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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03 - 아킬레스건
씬 1. 프롤로그.
1, 회상, 낮. (여섯 살 준영)
꽤 잘사는 집, 여섯 살 난 준영이 한쪽에 앉아 마론인형의 머릴 빗기며, 화투를 치며, 친구들과 악을 쓰며 싸우는
준영모와 그 친구들을(친구1, ‘친구들끼리 화투치며 속이는 년이 세상에 어딨냐?’ 하고 악을 쓰고, 준영모, 머릴 낚아채며
‘야, 년아, 내가 아무리 할 일이 없어도 후질대로 후진 니년을 속이겠냐!’ 하는) 아무 생각 없는 얼굴로 보는,
준영 : (N) 내 유년시절의 확실한 아킬레스건은 엄마였다. 화투를 치고,
2, 사교춤 배우는 곳 + 계단, 밤.
준영모, 남자와 함께 지루박을 신나게 추는,
준영 : (N) 춤을 추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그러면서도 엄마는 아버지 앞에선 언제나 현모양처인양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3, 준영(중학생)의 집 거실, 낮.
준영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준영모, 웃으며, 준영부의 발톱을 깎아주고,
중학생인 준영, 텔레비전을 보며, 준영모를 어이없이 보는,
준영 : (N) 그때 나의 꿈은 엄마를 탈출하는 것이었다. 그 꿈은 다행히 대학을 들어가면서 쉽게 이뤄졌다.
그리고, 내 인생의 암흑기라 할 수 있는 조감독 때 나의 아킬레스건은,
4, 규호의 촬영장, 바닷가, 밤.
영웅과 호걸, 말을 타고 달리는,
규호, 슈팅카 위에서 자기가 더 흥분해서, 말타는 것처럼 몸을 들썩이며,
규호 : 더더더더더!
준영 : (N) 조금이라도 잘 나가는 모든 동료와,
5, 규호의 촬영장 일각, 밤.
민숙, 차안에서 차 창문만 열고 있고, 수경, 차 창문에 고갤 디밀고, 안의 민숙을 보며, 말하는
준영 : (N) 그 외 나에게 수시로 태클을 거는 세상 모든 것이었다.
수경 : (답답한) 가긴 어딜 가세요, 지금?! 촬영이 세 씬이나 더 남았는데, 내리세요, 어서.
민숙 : 니들 나 오늘 몇 시부터 불렀어? 늙은일 꼭두새벽부터 불러가지고 열 여덟 시간동안 기껏 두 씬 찍고 지금 이 시간까지...
수경 : 저희가 놀다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뭐하나 찍을람, 비행기 날아가지, 배추아저씨 배추사라고 떠들지, 저희도 죽겠,
민숙 : (말꼬리 자르며) 죽겠는 건 너희 사정이고, 나는 더 이상 촬영 못해. (매니저에게) 시동 안 걸어?
매니저 : (수경, 눈치 보며, 시동 거는)
수경 : (다급해지는) 있잖아요 이러심 안됩니다. 오늘 예정된 씬 다 찍어야, 되는데, 좀만 참으시고,
민숙 : 있잖아요?
수경 : ?!
민숙 : 죽어도 선생님소린 못하겠어서, 나 부를 때 있잖아요냐?
수경 : ?
민숙 : (매니저에게) 안가.
차 가고, 수경, 차를 따라가며, ‘저기, 저기, 저기!’ 하고,
* 점프컷 >>
촬영장, 규호, 수경을 꼬나보며 말하는,
뒤편에 스탶들, 촬영장을 정리하며, 힐끗힐끗 보는,
규호 : (수경의 어깰 툭툭 치며) 가겠다고 하면 보내냐? 치마끄댕이라도 잡고 늘어져야지, 가지마시라고, 한번만 살려달라고,
두 손이 발이 되게 그랬어야지. 가겠다고 하면 아이고 가세요, 그래? 야, 너 조연출 쉽게 한다, 쉽게 해?
(손으로 어깨 치며) 너, 여기 놀러왔냐?
수경 : (휘청하고, 이를 앙다물고 참는)
규호 : (비아냥 섞인 웃음 짓고) 지땜에 촬영 접는 바람에 앉은 자리에서 돈천 손해봐 놓고, 얘가 날 보네?
(수경, 이마에 꿀밤을 치며) 보면? 보면? 보면?
수경 : (화나, 규호 손을 탁치는)
규호 : 어쭈구리구리, 그래, 너 나 치고, 여기서 빠져라, 아이고 그럼 나는 얼씨구나지. (얼굴 들이밀며) 쳐.
수경 : 안칩니다. 일 할 겁니다.
규호 : 개기겠다. (비웃음 짓고, 얼굴 부비고) 너 오늘부터 내 차 운전해.
수경 : (보면) ?!
규호 : 조연출의 임무엔 여러 가지가 있어, 너는 현장에 나와, 어린 배우들하고 노닥거리고, 어깨에 힘주고 돌아다니는 게
조연출의 임무처럼 아나본데, 조연출의 임무 중의 임문, 감독 보필이야. (키 주며) 차 가져 와.
수경 : (이 앙다물고) 네. (하고, 가는)
규호 : (가는 수경 보며, 어이없이 웃으며, 가면서 혼잣말) 이 앙다물고, 네. 꼴에 승질은 있어가지고..
준영 : (N) 그리고, 감독이 된 이후의 나의 아킬레스건은 모든 감독들처럼 단연 시청률이다.
6, 드라마국 안, 밤.
게시판에 걸린 시청률표, 자사의 방송프로그램에 붉은 동그라미가 쳐진,
지오의 프로그램에 24. 3프로가 보이고, 별표가 막 쳐진,
준영, 시청률표를 보며, 작게 웃으며 ‘종방은 삼십 가겠다’ 하고, 퇴근하는, 그때 전화가 오고 전화를 받는,
준영 : (가면서) 네, 주준영입니다.
*점프컷 1. >>
윤영의 화려한 집 거실, 밤.
윤영 : (소파에 앉아, 와인을 들고, 편안하게 웃으며) 주준영감독님? 나, 윤영인데.
* 점프컷 2. >>
드라마국 복도, 밤.
준영 : (가며, 이상한) 네?
자막 : 아킬레스건-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몇 가지 제안.
씬 2. 본부장실 밖, 낮
민철, 화난 얼굴로 문을 활짝 열고, 나와, 쾅 소리 나게, 닫고 걸어가는,
비서, 인사해도 안 받고 가는,
씬 3. 지오의 촬영장, 낮
윤영과 소유(원대본 20-5씬 찍는), 한가로운 일상을 리허설하고 있는,
지오, 대본을 보며, 리허설을 보는데, 눈가가 그렁하다.
지오 : (윤영이 소유를 보는, 모습을 보고) 선배, 그 눈빛 참 좋다. 이따가 한번 더 보여주라.
윤영 : (대본에 표시하며, 고개 끄덕이고, 소유 안보고, 소유에게) 너, 목소리 너무 가라앉았드라. 시종일관 슬픔 재미없어.
여기선 너 하는 대로 밝게 가.
소유 : 네. (하며, 대본에 표시하는)
지오 : (소유에게) 이 씬이 잘살아야 돼, 그래야 엔딩으로 가면서 감동이 있지.
윤영 : (대본 보며, 지오에게) 부담주지 말고 가.
지오 : (웃으며) 부담주면 받기나 하고? (그때, 전화오고 받으며) 잠시만요,
(전화기 송화기부분을 손으로 가리고, 호식에게) 5분후에 가면 되나, 형?
경래 : 10분. (레일 까는 스탶들에게) 야, 야, 레일 밑에 선 있다, 선 치워.
지오 : (가며, 전화 받는) 네, 저예요.
민철 : (F, 버럭) 야, 넌 왜 이렇게 연락이 힘들어?!
지오 : (짜증스런) 촬영 중인 사람한테... 왜요?
민철 : (F, 악을 쓰는) 주준영이 어딨냐? 이 개새끼, 내가 아주 잡아 죽여버릴라니까, 주준영 어딨어?!
지오 : (어이없고, 화나는) 내가 걔랑 살어요, 왜 나한테 전화해서 걜 찾어?!
씬 4. 드라마 국장실안, 낮
민철, 서서 전화하는,
현섭, 신문 보며, 민철을 답답하게 보는,
민철 : (넥타이를 푸르며, 화나) 자체제작으로 벌써 결정난 걸, 일개 연출이 직접 프로덕션하고 붙어 제작비 흥정하고,
본부장 찾아가, 승낙받고..그 자식 니 프로듀서 아니야?
근데 왜 니 프로듀서질은 안하고, 아직 기간이 널널한 지 작품 한다고 설쳐!
현섭 : 김국장, 김국장, 규호가 작품 2주 밀어달래서, 준영이 특집 땡겼잖아. 엊그제.
민철 : (화나는) 정지오, 너 후배 간술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어?! 말해봐, 자식아!
현섭 : 만만한게 정지오네.
씬 5. 지오의 촬영장, 낮
지오 : (답답한) 본부장님한테 들으신 거면 그건 그 양반 생각이고, 주준영은... (윤영 쪽 보며) 윤영선배 싫어,
민철 : (F, 버럭) 싫어하긴 뭘 싫어해! 그럼 내가 없는 말 지어내!
지오 : (귀를 뗐다가, 다시 말하는) 아, 참.. 진짜, 끊어요, 알아보고 전화할 게.
(하고, 끊고, 스탶에게) 막내야, 윤영선배님, 좀 보자 그래.
* 점프컷 >>
지오, 윤영, 촬영장 일각에서 얘기하는,
지오 : (믿기지 않는) 정..말?
윤영 : (편한 웃음 지으며) 주준영, 걔 재밌드라. 만나기 전엔 뭐 약속이 있다 어쨌다 그러면서 빼드니,
만나자마자 내가 몇 마디 안했는데, 앗쌀하게 오케이 하는 게 나랑 배포가 맞던데. 일하자. (하고, 가는)
지오 : (가는 윤영을 멍하니, 보는)
씬 6. 산타마리오안, 밤
준영, 지오와 마주 앉아, 있는,
민희, 다른 테이블에 앉아, 대본 보는 척 하며, 건너다보는,
준영 : (조금 황당하고, 어이없게 웃음 지으며, 차를 마시고 지오를 보며) 언젠 같이 일하라며?
그래서 일하겠다는데, 이제 와서.. 하지 마?
지오 : (답답한, 차분한) 나는 윤영선배...남들이 뭐래도, 연기자로서 존경해. 근데 너는 그게 아니잖아.
너 윤영선배가 신성한 작품에 딜한다고, 경멸했잖아. 그런데 니가 딜을 받어?
준영 : (어이없단 듯, 아무렇지 않게) 연기잔, 연기만 잘함 된다며?
지오 : 니가 자식아, 언제부터 내말을 그렇게 잘 들었어?!
준영 : (화나는, 지지 않고, 언성높이는) 원래 잘 들었어. 몰랐어? (하고, 물 마시는)
지오 : (어이없고, 화나 보는)
준영 : (물잔 내려놓고, 작게 한숨 쉬고) 작가도 원하고 나도 원하는 조승원 데려온대.
게다가, 편당 제작비 3억이면, 해외로케, 빵빵하게 찍을 수 있는데, 내가 안할 이유가 뭐야?
