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마치고 적은 블로그 글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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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IM 대회를 마치고 다시 풀코스를 하려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새 잊어버리고 다시 신청했다. 철인클럽 지정 대회라 신청을 했지만 IM70.3 고성과 2주 간격으로 다소 부담이 느껴졌다. 그래서 크게 무리하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했다.
이번 대회 기록은 11:51:21 (1h23'25" 5h55'31" 4h18'58")으로 2021. 10월 K-man 남해 기록 11:58:39 (1h50'03" 6h14'59" 3h 53'37")과 비슷하다.
올해 대회 우선순위는 3월 19일 동아 마라톤(서브3)와 9월 10일 IM 구례 대회(서브11)다. 그 외 다른 대회들은 내게는 부담 없이 즐기는 성격이 크다.
동아 마라톤을 준비하며 '22년 12월 말부터 달리기만 하며 세 달 가량 자전거를 외면한 결과는 너무 뻔했다. 동아 마라톤이 끝나고 두 달 남짓한 시간으로는 자전거 페이스가 쉬이 올라주질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4월, 5월 두 달 동안 훈련은 강도를 낮추고 볼륨을 늘려 주당 평균 13시간 정도로 약 2.5배를 했다. 오히려 부작용으로 5월 클럽 정기훈련 후 대상포진으로 컨디션이 다운됐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휴식 시간을 늘렸으나 대회를 앞두고 헤르페스가 생기는 등 생각보다 회복이 더뎠다. 이래저래 기록을 생각하기보다는 편안한 맘으로 대회에 임했다.
대회 전날 경기 등록을 하고 공식 수영 연습에서 500m 가량 가볍게 수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편해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 자전거 입고, 경기설명회, 카보 디너까지 잘 하고 숙소로 돌아와 대회일 물품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전날 편의점에서 구입한 죽과 볶음밥으로 적당량의 아침을 먹었다. 심박계, 기록칩, 경기복, 웻수트를 착용하고 물품을 챙겨 10분 정도 걸어서 바꿈터에 도착했다. 타이어 공기압, 브레이크, 기어 변속 등 자전거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물통, 도시락박스 등 보급을 세팅했다. 바꿈 터 바구니에 자전거, 달리기에 필요한 물품을 세팅하고 가볍게 몸을 풀며 수영 출발점으로 향했다. 멀미약을 1/2 정도 마시고 물을 조금씩 계속해서 마셨다. 웜업 수영을 하기보다는 수온을 느끼고 수트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잠깐 물에 들러 나왔다.
출발점에서 보니 바다는 잔잔한 상태라 부담이 덜어졌다. 조금 기다려 예정대로 7시 정각에 50대 남자 동호인 수영 출발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시계를 누르지 않아 바다로 뛰어들어가며 스타트 버튼을 누르지만 GPS를 잡는 데 시간이 걸려 천천히 걸어서 들어갔다. 낡은 웻수트를 입으니 등판으로 물이 들어와 그 부분만 특히 차가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반대로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은 1.9k 두 바퀴로 첫 번째 빨간 부표까지는 호흡을 틔우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스트로크를 했다. 편하게 수영하기 위해 줄에서 조금 떨어져 몸싸움을 피하고 앞이 막히면 돌아가고 추월하면 속도를 늦춰서 수영은 생각보다 할만했다. 수영을 하며 옆에 사람들이 있어도 이들이 함께 하기에 이렇게 마음 놓고 수영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즐거웠다. 다만 첫 번째 바퀴를 돌고 나니 바디글라이드를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쓰라려 두 번째 바퀴는 많이 불편했다. 첫 번째 바퀴와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수영을 했다. 다만 해가 뜨니 클리어 렌즈인 수경 때문에 눈이 부셔 앞이 잘 보이질 않았다. 부표를 돌아 해변으로 돌아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랜만에 오픈 워터를 하니 그새 잊었다.
자전거는 처음부터 6시간 안에만 완주하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출발을 했다. 심박수와 파워를 체크하며 평속은 30k만 유지했다. 바람이 불고 생각보다 시원해 땀이 많이 나질 않아 물통에 넣어둔 파워젤을 70% 정도만 마셨다. 다른 보급도 비슷했다. 보급은 바꿈터에 준비해놓은 보급품과 응원과 자봉을 해준 곳에서 잠깐씩 정차해서 받았다. 정말 편하게 자전거를 탔다. 심포항에서 새만금 방조제 방향의 맞바람과 소변이 마려워 두 차례 정차한 것만 제외하면 정말이지 큰 어려움이 없었다. 방조제를 따라서 바이크 피니시 지점까지는 조금 힘을 내어 평속 35k 정도로 달렸다. 바이크 이후에도 다리 상태가 아주 양호했다.
달리기는 처음 시작이 5분 10초 정도 페이스로 좋았다. 달리기를 3h 50'이내에 마쳐 내심 11시간 20분 언더를 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하지만 15k 지점부터 왼쪽 무릎 장경 인대 느낌이 조금씩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달리며 장경 인대가 아픈 적은 없었다. 무릎을 점검하며 속도를 조금 줄여봤다. 하지만 16k 지점에서 턴을 한 후 시큼 거림이 심해지기 시작해서 보급소에서 스프레이 처방을 받은 뒤 참고 뛰었다. 그것도 잠깐 하프를 지난 후부터는 조금씩 심해져 포기를 할까 하다가 새벽부터 나와 자봉해준 분들의 응원과 보급 덕분에 남은 두 바퀴 걷뛰를 반복했다. 특히 오르막이나 턴을 만나면 걸으면서 겨우겨우 완주를 했다.
대회 전날과 당일 군산까지 와서 사진도 찍어주고 자봉을 해주고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철인 풀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한 성효, 성민, 연성, 진우 그리고 하프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한 강연희 누님, 태일에게 축하를 보낸다.
느낀 점
많은 분들의 응원과 보급이 완주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훈련량은 정직하다.
강도는 줄이고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훈련 포커스를 맞춰야겠다.
몸이 회복이 조금씩 더뎌진다.
코나 대회에 참가하고자 했으나 기록보다는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첫댓글 담담하게 쓰셔도 엄청난 경기인데... 같이 대회에 간 느낌이네요~ 바람도 많이 불고 엄청 더운날이었는데 여유있게 하시면서 기록도 좋으시네요~~ 👏👏👏👏👍👍
회복 잘 하세요~~
멋지다
애쎃어 ㅡ
우와
열훈으로 거뜬히 해 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멋진 사진도 올려주시면 눈호강 할텐데요 !
우리 전마클 대단해요.
말로만 듣던 철인이 많네요
상상만해도 힘듬과 고뇌.
한걸음 떼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동료의 응원속에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신것 진심 축하드립니다.
회복 잘하시고요. 다음 대회도 홧팅입니다~
땡볕에 화상까지 입는분도 있다던데
3가지를 해내느라 수고하셨어요
회복잘하세요
기록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본받고 싶으나...저는 늘 저 하던데로 ㅎㅎㅎ할거 같아요~
세개의심장을 갖은 철인~~~~정말 멋지시네요 회복잘하시고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고생했네.
즐기면서 했는데도 기록이 좋구먼.
옆에서 같이 훈련해주심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은 철인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