려 보며 마음으로 마시는 강변 까페의 차 한잔도 좋군요 ....국립 현충원의 산마루에 있는 절집의 약수 한잔도 그립습니다.지진으로 부터 무사한 소식 알게 되어 평화의 소식 입니다.
아 비슷한 관심사로 행복해했었어요. 저도 건축가 기사 나오면 눈 똥그래지거든요. 집 짓는 책을 왕창 사서 보고 있어요. 그냥 집들 보고 그림만 봐도 너무 행복해지는 거에요. 마감재 생각하는 것도 재미나고 지하, 지상 옥상 이렇게 간단하게 지을 건데요. 옥상에선 하늘이 보여야 하고 별도 달도 봐야하니까 비오는 날 빗소리 들려야 하고 비를 바라봐야 하고.. 지하엔 바를 만들어서 와인 전시하고 오디오 가져다 놓고 음악 듣고 한켠에 책도 있어야 하지요. ㅋㅋ 아비정전에 나오는 골목길 끝에 돌담길 집이었음 싶은데. ㅋㅋ 넘 넘 재밌어요. // 강변 카페 어느 지점인지 모르지만 울 집 앞에 강변 카페도 되게 근사해요. 물위에 두둥
수상 카페 햇살에 빛을 받아 꺾어지는 그 모습이 환상이에요. ㅋㅋ 커피 가격도 저렴하고요 .절집의 약수 한잔.. 좋네요. //에고 지진에 혹시나 이렇게 걱정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정말 감사하네요. 여러가지로 진짜 많이요. 감사해서 목이 메이려고 하네요.
나자신을 들여다보고, 좌절감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한다는 게,,,나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숙제랍니다.
욕심과,,,, 이건 이래야하고 저건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지식으로만 알 뿐이지요....
그러나 저도 페르님처럼 음악과 자연과,,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해지는 날들입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댓글 시작합니다. 너무 놀라지도 마시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라고 부담감 가지지 않기 ! ㅋㅋ //인간은 모두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이지요. 그거 인정하는 게 왜 그리 힘들을까요. 힘들었어요.불완전에 대한 도피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완벽하게 마음에 들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히스테리 전략이나 또 때때로 강박증적인 성향도 보이면서 살아온 것 같아요. 그것으로도 허해지던 마음, 실패라고 생각된 그 지점에서 왜일까를 고민하다가.. 불완전함을 견뎌내는 것이 내 숙제로구나를 느꼈던 것 같아요. 저 너무 많이 불완전해요. 그럼에도 거기에서 도피하지 않는 그 마음,제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에요. ㅋㅋ
사람의 당위성에 대해선 불만이 워낙 많아서,,다른 사람에 의해 정의 되고 판단되어지는 것보다 그 이면에 다양한 나의 모습이 존재하겠 지요.나도 남도 어떠한 틀로도 정의 하고 싶지 않아요. // 요즈음 사람을 통해서 어떠한 사람을 거치면서 참 많이 변화하고 나아가는 존재라는 걸 절감합니다. 그곁에서 지지해주고 예뻐해주고, 저 또한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음악과 자연과 영화에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는 사람이란 걸 말하고 싶어요. 아 -- 좀 과한 표현인 것 같은데 순화가 안되네요. ㅋㅋ 오늘 밤 행복했지요. 노래,수다 밥,커피요.
치유을 위한 글..동감합니다..글을 통해서 치유받은 것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고백받은 것들이지요..김명민의 동무론의 그 글이 좋아서 누군가에게 보냈는데 여기서도 나오네요..어제는 크리스 드 버그의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아이라는 곡이 듣고 싶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군요,,덕분에 제 블로그 배경음악을 다른 음악으로 교체했습니다. 감성이 비슷해지는 걸까요
아님 시대의 같은 공감성때문일까요..인간의 감성이 계절에 따라 이런 것이라고 감성의 복제의 다양성 때문일까요..