지오 : (화난, 참으며) 국장님 허락도 안 받고,
준영 : (말꼬리 자르며, 버럭) 허락 안하는 게 이상하잖아, 지금?! 국장이 윤영선배랑 지난 감정 때문에 이러는 거 아냐?
미니면 몰라도 특집극은 장사 안되는 거 뻔히 아는데, 그런 특집극에 외주제작사가 들어온다고 하고 A급 배우 데려온다고
하면 누구라도 오케이야. 왜 사적인 감정을 일하는데, 넣어! 선배라면 이런 좋은 제의 들어 옴 일안해?!
지오 : (답답하게 보며, 어이없는) 야, 너 보기보다...꽤 장살 잘한다.
준영 : (화나는, 지지 않고 보며, 비아냥 섞인) 인정해주는 거야? 고맙네.
지오 : 너 이번 작품으로 대박 나서, 바로..미니라인업 받고, 나보다..아니다, 나는 쨉이 아니지, 규호보다 더더더 승승장구해서...
여기저기 오라는 콜 받고, 그러고 싶냐?
준영 : 안 그런 사람 있어?
지오 : (가만 보는)
준영 : (지지 않고, 보는)
지오 : (쓸쓸하게 웃으며) 주준영, 나는 니가 말이다, 나랑 드라마국 사람들하고 날밤까고 술 마시면서 목에 핏대 세우고,
(준영의 술 취한 목소리 흉내내듯) 이 세상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진정성이 중요한 거 아니예요, 배우에 대한 애정도 없이
어떻게 카메랄 들이댈 수가 있어, 우리가 풀지 못한 인생의 진지한 고민, 그게 작품에 녹아나야지,
염병..여기가 시장바닥이야, 웬 장사?! 할 때...그게 니 진심인줄 알았다?
준영 : (속상한) 실망했겠네. 근데 이거 내 작품인데 너무 나서는 거 같지 않어?
지오 : (서글프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그렇다, 그건. 니 작품이니까, 니 알아서 해야되는 걸 내가..아, 정지오 이 오지랖...
(하고, 일어나려는데)
준영 : 프로듀서 해 줘.
지오 : (어이없이 보면)
준영 : (조금 미안한 듯) 나도 해줬잖아.
지오 : (잠시 생각하고, 준영보고, 쓸쓸하게 웃으며, 얼굴 부비고) 그 말은 말지, 자식아...그 말 들으니까,
임마, 내가 급 쓸쓸해진다....촬영도 해줘?
준영 : (속상한, 보며) 그건 내가 다 할 거 거든,
지오 : (웃으며, 짐짓 가볍게, 조금 비아냥 섞인) 아냐, 내가 해줄게, 너도 해줬는데 그래야 거래가 맞지.
(준영의 머릴 흩트리며) 장사 잘한다, 정말. (하고, 가는데, 속상한)
민희 : (가는 지오 보다가, 눈치 보며, 준영 앞에 앉으며, 눈치 보는)
준영 : (속상하고, 머리 쓸어 올리며, 대본 보며, 속상한 궁시렁) 작품만 잘 함 되지 뭐.
민희 : 낼 모레 싱가폴 헌팅 간다며, 국장님 찾아가서 담판이나 지십쇼. 지금 말들어보니까, 국장님은 승낙안할 태센데,
이러다 일 엎어짐 어떡할라고,
준영 : (대본 챙겨 나가버리는)
민희 : (가는 준영 보다, 대본 보는)
씬 7. 규호의 촬영장, 민속촌, 밤
횃불 든 군졸들, ‘와, 물러나라!’ 하며 다리를 건너며 우르르 나오는, 촬영을 하고 있는,
규호, 그것을 심각하게 보며, 캇을 하려는데,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나는,
규호 : (화나) 야, 야, 야, 야, 야! 누구냐?!
촬영감독 : 이 자식들이 이거..이거..이거 뭐하는 짓이야, 이거! 누가 핸드폰을 켜놓고, 촬영장에서!
규호 : 일을 한단 자식들이, 기본이 없어, 기본이, 어디서 핸드폰을,
모두들, 자기 핸드폰을 점검하는데,
그때, 스크립터, 규호를 툭 치며,
스크립터 : (눈치 보며) 감독님 주머니.
규 호 : (버럭) 뭐?!
촬영감독 : (답답한, 규호보다, 사람들에게) 다시 갑니다!
규 호 : (화나, 주머니 뒤지며, 전화 받는) 너, 누구야?
씬 8. 해진 카페 안, 밤
해진 : 저기, 저 임해진인데요, 제가 감독님집 근처 카페에서 기다린다고 문자 넣는,
씬 9. 규호의 촬영장, 밤
규호 : (화나, 참으며, 전화기에 대고) 이게 완전 스토커네..너 오늘 거기서 꼼짝말고 나 기달려.
(하고, 전화 끊으며, 궁시렁) 죽었어, 너. (스탭에게) 빨리빨리 가자, 빨리 빨리!
* 점프컷 >>
해진, 웃으며 전화 끊고, 좋은,
씬 10. 포장마차 안, 밤
지오(답답한), 현섭, 민철(많이 취한) 앉아, 술 마시는,
현섭 : (소주 먹으며, 민철에게) 인과응보야, 자식아, 니가 후배들 하는 짓이면 뭐든 오냐, 오냐 해주니까,
주준영 그것도 위아래 없이 나부대는 거 아냐? 니가 임마, 국장으로서 카리스마를 가지고,
지오 : 솔직한 말로 내가 준영이래도 낼름 받아먹어요.
현섭 : 뭐?
민철 : (지오 서운하게 보면)
지오 : (민철보며, 답답하지만, 강하게 말하는) 탁 깨놓고 얘기해서, 일하는 순서는 문제가 있지만,
이번 일에 윤영선배 안꼈음 형 이렇게까지 반대안할 거 아냐?
민철 : (어이없이, 꼬나보는) 뭐?
현섭 : 아, 이것들 진짜 또또 눈 부라리고, 으르렁대네, 아 썅, 정말. (하고, 민철에게 술을 따라주며) 술이나 마셔.
민철 : (지오에게) 너 전번에 외부제작 늘어나 자체제작 줄어든다고 후배들 앞에서 데모했지? 그건 뭐고, 이건 뭐냐?
지오 : 그거랑은 다르지, 형. 그건 미니 얘기고 이건 기껏 4부작 특집,
민철 : 엿 먹어, 새끼야.
지오 : (술 마시려다 잔을 탁 내려놓고, 화난) 아, 정말 그렇게밖에 말 못해?
민철 : 그렇게밖에 말 못한담 니가 어쩔건데,
지오 : (답답해, 한숨 쉬고, 고개 돌리면)
현섭 : (지오에게) 얌마 너 가. 자식이, 민철이 위로해줄라고 온줄 알았더니, 불난 집에 기름 붓나.
지오 : (민철 보며) 나는 형,
현섭 : (들어오던 준영 보며) 넌 또 왜 왔냐?
지오 : (자리에 앉는, 준영 보는) ?
현섭 : (준영에게) 얌마 이미 자체 제작하기로 한 걸 니가 뭐한다고,
지오 : (답답해, 술 따라 마시는데)
준영 : (민철에게) 죄송해요.
민철 : (술 취한, 얼굴 부비고) 뭐가?
현섭 : (술 마시고) 너 그 좀 뭐가..그것 좀 하지 말어. 니가 뭐가 그럼 머리가 순간 탁 멈춰.
왜? 이렇게 물어. 일반사람처럼 왜? 이렇게.
준영 : (답답한, 술을 따라 마시고) 하지 말라면 안할... (잠시 있다가 민철 보며) 근데 하면 안되요?
난 정말 왜 안해야 하는지 이율 모르,
지오 : (일어나, 준영 팔을 잡고) 너 나와.
준영 : 왜, 그래?
지오 : 너 안 나와!
민철 : (버럭) 둘 다 앉어!
현섭 : (순간 놀라, 지오와 준영보며, 작게) 앉어, 어서.
지오, 준영 : (앉는)
민철 : (포기하듯) 주준영, 너 맘대로 해.
지오, 준영, 현섭 : (민철 보면)
민철 : 외주에서 돈 받아서 가고 싶은 해외 로케가고, 뭐든 너 맘대로 해.
그런데, 너 담에 외주 제작사에 일 줘서 자체감독들 일거리 없다 뭐다 그런 소리 함 나한테 죽는다.
현섭 : (고개 숙이고 답답한 지오와, 준영(미안하게 고개 숙인)의 눈치 보며) 그 소린 이제 못하지, 하면 나쁜 놈들이지.
준영 : (못보고) 죄송해요.
민철 :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돈을 세서, 탁자에 놓으며, 화를 참고, 맘 아픈) 정말 내가 성질 같아선 니들 한패 줘 패고 싶은데,
오해 살까봐 관둘란다, 새끼들아.
지오 : (민철이 안쓰런) 형,
민철 : 그래, 나 윤영이랑 관계있었다.
준영, 현섭 : (이 얘기까지 나오나 싶어, 조금 놀라, 민철 보면)
민철 : (지오에게, 서글픈) 그게, 평생 내 발목을 잡지, 지금처럼.
그래서 위아래 개무시하고 하극상이 나도, 회사에 불이익이 나도, 난 별 말 못한다.
현섭 : 가자가자, 자식이 취하니까, 별소릴 다 하고, 택시 잡을게, 나와. (하고, 가며, 지오를 툭 치고 가는)
지오 : (맘 아픈, 민철을 달래는) 형.
준영 : (미안한, 버버대는) 구, 국장님, 저는요, 국장님이 그렇게까지,
민철 : (말꼬리 자르며) 이게 정지오 니가 말하는 의리냐? 이게 정지오 니가 작품마다 말하는 인간에 대한 예의냐?
남의 아킬레스건 틀어쥐고..다른 놈도 아니고, 임마, 니가 나한테,
지오 : (미안하고 답답한)
준영 : 제가 잘못한,
민철 : 필요없어, 임마. (그냥 일어나 가는)
지오 : (술 마시는)
준영 : (가는 민철보다가, 지오보며) 국장님한테..따라가봐야, 되지 않아?
지오 : (편안하게 작게 웃으며, 준영보며) 어디가서 술 한잔 더하자. (하고, 나가는)
준영 : (가는 지오보며, 이상한, 따라 나가는)
씬 11. 편의점 앞, 밤
지오, 맥주를 사가지고 나오면, 준영, 문자를 보내고 있는,
지오 : (편안하게) 뭐해?
준영 : (문자를 찍으며) 국장님한테 문자 넣어.
지오 : (작게 웃으며) 뭐라고 넣냐?
준영 : 국장님, 사, 랑, 합니다, 한번만 봐주세요, 버릇없는 후배 주준영, 그리고 하트. (하고, 웃으며, 윙크하며, 핸드폰 닫는)
지오 : 아으, 저 여우, 대체 너의 정첸 뭐냐?
준영 : (다릴 꼬며, 애교 피는) 주준영.
지오 : (어이없이, 웃고,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오우, 이왕이면 좀 더 벗지.
준영 : (웃으며) 근데, 나는 뭐 국장님하고 관계가 그저 그렇지만, 선밴 좀 특별한 관곈데, 안가봐도 돼? 사이 나빠지는 거 아냐?
아까 국장님 선배한테 되게 화난 거 같든데?