비슷했던 감성에 ..아닌 어쩜 다른 누군가도 같은 감성자극을 받았겠지요 단지 표현하지 않았을 뿐 또는 못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꽃피는 봄에
치유를위한 글. 동감하시지요. 정말 많이 그랬으니까요. 감사하지요. 김명민의 동무론 곁에 두고 자주보는 책이에요. 참 좋아요. 사월의 눈동자.. 이것까지도 겹쳤어요. ㅋㅋ 아 정말 신기하네요. 노래란게 그런 거겠지요.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공통의 시대적인 공감이 있을테고, 우리들 아침이슬나오면 뭉클하잖아요. 공통의 감성에 자기만의 사연이 보태져서 각기 다른 아름다움 속에 조화로움 뭐 그런 걸 거같아요 // 노래가 워낙 좋잖아요. ㅋㅋ 감성도 전염이 잘 되더라구요. 저도 감성이 풍부한 사람만 보면 은근 샘나더라구요. 다른 어떤 것보다감성풍부한 걸 어떠한 형태로든 표현해내는 사람이 너무도 부러웠어요. 지금도
그래서 저도 감성 복제도 많이 한 거 같구요. ㅋㅋ //
꽃이 지는 자리--오늘은 비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꽃잎들을 봤어요. 마로니에 꽃잎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마로니에 꽃잎이 엄청 이쁘잖아요. 어쩜 그리 얘쁠까 정말 처절하게 아름답더군요. 너무나 아끼던 것을 빼앗기는 마음일거에요. 안타깝지만 그렇게 보내야지요. 내 마음들이 맴돌던 그 마음을 꽃들이 알아주겠지요. ㅋㅋ 안알아주면 말고 ㅋㅋ//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서 서러운 생각을 안했을 사람 누가 있을까요,,그러나 표현하고 난 자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겠고 최소한 그 감성을 내년봄에 조금 더 숙성시키는 글들을 내놓을거라는 생각에 글쓰기를 바라봤습니다.
벌써 몇 년일까요..이 곳에 온 지가..가장 처절한 인생의 힘든 시기에 와서 많은 위로와 힘과 그리고 정서적인 격려와
그리고 마음의 거름까지...같이 했던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또한 페르님께도,,저는 실은 페르님께 경쟁의식을 느끼고 했지요..저 같이 나를 노출시키고 위로받고 해결해야된다는 자극을 받았지요..이 현실에 적응되어서 돈이나 벌고 소비하는 속물로써 나를 이 세상에 나를 수혈하지 말자.
표현한자는 카타르시스를 일으키지요. 그래서 너무 좋아요. 이렇게 귀기울여 들어주는 분들 있기에 넘 행복하고 , 함께 했던 , 그리고 앞으로 함깨할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늘 다짐해요. ㅋㅋ제게 느꼈던 그 감정들 처음부터 다 얼핏 느껴지던 마음이고, 지금의 그 마음도 다 느껴집니다. ㅋㅋ 은근 잘 난척 하는 이 마음에 알게 모르게 불편하게 했을 거란 생각 했었어요. 그게 페르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부분이구나 그렇게 넘어가주어서 고맙게 생각하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분명 순수감성만큼은 지키자 저 사람처럼..하고요..삶은 지식의 축적은 단지 살기위한 땅일 뿐이지만 그러나 감성은 그 땅에서 꽃과 나무를 피게 되지요..이제 조금 저를 찾아서 제 자리에 왔습니다 그것도 흔히 말하는 남편이나 자식이나 잘난 부모덕이 아닌 제 못난 제 힘으로..앞으로도 또한 많은 자극 부탁드려요..
아 사랑을 카피하다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의 모호함이라고 하던데 저는 감정의 복제라는 측면에서 그 영화를
보앗습니다..꼭 부부만이 그런 표현이 아닌 이해할 수 있다면 그런 표현을 복제할 수도..아마 제목의 편견때문이었을거예요..오리지날과 짝퉁의 부부의 감성표현..제 상상력 끝내주지요,,마지막
자신의 힘으로 오롯이 서는 것 , 누구나가 꿈꾸는 그런 경지 아니겠어요. 일순 숙연해지고 부끄러워지고 어린애처럼 징징댄 것 같아.. 요. 아이같은 해맑은 그 감성과 순수함 저도 늘 추구하고 싶은 바인데 봄왈츠님에게서는 꾸미지 않은 그런 향기가 많이 나요. 나이랑 상관없는 거구나. 그렇게 느끼지요.// 성당의 종소리 좋았어요. 목걸이 탐났구요. 귀걸이 그건 제가 예전에 살까 망설였던 그 귀걸이였어요. ㅋㅋ 주황색 그거요. 사고 싶어요. ㅋㅋ
장면의 풍경과 성당의 종소리가 참 잊혀지지 않는 영화였구요,,그리고 줄리엇 비노쉬의 그 목걸이 저도 복제하고 싶더군요 ㅋ
봄햇살이 가득한 글이네요~ ^^
미숫가루님 봄햇살이 가득했나요 ㅋㅋ 그렇게 느끼셨다니 저도 좋아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영화 싱글맨 보고 커피 마셨던 기억, 정신없이 수다 떠는 저를 귀엽게? 봐주던 그 따뜻했던 눈빛이 기억나더라구요. 커피 마시고책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