지오 : 니 말대로 특별한 우리관계가, 그 정도로 끝나진 않는다네. 낼이면 괜찮을 거야.
준영 : 정말 근데 둘이 왜 그렇게 친해?
지오 : (맥주 마시고, 편하게) 나 첨에 미니 할 때, 50억짜리 빵빵한 사극하면서 지방에 야외 셋트를 짓는데,
동네 건달들하고 쌈이 붙었어. 남의 동네서 일하면서, 술값도 안주냐고? 지금 같음 그냥 좋게 말하고 말건데,
그땐 어려서 ‘썅, 니들이 뭔데, 지랄이냐고’ 내가 같이 주먹질하고 발길질하고..
그때 국장님이 경찰서에 갇힌 나 뺄라고, 그 건달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었잖냐.
준영 : (맥주 마시며) 암튼 성질두.
지오 : 나중에 경찰서에서 나오는데, 무섭드라고. 국장님 만남 죽었다 싶은 게. 근데, 그냥..내 뒤통수 한번 디지게 패더니..
그러드라. 이러면서 배우는 거야, 이 쌍누무 새끼야. (웃으며, 맥주마시는) 좋은 선배지. 그때부터 친해진 거야.
준영 : (지오를 가만 보는, 지오가 참 멋있단 생각이 드는) 갑자기 둘 다 멋있단 생각이 드네, 짜증나게.
(하고, 고개 돌리고, 주변 구경하며, 술 마시는)
지오 : (보고, 웃는, 가만 보는)
준영 : (주변보고, 술 마시는데)
지오 : (준영을 가만 보며) 준영아.
준영 : (술 마시며) 왜?
지오 : (심호흡하고, 불쑥) 내가 널 있잖아..오래전부터 다시 만나고 싶어했담, 너 믿을래?
준영 : (술 마시다, 사래 걸려 콜록대는)
씬12. 까페 근처 도로 + 규호차 안, 밤
수경, 앞좌석에서 룸밀러로 두 사람 하는 양을 보고 있는, 기가 막힌,
해진, 맑은 얼굴로 봉투를 디밀면, 규호, 그걸 받아 빼꼼히 보는,
규호 : 힉, 이거 얼마냐?
해진 : (수경보고, 규호 귀에 대고, 작게) 삼백만원이요.
규호 : (말꼬리 자르며) 아빠 뭐하시냐?
해진 : 강력반 형사요. 근데 저요, 무술도 되게 잘해요, 감독님이 저 쓰면 스턴트 없이도 갈 수 있어요. (자랑하듯) 합기도 3단,
규호 : (말꼬리 자르며)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아빠 아시냐?
해진 : 아뇨. 그럼 죽어요. 엄마랑 나랑.
규호 : 돈만 줄 수 있냐? 아님 딴 것도 줄 수 있냐?
해진 : 예?
규호 : (어이없이 웃으며, 봉투를 집어서, 해진의 가방에 껴주며, 애 다루듯) 엄마보고 한 억 정도 가져오라 그래.
왜냐면 나는 부자거든. 그래서 푼 돈은 안 먹어요. 푼돈 먹고 돈 먹었다 소리 들음 억울하잖니? 그리고,
해진 : (울상 짓는) ....
규호 : 너 내 앞에 한번만 더 찾아옴 내가 니 아빠 찾아가서, 뇌물수수로 니 아빠 철장 넌다.
해진 : (눈가 붉어진)
규호 : 그럼 아빠가 직장서 짤리시겠지? 그리고 나서 니 엄마랑 너랑은 어떻게 될까?
해진 : 안녕히.. 계세..요. (하고, 차 밖으로 나가는, 속상하게 마구 걸어가는, 눈가 닦으며 가는)
규호 : 잘가라.
수경 : (가는 해진 보고, 운전해 가며, 규호 밉게 보며) 연기가 정말 하고 싶은가 본데, 한번 오디션이나 봐봐요.
규호 : 입 닫고 가지.
수경 : (답답해서, 가며) 일 억 줌 받았겠죠?
규호 : (어이없이 웃고) 아니, 이 억. (하며, 고개 트는데)
창가로, 커다란 전광판에 뭔가가 스치는,
규호 : 야, 차 돌려.
수경 : 유턴할 데가.
규호 : 돌려.
수경 : (확 유턴을 하고)
규호 : (그 바람에 휘청하며) 니가 뎀비지, 지금.
* 점프컷 >>
도로가.
규호, 수경이 나와서 전광판을 보면,
해진, 갖은 표정으로 스틸사진 같은 게 지나가고, 차 광고 같은 걸 찍은,
수경 : 오우...얘 제법이네.
규호 : (보고) 낼 아침 4시 출발이니까, 넌 새벽 3시 30분까지 우리 집 주차장에서 대기다. 가. (하고, 운전석에 타는)
수경 : (차를 잡으며) 저기, 저 3, 아니 4호선 전철역에 좀...
규호 : (그냥 가고)
수경 : (차 가면) 피곤해 순직하겠네, 이거. (하고, 가는)
씬 13. 택시정류장, 밤
지오, 택시를 잡으려 하는,
준영, 그 뒤에 서서 지오에게 말거는,
준영 : (웃으며, 지오를 조금 놀리듯) 아까 하던 말 마저 해보라니까,
지오 : (어색해서, 도로 보며) 왜 이렇게 빈 차가 없어.
준영 : (지오의 팔을 잡으며) 말하고 가.
지오 : (은근슬쩍 팔을 빼며) 에헤, 야, 너는 왜 꼭 말할 때 안 듣고, 나중에 그래?
준영 : (갑자기) 근데 참, 그때 나 .. 왜 버렸어?
지오 : 얘가 왜 뜬금없이 이래, 그리고 너 말을 할람 제대로 말해. 내가 널 왜 버려? 니가 날 버렸지.
준영 : 이보세요, 아저씨, 연세도 얼마 안되셨는데 노망나셨어요? 제가 그때 일 하나도 안 빼먹고 기억하거든요.
지오 : 니가 기억하는 게 뭔데?
준영 : 나랑 선배랑 첫키쓰하고 얼마 안돼서, 연희선배가 다시 선배한테 왔어. 그랬드니, 선배가 얼씨구나 하고 갔지.
지오 : 나는 연희랑 그때 정말 정말로 친구로 잠깐 본거거든. 걔 어머니가 아프시다 그래서
의리도 있고, 나도 걔 어머니 아니까, 병원 모시고 가서 위급한 거 처리하고,
준영 : (불쑥) 그리고, 내가 뭐가 쉽냐?
지오 : ?!
준영 : 갑자기 화나네. (하며, 길을 가는)
지오 : (조금 당황해) 야야야, (하고, 준영을 따라가면)
준영 : (갑자기 뒤돌며, 웃으며) 정말 나 다시 만나고 싶었어? 언제부터?
지오 : ?!
준영 : 연희선배 만날 때도, 정말 맘속에선 나랑 양다리였어?
지오 : 너도 강준기 만날 때 나 좀 맘에 있었잖아.
준영 : (웃음 참으며) 아니야, 나는.
지오 : 얘, 얘가 사람을 가지고 쥐었다 폈다,
준영 : (웃으며, 뒷걸음치며) 오우, 몰랐네. 날 쭉, 계속...야...설마, 아니지?
지오 : 몰라. (하고, 택시정류장으로 가는)
준영 : 그럼 낼부터 우리 사궈?
지오 : (돌아보며) 에헤헤.
준영 : 아까한말 다시 해 봐? 정확하게 또박또박..내가 널 첨부터,
지오 : 에헤헤헤... 얘가 왜 이럴까..그만 하라니까, 얘가. (하고, 택시 타고 준영보며) 낼 전화할게. (하고, 문 쾅 닫고 가며, 좋은)
준영 : 잘 가! (하고, 웃으며, 손 흔드는)
씬 14. 민철의 집 앞, 밤
지오, 초인종소리를 계속 누르는,
민철, 평상복차림으로 문을 열며,
민철 : 뭐야, 너?
지오 : (미안하게 웃으며, 손에 든 맥주봉지를 보이며) 한잔만 해요.
민철 : (가만 보는)
지오 : (어색하고, 미안한) 미안해요, 국장님, (고개 디밀며) 한대 팰래요?
민철 : 아으.. (하고, 들어가는)
지오 : (기분 좋게, 들어가며) 뭐 안주거린 있나 모르겠네, 내가 전번에 집에서 갖다 준 김부각 있나?
씬 15. 몽타주
1, 싱가폴 헌팅, 다른 날 낮.
해외촬영지, 시내를 달리는, 봉고차.
준영와 민희, 경래, 성곤(조명)와 기사가 함께 가고 있는,
민희는 신이 났고, 준영은 대본을 보고, 경래와 성곤, 서로 맥주를 마시며, ‘간만에 물 건너 나오니까, 좋다’,
‘여긴 요즘 경기가 어떤가?’ 등등 을 말을 하며, 술을 마시는,
준영, ‘아, 시끄러!’ 하며, 휴지를 말아서 귀를 틀어막는데,
* 점프컷, 회상 >>
지오 : (심호흡하고, 불쑥) 내가 널 있잖아..오래전부터 못잊고 좋아했담, 너 믿을래?
준영, 기분이 좋아지는, 대본 보는,
경래, 술을 마시며, 준영의 그 모습 맘에 안 들게 보는,
2, 싱가폴 헌팅 도심가, 낮.
준영과, 일행들, 도심복판을 가로지르는, 준영, 작품 생각에 푹 빠져, 미간을 찡그리고 걷는,
그때, 누군가 준영의 어깨를 탁치고 가면, 준영, 그를 보면, 남자배우2, 죽자사자, 달리고, 그들 쫓는, 무리들이 보이는,
준영, 일행을 아랑곳없이 그를 뛰듯이 쫓아가는(상상을 쫓는, 상황),
민희 외 일행들, 주변 구경하며 얘기를 하다, 준영이 뛰듯이 가는 쪽을 보는,
3, 싱가폴 헌팅 도심, 뒷골목, 밤.
남자배우2, 도망을 가다, 더는 못 도망가고, 돌아보면, 다가서는, 무리들과 혈투를 벌이고, 싸움을 하는,
준영, 호기심에 차고, 조금은 긴장해 그 장면을 지켜보고, 무리들의 남자에게 맞아, 피가 터져, 벽을 주루룩 타고 내려앉는,
남자배우의, 눈가 그렁한 남자의 모습에서, 준영, 자신감에 차,
준영 : (혼잣말) 캇!
4, 지오의 욕실 안, 새벽.
지오, 샤워하고(아랠 수건으로 가리고), 욕실에서 나와 옷장쪽으로 가는,
* 점프컷 1 .>>
지오의 옷방(파티션으로 되어있는), 새벽.
지오, 서서, 정성스레 스팀 다림질을 하는, 옷을 다리는 모습 컷컷 보이는,
스팀에 가려져, 지오의 실루엣 정도만 보이는, 얼굴이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는,
* 점프컷 2 .>>
지오, 화장대 앞, 검은 와이셔츠의 커프스단추를 채우는, 그때, 전화 오고, 지오 받는,
그제서야, 거울속의 지오의 모습이 보이는, 아주 말끔한, 겉옷은 입지 않은, 바지와 와이셔츠만 입은,
지오 : (웃음 띤) 안자고, 웬 전화?
준영 : (F) 컨그추레이션, 컨그레추레이션,
5, 준영의 침실, 새벽.
준영, 졸려 눈을 부비고 하품하며, 전화로 노래를 부르며 침실에서 거실로 나가, 소파에 눕는,
준영 : (졸려 하품하며, 노래하는) 당신의 마지막 촬영을 축하합니다, 컨그레 추레이션, (하품하고) 컨그레추레이션,
6, 지오의 옷방, 새벽.
지오, 화장대에 기대서서 편안하게 웃으며,
준영 : (F) 당신의 마지막촬영을 축하, 축하, 축하합니다. 빠밤빠밤빠밤.
지오 : 노래하다, 하품하다.. 헌팅 갔다 밤 늦게 왔다며, 잠이나 더 자지.
7, 준영의 거실, 새벽.
준영,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조금은 졸린 듯, 그러나 편안한 목소리로,
준영 : (하품하며, 편안하게 웃으며) 지난 7개월간 고작 70분짜리 열 여섯 개 드라말 찍기 위해, 하루 평균 두 세 시간만 자고,
체중이 4킬로는 줄어든, 선배의 노고가 이제야 그 끝이 보이는데...아무리 (하품하며) 졸려도 축할해야지. 정말 축하해.
고생했고. 장해. 오늘도 블랙슈트?
지오 : (F) 물론.
준영 : (조금은 졸린, 웃음 띤) 가만 보면, 정말 웃겨. 왜 첫 촬영하고 마지막 촬영 때, 꼭 그렇게 입어? 촬영장에서 불편하잖아.
* 플래시백 <1부 씬 56 산타마리오안>
지오 : 넌 너무 쉬워.
준영 : (왜 갑자기 이 생각이 나나, 싶은, 멍한)
지오 : (F, 농담처럼 편하게) 내가 사랑하는 일에 대한 최소한의 의식이며,
8, 지오의 집안, 새벽.
지오 : (거울을 보며, 머릴 만지며) 예의라고 내가 그동안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듣냐?
9, 준영의 거실, 새벽.
준영 : (순간 떠오른 기억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하며, 어색하게 웃으며) 별나. 난 그냥 드라마가 재밌어서 하지, 그게 뭐 그렇게
예의까지 갖춰서 할 일인가 싶은데...당근 쫑파틴 가야지. (웃으며) 근데, 내가 축하 전화하니까, 좋지? 그지, 좋지?
10, 지오의 집안, 새벽.
지오 : (어색하게, 웃으며) 끊어. 장난하지 말고, 나 바뻐,
준영 : (끊고, F) 말해주고 끊어, 좋아? 좋냐고, 어?
지오 : 에헤..끊어. (하고, 전화기 내려놓으며, 웃으며) 자식...(하고, 나가려다가, 다시 와서, 향수를 한번 뿌리는)
11, 준영의 거실, 새벽.
준영, 입으로 노랠 허밍하며 편안하게 포트에서 커피를 따라서, 의자에 앉아,
커필 무심히 마시다 뜨거운지, ‘앗 뜨거, 뜨거’ 하며 호들갑을 떠는,
씬 16. 드라마국 안, 낮
준영, 드라마국 안으로 들어오는데,
송부장 : (E) 드라마가 무슨 엿가락이야, 뻑하면 늘리게!
준영, 한쪽을 보면, 소파에 현섭과 송부장이 앉아 얘기하다, 송부장이 화나 일어나는 모습이 보이는,
모두들 송부장과 현섭 쪽을 보고, 규호는 아랑곳없이 촬영준비를 하는,
현섭 : (일어서며) 송부장님 앉아요, 앉아서 얘기해!
송부장 : 내가 박부장 너랑 무슨 얘길 해. (하고, 규호의 자리로 가, 규호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주먹으로 날리는)
너 죽었어, 이새끼.
준영, 자리로 가, 앉으며, 놀라, 두 사람을 보고,
현섭과 다른 직원들, 주먹질을 더하려는 송부장을 안다시피 하며, 규호(화나, 씩씩대는)에게서 떼어내려고 하고,
수경이 뛰어와, 규호를 일으키는,
현섭 : 왜 그래, 왜, 왜, 왜?
송부장 : (입가가 터진 규호에게) 야, 새끼야, 니가 그렇게 잘났냐? 너 원래 이번 봄편성인데 꽃구경하는 사람땜에
시청률 안나와서 싫다고, (옆의 동료 가리키며) 얘보고 그 자리 들어가랬지? 그래서, 얘 들어가 죽 쑤고,
그 담에 작가 바꾼다고 한 달 또 미루고, 다시 촬영 늦어진다고, 한주만 더 봐 달래서 주준영 특집 땡기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뭐 이번엔 엔딩대본 다 나온 나 보고, 한 달만 더 늘려 달라고?! 야, 새끼야, 이 방송사가 니 방송사냐?
규호 : (일어나, 수건으로 입가 닦으며, 화난, 버럭) 그럼 하지 말면 되잖아요! 나는 (현섭 보며) 박부장님한테 말한 거예요.
송부장님 상관없이. 외화든, 쇼프로든...뭐든 해서 그냥 한 달만 미뤄 달랜 거지, 부장님 드라마늘리라곤 안했다고요!
송부장 : (달려들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자식아! 드라마 시간에 외화를 왜 넣어, 쇼를 왜 넣어!
현섭 : (매달리며) 송부장님, 송부장님, 참으셔, 참어.
규호 : 저두요, 잘 할라 그랬어요, 근데 작가가 벌써부터 쪼가리 대본 주고,
사고 후에 주인공 하는 장이나까지 촬영안한다고 날르고, 난들 어떡합니까? 와이어 쓰면 하루에 두 세 씬이 고작인데,
송부장 : 작가가 쪼가리 대본을 주든, 배우가 날르든, 그건 니 사정이지, 새끼야! 우린 뭐 너 만한 사정없냐?
늙은 나도 여적 쪼가리 대본으로 하루 서너 시간 자면서 일했어?!
규호 : 부장님은 그렇게 일하세요, 저는 못합니다! (현섭에게) 저 못해요, 제가 미워서 절 짜르시겠담, 그렇게 하시든가!
(하고, 가방을 챙기는)
수경 : (버럭, 규호의 가방 뺏으며) 말을 왜 그 따위로 해!
그때, 준영이 어느새 와서 수경을 확 잡아서 데리고 가는,
수경, 놓으라고 하면, 준영, 등을 치며 끌고 가며, ‘나가, 어서, 니가 왜 껴’ 하며 데리고 나가는,
송부장 : (규호 보며) 니가 임마, 언제까지 그렇게 시청률이 승승장구 나올 줄 아냐?
나도 임마 왕년에 너 만할 때 상이란 상은 다 타봤고, 최고 시청률 경신도 서너 번이나 했어, 임마!
현섭 : (송부장 끌고 가며) 나갑시다, 일단 나가서 얘기합시다. (주변에 진범에게) 뭐 하냐, 좀 같이 끌자.
진범 : (송부장 끌며) 나가요, 부장님, 예? 나가요, 부장님.
송부장 : (끌려 나가며, 규호에게 소리치는) 너 드라마 이제 미니 세 편하지? 나는 임마 1500시간 했어, 자식아! 어디서 건방지게.
규호 : (속상하게, 가방 집어서, 물건 챙기며) 뻑하면, 왕년에 어쨌네 저쨌네....그런 소리 하면 뭐해, 억울함 시청률 내든지, 썅.
(하다, 뭔가 이상해, 주변을 보면)
동료들, 순간 멈춰 규호 보다, 재수 없단 듯 제 할 일하는,
규호, 답답한, 가방 마저 챙기는,
씬 17. 드라마국 복도, 낮
준영, 수경 커필 마시는,
준영 : 나는 시청률 나와도 손규호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수경 : 행여, 넌 손규호보다 더 함 더 했지, 덜하지 않을걸.
준영 : (밉게 보면)
수경 : (웃으며, 보며) 너 감독 데뷔하고 나서 상 타니까, 강릉 있는 나한테 연락 딱 끊고, 상대도 안해줬잖아?
준영 : (황당하게 보며) 나는 원래, 너랑 상대 잘 안했어. 너랑 나랑 안친했잖아.
수경 : (어이없단 듯 웃고, 커피 마시고, 준영 보며) 니가 나한테 전에 관심 좀 있어 했거든.
준영 : (황당한) 내가, 너를?
수경 : (웃으며) 근데 너 이뻐졌다?
준영 : 남자들은 그런 느끼한 멘트는 어디서 돈 주고 배우니? 그리고 너 니 착각을 사실인 양 말하지 마,
내가 초창기에 규호선밴 그래 좀 맘에 있어 했어, 하지만,
수경 : (말꼬리 자르며, 황당한) 손규호까지? 너 첨엔 김민철국장도 나이를 먹어 그렇지 젊고 싱글이면
한번 들이대고 싶다 그랬잖아, 그리고 니가 첫 조연출한 작품에 그 남자배우 자식하고도, 약간의 썸씽 있었,
준영 : (당황한, 괜히 소리치는) 그 사람들은 멋있잖아!
수경 : 멋있음 다 껄떡대냐, 너는? 너 참 쉽다.
*플래시백 <1부 씬 56. 산타마리오안>.
지오 : 넌 너무 쉬워.
준영 : (당황해, 버버대는) 나..나..안 쉽거든.
수경 : 너 쉬워. (하고, 가는)
준영 : (가는 수경을 속상하게 보며, N) 왜 하필 다른 때도 아니고 선배와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이 시점에
그 말이 연속해서 이렇게 내 맘에 걸리는 걸까?
그때, 민희 오며,
민희 : 선배님, 헌팅 가요!
준영 : (보고, 민희 쪽으로 가는)
씬 18. 윤영모의 병원, 휴게실, 낮
윤영모와 민철, 테이블에 앉아있는,
윤영모,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있는, 그러나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 말을 하는,
민철, 그런 윤영모를 물끄러미 보기만 하는,
윤영모 : (동화책을 들고,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그러나 표정만은 정말 책을 읽는 것만큼 진지한) 당신이 나한테,
그 여자하고 무슨..문제가 있었는지 말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의 뭐냐? 이 새끼야.. 이 호로자식놈의 새, 끼, 야...
민철 : (가만 보다가, 입맛 다시고, 어렵게) 윤영이는 가끔..와요?
윤영모 : (책만 보는)
민철 : 와도 모르죠? 번번히 오는 나도 누군지 모르고?
윤영모 : (책만 보며, 머릴 긁는)
민철 : (보는)
씬 19. 국내호텔 안, 낮
경래와 성곤, 영일, 앞에 가며, 골프 얘길 하고,
그 뒤에 준영, 민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며 말하는,
민희 : 근데 이 호텔은 드라마에 넘 자주 나오지 않습니까?
준영 : (답답한) 앞에 세 사람이 꿍짝이 맞아, 괜찮다잖아.
민희 : 그래도 넘 많이 나와서 식상한데, 드라만 장소가 50프론데,
준영 : (밉게 앞에 감독들을 꼬나보며) 일은 안하고, 맨날 놀 생각들만 가득차서, 촬영 때도 저럼 내가 가만 안둘거야, 정말.
(하고, 고개 틀다가, 뭔가 이상해, 라운지 커피숍을 보면)
* 점프컷 >>
라운지에 준기와 맞선녀가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보이는,
준기, 여자 와 편안하게 얘기하다, 무심히 고개 들면, 준영이 보이는,
준영, 준기를 담담하게 보다가 어색하게 작게 웃으며, 그냥 가는,
준기, 그런 준영을 보는, 그리운 느낌이다.
씬 20. 지오의 촬영장, 도로, 낮
철이와 그 외 스탶들, 무전기로 차량을 통제하는 모습이 빠른 컷으로 보이는,
씬 21. 지오의 촬영장, 다른 도로, 낮
지오, 렉카 위에서 마지막 씬 모니터를 보며, 마지막 촬영에 여념이 없다.
소유, 고개를 내려와, 자전거를 멈추고, 뒤돌아보며,
소유 : (맘 아프게 큰소리) 와요?...와요?..오고 있는 거죠?
지오,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때, 언덕을 넘어서서 윤영이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오는 모습이 보이는,
소유 : (눈물 그렁해, 안도하고)
카메라, 지오 쪽으로 가면,
지오 : (모니터 보며, 눈가 그렁해, 맘 아프게 말하는) 달려!
윤영과 소유, 자전거로 내리막을 달려오고,
지오가 탄 렉카차, 속도를 내 달리는,
그렇게 달려가다, 지오, 그 어떤 때 보다, 큰소리로,
지오 : 캇!
* 점프컷 >>
도로에서 철이와 스탶들, 서로 주먹을 치고, 머릴 때리며 ‘수고했습니다, 고생했다’, 하고,
스탶들 무전기로 ‘끝났다, 쫑이다!, 다들 목욕가자!’ 하고 신나게 말하는,
씬 22. 규호의 촬영장, 낮
해진,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칼을 들고, 여자배우와 싸우다, 그 자리에서 붕 나르려다가, 와이어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규호 : (모니터를 보다가, 짜증스런, 일어나며) 야야야야야!
* 점프컷 1. >>
해진, 여자배우(미려)와 서로 얼굴에 상처 난 분장을 하고, 칼을 들고 대치중인,
이동차를 탄 촬영감독, 레일 위에서 두 사람을 도는,
한쪽에서 규호, 심각하게 모니터를 보는,
* 점프컷 2. >>
해진, 달려와, 칼로, 여자배우(미려)를 찌르려는데,
여자배우(미려)와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다른 곳을 찌르고, 칼에서 피가 나오는,
특수분장팀 뛰어와 칼에 피를 더 넣어주는,
규호 : (모니터를 보고, 짜증스런, 두 손으로 얼굴을 부비는)
해진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해보겠습니다. (하고, 마구 뛰어가는)
* 점프컷 3. >>
여자배우(미려), 칼을 들고, 달려오는 해진을 기다리는,
해진, ‘악!’ 소릴 내며 달려오고, 여자배우, 몸을 한 바퀴 돌려 있는 힘껏 그대로 해진을 찌르는,
해진, 숨을 못 쉬고, 그대로, 주저앉는,
규호 : (모니터 보며, 좋은, 박수치며) 좋았어 좋았...
봉균 : 야, 쟤 왜 저래! 쟤!
규호 : (해진 쪽 보면)
해진, 멍하니, 칼을 안고 쓰러지고,
규호, 놀란,
씬 23. 커다란 삼겹살 집, 밤
1, 사장과 본부장, 지오와 작가, 윤영, 소유, 스탶들의 요란한 박수소리와 함께
커다란 삼단 케이크(축 드라마종영이라고 쓰인)을 컷팅하는, 동시에 폭죽과 샴페인 터지는,
한쪽에 보면, 현섭이가 민철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하고, 민철, 손을 저으며, 한쪽으로 가서, 윤영을 밉게 보는,
각종 카메라와 사진기들이 터지는,
2, 지오, 윤영, 소유, 작가, 천CC짜리 맥주잔을 들고, 동시에 악을 쓰며 '위하여' 하면, 팀 전원 같이 소리치고,
지오, 윤영, 작가, 소유 천짜릴 원샷하는, 팀들, 발을 구르고, 박술치며, 좋아하는, 원샷 후, 잔을 머리에 대고 터는,
씬 24. 나이트클럽(혹은 락카페), 안
어두운 실내에, 조명이 켜지고, 준영과 민희, 윤영, 소유가 신나는 노랠 부르고, 스탶들 소리 지르며, 노랠 부르는,
한쪽 테이블에 민철(심드렁 한)과 현섭(기분 좋은) 술을 마시는,
씬 25. 나이트클럽, 복도 한 켠, 밤
지오, 술 취한 철이를 보고 귀여운 듯 웃고, 서있는,
철이 : 염병, 썅, 감독이면 다냐? 내가 그때 변명을 안해서 그렇지, 일이 존엔 많은데, 테입을 어떻게 다 관리하냐고,
내가 몸이 두 개도 아니고? (지오의 머릴 치며) 어?
지오 : (귀엽고, 황당하고, 어이없게 웃는)
철이 : (계속 지오의 머리를 툭툭 치며) 너는 말이야, 괜히 의리있는 척 하면서 존엔 의리 없어.
니가 아무리 잘나도 조감독 없이 일하냐? 말해봐, 니가 조감독 없이 일할 수 있어? 있냐구? (하고, 아주 세게, 탁치는)
지오 : (버럭) 아우, 아퍼! (하고, 순간 칠듯하면) 이걸 콱!
그때, 누군가, 지오의 뒷통수를 그대로 치는,
지오 : 악! (하고, 화나, 보며) 뭐야?!
미용 : (지오의 얼굴 끌어안고, 입 맞추고)
지오 : (놀라고)
미용 : (술 취한, 아랑곳없이, 철이 어깨에 팔 두르고) 넌 이리와, 나랑 놀아.
철이 : (가며, 지오 돌아보며) 너 얘 땜에 살은 줄 알어. 자식이, 말이야. (하고, 가는)
지오 : (어이없게 보며, 가는 두 사람 보고 웃는)
준영 : (지오에게 오며) 입 맞춘 게 좋나보다, 웃게? (보며, 편하게) 애들하고 함부로 그렇게 놀지마.
선밴 아무렇지 않아도 젊고 잘나가는 감독이 그럼 설레.
지오 : 우리.. 몰래 빠질래?
준영 : ?
지오 : 바다 가자.
준영 : 차 대기시켜?
지오 : (웃고)
준영 : 안본 사이 선수됐다? 느물느물 웃어가며.
지오 : (준영의 머릴 흩뜨리는) 너, 전에 강준기한테도 이랬냐?
준영 : (지오 보며, 어이없는) 무슨 소리야?
지오 : 강준기한테도...이렇게.. 귀엽게 그랬냐고?
준영 : (웃으며) 바다 데려감 얘기해주지. (그때 전화 오고, 받으며, 지오에게서 눈 안떼고) 네, 주준영입..
준기 : (F) 나야.
지오 : (보면) ?
준영 : (지오에게, 어색한) 잠깐만. (하고, 가며, 작게) ..술.. 마셨어?
지오 : (그런 준영에게) 야, 너 정말 강릉 갈 거야, 그럴 거면 내가..차 대기시키고, 어, 준영아!
그때, 술 취해서 작가 오며, 지오의 뒤통수를 치고,
지오 : (황당해 보면)
작가 : 원고 안 쓰고 술 마시는 이 기분, 감독 니들은 모르지? (하고, 가는)
지오 : (보고) 야, 다들 넘 하네, (머리 만지며) 아우, 대가리야.
씬 26. 도로, 밤
준영, 뛰어와 한쪽에 있는 택실 잡아타고, 택시 그냥 달리는,
씬 27. 나이트클럽 밖, 밤
민철,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찾는데 없는, 답답한, 담배를 다시 담배갑에 넣는,
그때, 윤영, 나오며, 말거는,
윤영 : 술 안마시고 여기서 뭐해요?
민철 : (보면)
윤영 : (민철 보며, 편안하게) 요즘 어떻게 지내요. 같은 일을 해도 통 볼 수가 없네.
민철 : (어이없게 보다, 외면하고, 가는)
윤영 : (편하게) 언제 한번 술이나 마셔요.
민철 : (가다, 멈춰 서서, 돌아보며) 니가 나한테 어떻게.. 말을 거냐?
윤영 : (이상한) 왜? 말 걸면..안돼요? (어이없이, 웃고, 보며) 우리가 뭐 부모 죽인 웬수 사이야?
그래도 한때 좋아했던 사인데, 그럼 얼굴 빤히 보고도, 그냥 지나쳐 가야 돼? 그게 맞어?
민철 : (화나, 숨을 고르고, 보는)
윤영 : 그럼 그렇게 해주고. (하고, 가는)
민철 : (뭐 저런 게 있나 싶은, 멍한)
카메라, 민철의 뒤를 보여주면, 현섭(술이 거나하게 취한), 그런 민철을 안쓰럽게 보다가, 와서, 민철의 등을 안으며,
현섭 : 참 나쁜 년이다, 그지?
민철 : (속상하고, 맘 아프게, 윤영 보다가, 현섭을 뿌리치고, 가는)
씬 28. 준영의 집안, 밤
문소리 나고, 준영, 준기(술 취해, 비틀거리며, 구토를 하려하는)의 어깰 잡고 들어오며,
준영 : 준기씨 준기씨, 좀만 더 걸어,
준기 : (속이 거북한지, 욱욱하는)
준영 : (준기를 잡고, 말리며) 있잖아, 있잖아, 준기씨, 여기 거실이야, 여기서 이럼 안되거든. 우리 욕실 가자, 욕실.
준기 : (욱욱하다가, 그만 준영의 품에 안기며, 옷에 구토를 하는)
준영 : (옷을 보며, 울 것 같은)
* 점프컷 >>
준영, 옷을 갈아입고, 세수한 얼굴로 욕실에서 나와, 벽에 기대서면,
준기, 소파에 앉아 고갤 숙이고 있는, 정신이 드는 듯한,
준영 : 씻을래?
준기 : (준영 보고, 고개 끄덕이는)
준영 : 도와줘? 아님 혼자 일어설 수 있어.
준기 : 혼자 해. (하고, 가만있는)
그때, 전화벨 울리고, 준영, 탁자로 가서 전화기를 들어보면, 지오다,
준영, 전화기를 받지 못하고, 조금 난감해, 준기를 보는,
준기 : (힘들게 일어나, 욕실로 가는)
준영 : (가는 준기 보고, 전화기 열며, 작게) 어, 선배.
씬 29. 여의도 대로, 밤
민희, 철이외, 모두 둥글게 원을 그리며, 노랠 부르고, 한쪽에서 난리도 아니다.
지오, 그런 스탶들을 보고, 웃으며, 전화하는,
지오 : (술 취해, 기분 좋게, 큰소리로) 야, 너 어디야? 우리가 지금 같이 있어야지, 왜 떨어져 있어. 같은 팀인데, 너 어딨어?!
씬 30. 준영의 침실 안, 밤
준영, 방으로 조심스레 오며, 전화하는,
준영 : 내가 피곤해서....집에 왔..근데..술 더 마셨어?..김군은?
지오 : (F) 얘가 무슨 소리야,
씬 31. 여의도대로, 밤
지오 : 집엘 가, 니가?! 야, 너 나와, 아, 아, 나와, 나와, 나와...임마..오늘은 7개월하고도 열흘만에 나..진짜 기분 째지거든..
철이 : (멀리서, 소리치는) 정지오 너 이리안와!
지오 : 좀만 기다려, 자식아! 저게 하루 죙일 야자네. 준영아, 우리 강릉 가자, 바다 가자, 어?
씬 32. 준영의 침실 안, 밤
준영 : (난감한) 강릉을 어떻게 가, 지금. 선배, 내가 일이 있어서 그래, 우리 낼 보자, 어?
(답답하고, 짜증나는) 왜 이럴까, 떼쓰지 말고..못가, 일이 있다고. 내가 낼 전화 (하고, 머리 쓸어 올리다, 문 쪽 보면) ?
그때, 준기, 씻은 얼굴로 문턱에 기대 서있는,
준기 : (어색한, 서글픈) 수건이 없어서...
준영 : (전화 확 끊고) 수건, 찾아줄게. 잠깐만. (하고, 수건을 찾는)
준기 : (준영 보다, 거실로 가는)
씬 33. 여의도대로, 밤
지오, 민희와 철이, 스탶들, <날아라 슈퍼보드> 노래와 율동을 하며, 대로를 점령하고, 신나고, 즐거운, 느낌이다.
씬 34. 준영의 집, 거실, 밤
준기, 소파에 앉아있고, 준영, 커피를 가져와, 맞은편 자리에 앉는,
준영 : (짐짓 밝게) 줄게 커피밖에 없네. 콩나물해장국 24시간 하는데 아는데, 거기 갈래? 아님, 소파에서 한숨 잘래? 이불 갖다 줄,
준기 : (말꼬리 끊으며) 우리 다시 시작하자.
준영 : ?
준기 : (커피마시고, 준영 보며, 담담히) 니가 나보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내가 인정할게.
결혼도, 니 말대로, 나중에 생각할,
준영 : (고개 돌리고, 한숨 쉬고, 커피마시는)
준기 : (담담히 보며) 그 사이에.. 누구 생겼니?
준영 : (편안하게 웃으며) 그건 아니고, 준기씨랑 헤어진 지 며칠이나 됐다고, 내가 벌써...
(하다가, 기분이 가라앉는, 어색하게 웃으며) 나 그런 애 아냐.
준기 : 나랑...다시 시작하자고 했었잖아.
준영 : (담담하게 보며) 친구로. 애인 말고.
그때, 준영의 핸드폰 오고,
준영, 보면, 지오다, 전화기를 쿠션으로 눌러 놓는,
준기 : (맘 아프게 보면) 니가 ..참..낯설다.
준영 : (어색하게 웃으며, 커피마시며) 못 본지 한 달 다 돼가잖아..그래서 그래, 참 선 많이 봐? 오늘 본 여잔 어땠어?
차분해 보이는 게 좋든데. 근데 외모는 자기취향 아니드라.
준기 : 넌 벌써 다 날 다 잊은 거 같다?
준영 : (어색한 웃음 지으며) 잊기는 뭘 잊어..그냥 좀..힘들었는데, 정리했어.
준기 : (맘 아픈, 비아냥) 정리가 돼?
준영 : (커피마시고, 안보는) ?
준기 : (눈가 붉어져) 야...... (하다, 순간, 찻잔을 집어던지고(찻잔 깨지는), 맘 아프게 얼굴을 부비고, 나가려다, 다시 돌아와,
준영의 앞자리에 앉으며, 맘 아픈) 니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다시 시작해보자고 전화한 게 불과.. 보름전이야.
준영 : (맘 아픈, 멍한) ...
준기 : 지난 한 달 동안..나는 환자 치료하는 의사란 놈이..매일 술에 절어서...그런데 너는 벌써.. 이렇게..아무렇지도 않은..얼굴로,
(눈물 그렁 해지는, 깊게 한숨을 쉬는) 후..
준영 : (고개 숙인, 미안한) 미안해.
준기 : (맘 아픈) 주준영.. 부탁인데, 다시 누군가를 니가 만나서..사랑을 할 땐 있잖아. 단 한 번만이라도 좀.. 진지해져봐, 어?
(하고, 나가는)
준영 : (맘 아픈, 그러다, 일어나, 쓰레기통 가져와, 깨진 잔 조각들을 줍다가, 눈가 붉어져, 맘 아프고, 답답한,
하던 일 멈추고, 가만 앉아있는)
씬 35. 플래시컷, 몽타주
1, 골목 뒷길, 새벽.
병욱, 오바이트하는 철이 등을 쳐주는,
2, 도로, 새벽.
민희, 철이 업고 서있으면, 지오, 스탶 하날 업고, 택시를 잡아, 세사람을 다 태우는,
씬 36. 지오의 시골집, 아침
지오모, 국에 밥 말아, 먹으며, 부뚜막에 소죽 쑤며 핸드폰하고 있는,
지오 : (어리광 있는, F) 에헤 밥 그렇게 먹지 말라니까, 궁상스럽게.
지오모 : (웃으며) 이제 그림 다 찍었나보네, 울아들. 니가 언제 일함 전화해. 안하니까, 전화하지.
씬 37. 지오의 평상, 아침
지오 : (기분 좋은, 평상에 누워) 울엄마 왜 이렇게 똑똑해, 누구 닮아 똑똑하지? 엄마 우리 언제 봐.
씬 38. 지오시골집, 아침
지오모 : (밥먹고, 웃으며) 니가 오면.
지오 : (F) 엄마가 와.
지오모 : 엄마가 어떻게 가..(웃다가, 발자국 소리 듣고) 아부지 온다, 손전화하는 거 보면 엄마 혼나. 낭중에 집으로 전화해.
(하고, 전화 끊는)
지오부 : (부엌으로 들어서며) 내가 소 밥주고 밥먹으랬지?
지오모 : (국그릇 채 마시며, 웃으며) 벌써 열 놈 밥은 주고..하두 배가 고파서...
지오부 : 그 누무 배는 항시 고프냐? 갈치 구워, 밥 줘 (하고, 나가는)
지오모 : 네. (하고, 소죽을 젖으며) 소밥, 서방 밥 차리다 내 인생 끝나네, 끝나,
씬 39. 대형마트 안, 낮
지오, 평상복차림으로 카트 끌며 샴푸며, 커피며, 이것저것을 사고 있는,
그때, 준영, 생각 많게 뒤에서 투벅투벅 걷는,
지오 : 일할 땐, 일만 끝남, 하루 진종일 누워서 뒹굴뒹굴, 책보다, 졸림 자고, 자다 지치면, 밥 먹고 비디오보고,
그러다 또 졸림 자고 지겹게 쉴라 그랬는데, 일하는 동안 잠 안자는 게 버릇이 됐는지 아무리 잘라 그래도 잠이 안 온다.
10분 자고 벌떡 깨고, 20분 자고, 벌떡 깨고,
준영 : (시큰둥한, 답답한) 물건 아직 다 안 샀어?
지오 : (메모지 보며) 이제 거의 다 사가. 양념코너 가서 간장하고, 참 휴지... (하고, 왔던 길 다시 가서, 휴지를 집어 카트에 넣고,
다시 준영 쪽으로 오다가) 이런이런이런...라면 사야 된다. (하고, 다른 데로 확 가는)
준영 : 라면은 동네서 사도,
지오 : (이미, 코너를 돌아버린)
준영 : (화나지만, 따라가는)
* 점프컷 >>
준영, 라면 사는 데로 가다가, 한쪽 보면, 지오, 시식코너를 기웃거리는,
그러다 아줌마들 틈을 굳이굳이 끼어들어가, 이쑤시개로 불고길 먹으며, 종업원에게 말하는,
지오 : 에이, 조미료 넣는데, 뭘 안넣.
준영 : (지오를 잡아끌며) 나 바쁘다고, 대본 연습 간댔잖아.
종업원 : 속고만 사셨나.
그때, 아줌마, 종업원에게
아줌마 : 이거 다 떨이해주세요.
지오 : (놀라) 나, 나두, 오, 오백 그람만 주세요, 오백그람.
종업원 : 네, 잠시만요. (하며, 불고기를 양념에 버무리는)
준영 : (지오 잡아끌고, 보며) 저거 꼭 지금 사야돼지?
지오 : 이게 매일 나오는 게 아니거든, 품목을 그날그날 바꿔요, 지금 사야 돼.
준영 : (어이없이 보다가는)
지오 : (웃으며) 차에 있어, 곧 갈게. (하고, 종업원에게) 그람 수 너무 작다, 언니, 좀 더 넣어.
씬 40. 야외, 주차장, 낮
준영, 지오의 차 근처에 팔짱끼고 생각 많게 서있는,
지오, 물건을 잔뜩 들고 뛰어오며,
지오 : 미안, 미안, 미안. (하고, 트렁크에 짐을 실으며) 차에 들어가 있지.
준영 : 장을 꼭 오늘 봐야 돼?
지오 : (웃으며) 집에 먹을 거라곤 수돗물 밖에 없는데 그럼 어떡해. 차, 타. 앙탈 그만 부리고,
준영 : 나는 선배한테 어떤 사람이야? 뻑하면 앙탈이나 부리는...그런 애야?
지오 : (어이없이 웃으며) 아우, 얘가 또 왜 이러나.
준영 : 선배한테 나는 웃기는 애고, 이유 없이 뻑하면 앙탈이나 부리는 애고, 안하무인에, 천방지축에..쉬운 앤데, 왜 날 다시 만나?
지오 : (웃으며) 집에 가자. 대본연습 다섯 시라며? 그럼 아직 (시계 보고) 세시간 50분 있으니까,
지금 빨리 우리 집에 가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대본보고 얘기하고,
준영 : 미친 사람 같애, 왜 자꾸 웃어? 뭐가 웃겨?
지오 : (뻐기듯, 윙크하고, 웃으며) 시청률 나왔잖냐, 내가. 이번 주 엔딩은..내가 장담하는데, 삼십이야.
너 시청률 삼십 안나와봤지? 그럼 너는 이런 기분은 정말 알래야 알 수가 없겠다, 그지?
준영 : 어제 준기씨 만났어.
지오 : (조금 움찔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웃음을 띠고, 생각하듯) 음...좋았..어?
준영 : 나보고 진지하게 살래드라.
지오 : (조금 맘이 상하는, 어이없단 듯 웃으며) 그래서, 앞으로 진지하게 살아 보실라고...오늘 나한테 계속 딴지신가?
준영 : (서운하게 가만 보다, 빠른 걸음으로 가는)
지오 : (짐짓 편하게) 대본에 대해 물어볼 거 있다며? 그냥 가도 돼? 나중에 징징 울면서 후회하지 말고 물어보지?!
준영 : (가며, 큰소리로, 서운한) 안물어봐도 알 거 같애.
지오 : (웃으며) 뭐였는데?
준영 : (돌아보고, 뒷걸음치고 가며, 맘 아픈) 사랑이 귀찮아질 만큼 사는 게 버겁다는 나레이션을
내가 어떻게 이해해야 되나를 묻고 싶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딱 그래.
지오 : ?
준영 : 선배 너는 너만 기분 좋음, 니 앞에 있는 내가 어떤지는 전혀 아랑곳이 없어. 옛날에 나랑 헤어질 때도 선배 넌 그랬어.
이제야 다 기억이 나.
지오 : (손으로 오라고, 손짓하며) 이리 와. 와서, 얘기해.
준영 : (자기 말만 하는) 그때 넌 정말 잔인했는데, 내가 왜 그걸 잊었고, 다시 시작할려고 했나싶다. (하고, 가는)
지오 : 야, 서, 임마!
준영 : (가는)
지오 : (가만 준영을 보며, 답답하고 어이없는 웃음 짓다가, 화가 나는지,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차를 타고, 가는)
지오의 차, 준영을, 지나쳐가는,
준영, 아랑곳없이 걸어가는,
씬 41. 드라마국 복도, 낮
서우, 매니저, 서서 얘기하고 있는,
준영, 한쪽에서 생각 많은
준영 : (황당한) 대본준 지가 언젠데 연습날 찾아와서 동성애 얘기 땜에 못한단 게 말이 되요?
매니저 : (보며) 영화촬영 땜에 오늘 줬거든요.
서우 : (답답한) 옷 벗고 뒹구는 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매니저 : 남자끼리 드라마에서 키쓰씬은 쎄요. 가뜩이나 곱상해서 인터넷에서 말이 많은데,
준영 : 댁이랑 할 말 없고, 조승원씨 오라 그러세요.
매니저 : (준영 고깝게 보며, 서우랑만 얘기하는) 이작가님한텐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
(서우랑만 얘기하는) 이번 작품은 그냥 딴 배우 쓰시고, 담번 미니할 때,
준영 : (매니저를 어이없게 보다, 연습실로 들어가는)
서우 : (매니저 말 들으며, 가는 준영 보는)
씬 42. 연습실안, 낮
준영, 윤영(전화를 하고 있는), 서우, 장민 있는데, 장민 화나 일어서며,
장민 : 내가 정말 별일을 다 당해보네, 새 배우 정해지고 연습날짜 정해지면 연락 줘요. (하고, 나가는)
윤영 : (전화기 내려놓며) 벌써 잠수야. 안 받아, 딴 배우 알아보자.
준영 : (윤영을 빤히 쳐다보며) 다른 배운 필요 없어요, 선배님이 조승원씨 데려오신 거니까, 선배님이 책임지고,
윤영 : (편하게) 주감독은 내 힘을 너무 쎄게 보나보다. 조승원 정도 되면 내 말 안들어. 매니저도 힘없고.
서우 : (말꼬리 자르며, 들어와서, 앉으며) 주감독, 딴 애로 가자.
준영 : (답답한, 윤영에게, 화를 참으며, 한숨쉬고) 후...제가 이런 말씀 안드릴려고 했는데,
조승원...곧 선배 프로덕션에서 하는 영화 들어가죠? 그 영화 들어감 우리드라마 스케줄
윤영 : (물마시고, 준영 보며) 돌려 말하지 말고, 그냥 말해. 내가 이 작품 들어 올라고 일부러 조승원 끼고 들어와서,
일이 성사가 되니까, 조승원을 우리 회사 일에 참여시키고, 여기서는 뺐다, 그 말이 하고 싶어?
서우 : (웃으며, 편하게) 에이..언니, 그건 아니고..
윤영 : (준영 보며) 주감독은 그런 거 같은데?
준영 : (빤히 보며, 비웃듯 웃으며) ....
윤영 : ...
준영 : 설마..제가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그런 뜻으로 들으셨담 죄송하네요. 없던 말로 하죠. 가세요.
윤영 : (웃으며) 설마라고 하는 게 어째 설마 같지가 않다. (하고, 나가는)
서우 : (웃으며, 가는 윤영 보며) 언니, 주감독 그냥 한 말이야, 서운해 맙시다, 네!
준영 : (화난, 혼잣말) 불여시.
서우 : (보는) ..누가 불여시?
준영 : (화난, 서우 보며) 아직도 모르겠어요, 작가님도 나도 윤영이 저 여자한테 속은 거예요.
저 여자가 이런 일이 한두 번인 줄 알아요? 지난번 우리 동기 작품에도 우정출연한다고 뻥치고 안하고,
지오선배 때도 성소유랑 같이 일 안함 못한다고, 뻗대서 지 뜻대로 하고,
서우 : (어이없는) 성소유 아님 다른 대안은 있었고?
준영 : (화난, 가방 챙기며) 내가 촬영할 때 가만 두나 봐라. 엿먹는 게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줄테니까.
서우 : 가만 보면 주감독 이상하게 꼬였다?
준영 : 저랑 일하시는 게 싫으세요? 왜 제가 무슨 말만하면,
서우 : 주감독, 혹시 심한 자격지심있,
준영 : (화나, 보면)
서우 : 눈 찢어지겠다. (하고, 가는)
준영 : (종이잔의 커필 마시다, 던져버리고, 숨을 씩씩 고르다가, 전화길 드는, 맘 아프고, 속상한) 나야.
나한테 함부로 한 거 사과해.
씬 43. 준기병원, 복도, 낮
준기, 걸어가다가 멈춰서며,
준기 : ?
준영 : (F) 자기가 나한테 한 짓은 아랑곳없이, 나만 잘못했어?
준기 : (차분한, 미안한)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일은,
준영 : (F, 전화를 뚝 끊는)
준기 : (전화를 끄고, 주머니에 넣고, 가는데, 다시 전화가 오는)
화면분할 되는,
준영 : (눈가 붉어져, 화나고, 맘 아픈) 기분 어때?
준기 : (맘 아픈) ...
준영 : 전화하는 도중에, 자기가 말하는 도중에 내가 전화 끊으니까, 기분 어때? 드럽지? 나는 그런 기분 자기랑 만나는 동안
수백 번도 더 느꼈어! 우리가 백일 넘게 안 만나다가 다시 만난 날 헤어지자고 누가 먼저 그랬어? 자기가 그랬어.
나는 약속을 못 지킨 이유에 대해 변명하고 싶었는데, 기회 줬어? 자존심 구겨가며 매달리는 나한테,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전화 뚝뚝 끊어버리고, 그러다 갑자기 틱 지겹다고 문자 보낸 사람한테 내가 뭐라 그래? 사람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어놓고,
매달리지 않는다고, 진지하지 못하다는 건 내 입장에선 너무나도 일방적이야.
준기 : (달래듯) 준영아.
준영 : 자기한텐 진지한 게, 이런 거야? 헤어진 사람이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잘 지내란 말도 안하고, 커피잔 집어던지는..
(눈가 그렁해, 속상한) 나는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았다, 정말. (하고, 전화 끊는)
준기, 전화기 내리며 참담한, 화면에서 사라지고,
그때, 지오, 들어서며, 준영 앞에 앉는,
준영, 눈가 그렁해, 지오 안보고, 가방만 챙기며,
준영 : 엄마 만나기로 했어, 나랑 붙고 싶음 기다려. (하고, 나가는)
지오 : (왜 이러나 싶은) 휴...
씬 44. 명품점, 밤
준영모, 종업원과 옷을 가지고 싸우는,
준영, 한쪽에 앉아, 준영모의 행동이 싫은,
준영모 :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 반품기한이 지나다니, 내가 이 옷을 불과 일주일 전에 샀는데, 무슨 반품기한이 지나?
종업원1 : 이 옷은 세일한 거라, 반품기한이 3일이예요.
준영 : (화나, 준영모를 보고 있는) 엄마 가자.
종업원2 : (오며) 손님, 이러심 안되요, 이거 입으신 거잖아요.
준영모 : (버럭) 내가 언제 이 옷을 입었니?
종업원1 : 저랑 엊그제 이 옷 입고 저쪽 샵에서 부딪혔잖아요!
준영 : (준영모 끌고 나가며) 엄마 그냥 가자, 제발 그냥 가자! 어?!
준영모 : (뿌리치며) 가긴 어딜 가! 이거 안놔! 야, 너 이거 안 바꿔? 니들 소비자보호원에 고발을 해야 정신을 차리니?!
씬 45. 명품점 근처 길거리, 밤
준영, 숨을 씩씩거리고, 서있으면, 잠시 후, 매장에서 준영모, 돈을 들고 가방에 넣고 나오는.
준영모 : (기분이 좋은) 지들이 날 이겨. 쥐가 고양일 이기지. 밥 먹자. 뭐 먹을래?
준영 : (너무 화나 말도 못하겠는) 엄마 돈 없어? 돈 많잖어?! 그런데 ..왜..엄마..난..옷을 입었음..당연히..
엄마..엄만 왜 그렇게, 상식적이질 못해,
준영모 : (말꼬리 자르며, 담백하게) 천박하게도 해야지, 니 애비처럼.
준영 : ?
준영모 : 나쁜 년. 지애비하고 똑같은 년. (하고, 가는)
준영 : (맘 아프게 보는, 머리 쓸어 올리며,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 반대로 가는)
씬 46. 해진병원일각, 밤
해진, 배를 부여잡고, ‘감독님, 감독님’하며 마구 뛰는,
그러다 에스컬 레이터에서 멈춰, 내려가는 규호와 수경에게 소리치는,
해진 : (좋은) 감독님!
규호, 수경 : (가다, 보면) ?!
해진 : 저, 정말 열심히 할게요! 공분이역 제가 확실히 띄울게요! 시청률 40! 제가 책임질게요!
수경 : (웃으며) 소품칼이긴 해도 뱃가죽이 찔렸는데, 어떻게 저렇게 멀쩡해.
(규호 보며) 장이나가 무서워 도망가니까, 쟤가 신났네요. 일개 단역에서 주연으로.
규호 : (생각이 많은)
해진 : 이제부터 저 감독님이 죽으람 죽을게요! 이 은혜 절대 안잊을게요! 저 전지현보다 이쁘게,
이영애보다 섹시하게 연기할게요! 감독님한테 충성할게요! (소리치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감독님! 사랑해요!
규호 : (가며, 수경에게) 대본 아직 안나왔지?
수경 : 네.
규호 : 작갈 갈던지 수를 내야지, 이거..
씬 47. 지오의 집안, 밤
지오, 커필 타고, 준영, 의자에 앉아, 지오를 꼬나보며 화나 말을 하고 있는,
준영 : 내가 뭐가 쉽냐고, 물었어?
지오 : (준영 안보고, 커피 잔 준비하며) 다짜고짜 애가 왜 이..(준영 보며, 달래듯) 앉아, 앉아서 커피마시고 천천히 얘기해.
나, 어제 마신 술이 아직 안 깨가지고, 커피 마시고, 우리 천천히,
준영 : 커피 안 마셔. 내가 뭐가 쉬워? 선배 니가 쉽지? 내가 뭐가 쉬워?
지오 : (말꼬리 자르며, 돌아보며) 너, 어제 강준기랑 무슨 일 있었어?
준영 : (아랑곳없이, 화난) 연희선배 엄마가 아프셔서 돌봐드릴 사람이 없다고 돌봐야한다고 전화 한 통하고, 사라지고 난 이후에,
선배 너 나한테 어떻게 했어?
지오 : (답답해, 소리치는) 앤써링에 수천 번도 더 남겼어! 이해해달라고!
준영 : (눈가 붉어 보며, 소리치는) 이해해 달라 그럼 내가 이해해! 그렇게 전화만 하면 다야, 찾아오진 않고!
지오 : (기운 빠지는, 답답한 듯) 그래, 취소취소...너 안 쉬워. 너 어려워. 그것도 보통이 아니라, 무지 어려워. 이제 됐냐?
준영 : 다들 그러는 거 아냐, 내가 진지하질 못해?
지오 : 진지하지 못하다곤 안했다?
준영 : 강준기가 그러드라.
지오 : (기분 상하는) ?!
준영 : 내가 다시 만나재서 안만난다니까, 진지하지 못하다고..나는 할만큼..강준기랑은 만난 시간보다, 안만난 시간이 더 많았고..
선배 너랑은..정말 나는 안 쉬웠어, 그때 나한테 전화는 필요 없었어, 그냥 선배 니가 나한테 와줌..
(힘든, 숨을 후하고 쉬고, 눈물 손등으로 닦는)
지오 : (화 나는) 야야야, 너 지금 니가 이렇게 화나는 이유가 뭐야? 나야? 강준기야?
준영 : (말하다가, 이상한) 뭐라는 거야?
지오 : 내가 진짜 쪼잔해서 그냥 넘어갈라니까..도저히..너, 강준기 왜 만났어? 너 어제 분명히 나랑 있었는데..대체 언제
(순간 확 깨는 듯한) 너 어제 일 있다고 한 게..그럼 걔 만날..(버럭) 야, 너 그때 시간이 몇 신데? 그 시간에 남잘,
준영 : (당황하는) 저기 있잖어..(딴소리 하는, 커피 따르러 가며) 커피가 다 됐네.
지오 : (준영 잡아채며) 너 걔 어디서 만났냐? 설마..니네 집? (어색하게 웃으며) 그건 아니지?
그 야밤에 헤어진 남녀가 단 둘이 집에서..그건 절대 아닐 거야, 그지?
준영 : (커피마시고, 과장되게) 당근 그건 아니지, 헤어진 남자랑..아냐, 나 그런 애. 그, 그리고, 나.. 나, 남자 집에 잘.. 안 오게 해.
(하고, 거실로 가서 앉는)
지오 : (따라가며) 웃기지마. 니가 무슨 남잘 집에 안 오게 해. 너 지난번 내가 니네 집에, 전화했을 때, 강준기가 거기 있드만.
(하고, 준영 앞에 앉는)
준영 : (가방에서 대본 꺼내며, 아무데나 펴며) 선배 이 뜻 뭐야?
지오 : (대본 보고, 대본 보여주며) 이건 스탶 전화번호야. (팽개치고) 너 어제 어딨었어?
준영 : (외면하며, 일어나) 갑자기 배고프네, 라면 먹자. (하고, 주방으로 가 준비하는)
지오 : 야, 너 이렇게 말꼬리 돌리고 피한다고 모든게 끝나는 게 아니거든. (준영 옆에 가며) 너 말해 봐봐, 어제..그래, 너 술집에서
나간게 그때가 1시경이었지, 그때 이후로 뭐했는지, 지금부터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싹 다 얘기해, 어서, 자식아!
준영 : (라면 끓일 그릇을 찾으며) 어딨냐, 냄비가..라면은 또 어딨지?
준영 : (N) 지금 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나의 아킬레스건은...인정하기 싫지만, 내가 너무 사랑을 정리하는 것도,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쉬운 애라는 거다. 하지만, 이 순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이 사랑을 더는 쉽게 끝내고 싶지 않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지오, 계속 ‘너 말 안 하냐, 나 열 받게, 너 나 집요한 거 알지? 나 오늘 날 샌다’하고 말하고,
준영, 냄비에 물을 받다가, 갑자기 돌아서며,
준영 : 미안해. 집에 왔었어. 근데 선배,
지오 : (옷 들고, 나가는) 너 혼자 라면 백 개 먹어.
준영 : (눈치 보며, 난감한, 라면을 찾고, 물을 끓이며, N) 지난날처럼 쉽게 오해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루하더라도 다시 그와 긴 얘길 시작한다면 이번 사랑은 결코 지난 사랑과 같지 않을 수 있을까?
(소리 치는) 선배 밖에 있지, 들어와 봐, 계란이 없어. (하며, 냉장고의 계란을 딴 데 숨기는) 어, 선배!
지오 : (밖에서 들어와, 냉장고 보며) 계란이 왜 없어. 낮에 샀는데.
준영 : (웃고, 애교떠는) 우리 손잡고 계란 사러가자. (하고, 지오 손잡고, 가며) 가자.
지오 : (손 뿌리치며) 일단 손 놓고, 아까 하던 말이나 계속 ..
준영 : (다시 손잡고) 배고파. 계란 사러 가자, 어? 빨리.. (하고, 나가는)
지오 : 너 뭐든 대충 애교부리며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데, 난 너처럼 쉬운 놈 아니다.
준영 : 알어, 선밴 나처럼 안 쉽고, 어려운 놈인 거!
지오 : 뭐, 놈?
씬 48. 지오네 평상, 밤
지오, 준영, 별 보며, 누워있는,
지오 : 마트에서 니 기분 알아채지 못하고 나만 좋았던 건, 나중에 생각하니까, 좀 그렇드라.
준영 : 좀 그렇드라는 뭐야? 미안함 미안하다 그러지.
지오 : 그냥 알아들어라.
준영 : 시청률 삼십이, 그렇게 신났어.
지오 : (기대에 찬, 웃음 지으며) 낼 마지막 방송 나가봐야지, 아직 27이야.
준영 : (웃고, 편안한) 으이...(별보고) 엄마가 아빠한테..천박하단 말을 들었을 때 어땠을까 싶은 게, 맘이 짠했어.
그런 말을 하면서 왜 살까 싶기도 하고..
지오 : 으른들은 그러며 살드라.
준영 : 선배, 우리 다시 만나서는... 상처 주는 말 같은 거 하지말자. 그리고 쉽게 헤어지지 말자, 전처럼. 싸우지도 말고.
지오 : 싸우자. 연희랑은 못 그랬거든. (하고, 준영 보면)
준영 : (보면)
지오 : 서로 너무 말을 안했어. 싸울 일이란 게 늘 너무 작은 일이잖어. 쪼잔하고, 쪽팔리고, 괜히 존심 상하고,
근데 그래서 말 안함..나중에..정말 돌이킬 수 없게 일이 크게 되는 거 같애. (그러다, 벌떡 일어나 앉으며, 목소리 바꾸고)
그래서 말인데, 너 강준기한테 나 다시 만난다고 말했냐, 안했냐?
준영 : (놀리듯, 슬슬 도망가며) 그걸 어떻게 말해, 쉬워보이게.
지오 : (잡으려하며) 야, 너 이리와.
준영 : (도망치며) 사실 그렇잖아, 사람이라는 게 쉽게 안변하는데 내가 또 선배랑 헤어짐, 그땐 혹시 또 강준기랑..
지오 : 너 오늘 죽었어, (하고, 잡으려 다니는, 그리고 잡아서는 평상위에서 레슬링을 하는) 암바!
준영 : 악! (하고, 지오 발 같은 델 무는)
지오 : 악!
씬 49. 드라마국 안, 다른 날 낮
지오, 철이 게시판의 시청률 표를 보고 있는, 뭔가 답답한,
철이 : (답답한) 난 삼십 칠 줄 알았는데..23이 뭐냐? (지오 보며) 프로덕션에서 콜 받기엔 넘 약아지, 23은?
지오 : (철이 보며, 거짓말(?)하는) 누가 프리로 나간대, 누가?! 나는 드라마가 좋아서 드라마 찍어,
너처럼 프리로 나가서 떼돈 벌 욕심 없.. 자식이.. 내가 지 같은 줄 아나? (하고, 가는데, 답답한)
씬 50. 준영의 집, 낮
준영, 차분하게 전화를 받고 있는,
준영 : 잘 지내.
화면 분할되며,
준기 : (락커실에서) 너도. (웃으며) 그리고 만약 아프면...연락해.
준영 : (웃는) 악담 같다?
준기 : 아프지마.
준영 : 술 마시지마. 술 체질 아냐.
준기 : (어색하게 웃는)
말없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준영 : (N) 새로운 사랑은 지난 사랑을 잘 정리할 수 있을 때에만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않았다. 다만, 고맙다고 했다.
준영 : 고마워.
준기 : (맘 아픈)
준영 : (N) 아마도 그는 그로 인해 내가 얼마나 많이 성숙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준기 : (시계 보고) 수술 들어간다.
준영 : 잘 해.
준기 : 응. (하고, 전화기 끄면, 화면 사라지는)
준영 : (그때, 다시 전화 오면, 지오다, 가만 핸드폰 보고, 웃으며) 정지오씨, 너무 서두시네. 우리 조금만 천천히 갑시다. 멀미 나.
(하고, 차 마시며, 음악을 틀고, 노래 부르는 걸 흉내내듯, 립싱크하며, 기분 좋게 몸을 흔들며, 대본을 보는)
그런 준영의 모습에서 엔딩.
******** 지오 드라마 마지막회 엔딩씬(참고) *******
씬 43 길, 낮, 몽타주성.
경민, 영우 각자 자전거 타고 작게 웃음 띠고 가는.
경민, 앞서서 가며,
경 민 : 빨리 오세요.
영우, 그 옆 스쳐 지나가며,
영 우 : 내가 질줄 알고. (하고, 가며) 오늘 경주도 내가 이길 걸. (하고, 가 는)
경 민 : (웃으며, 가는) 오늘은 안 질 거야.
영우, 앞서 가고, 경민 뒤쳐져 가는.
시간경과.
영우, 앞서 가며 아무 것도 모르고 기분 좋게 ‘빨리 와요, 빨리’ 하고. 카메라, 뒤로 가면,
경민, 뒤쳐져 가다 멈추는, 얼굴에 온통 땀이 흐르는. 서서, 영우 쪽 보며 ‘갈게, 먼저 가’ .
영우, 경민이 아픈 것 모르고 가며 ‘빨리 와, 빨리요, 안 그러면 먼저 간다’ 경민, 뒤에 서서 힘든, 영우의 뒷모습을 보는데, 희뿌연.
느린 화면.
영우, 즐겁게 가는 모습 보이고,
경민, 그런 영우를 힘들게 보고 있는.
회상 - 인써트.
영우와 즐거웠던 시간들, 지나가는.
현실, 언덕 내리막길.
영우, 즐겁게 자전거 타고 가다가, 멈춰, 뒤돌아보면,
경민, 보이지 않는.
영 우 : (편하게 부르는) 조경민씨!
카메라, 길가 쪽에 보면, 경민 보이지 않는.
영 우 : 안 와요!
카메라, 길가 쪽 보면, 경민 보이지 않는.
영 우 : (느낌이 이상한, 눈가 그렁해지는, 가라앉은, 가슴 떨리는, 길가 쪽 보며, 천천히 부르는) 조경민씨.. 정아야..(크게) 정아야!
카메라, 길가 쪽 보여주면, 언덕길에서 경민, 힘들게 자전거 타고 오르는 모습 보이는.
영우, 눈물 그렁해지며 작게 웃음 번지는,
경민, 영우 옆에 서며, 땀 흘리며 숨 고르며 웃음 띤.
경 민 : 내가 졌다, 같이 가자.
영 우 : (눈가 그렁해, 웃음 띤, 애써 담담하게) 거봐, 내가 이긴댔지. 이제 천천히 가요.
경 민 : 그래. 영 우 : 자, 그럼 다시 출발합니다.
두 사람, 자전거 타고 출발하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