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식 기행 ⑤] 라면 덕후들의 중국 라면(方便面) 이야기[2024-08-02, 19:38:51] 상하이저널
'라면' 하면 한국 라면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중국에도 별미로 먹을만한 라면이 꽤 있다. 올 봄에 출시된 바이샹(白象) 기업의 샹차이라면(香菜面, xiāng cài miàn)은 고수 덕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출시가 되자마자 틱톡과 샤오홍슈(小红书) 블로거들의 극찬이 쏟아지면서 잠시 품절 사태를 맞았다가, 현재는 허마(盒马)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어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라면을 중국에서는 라면(拉面, lā miàn)이 아닌 팡볜몐(方便面, fāng biàn miàn)으로 부른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면’이란 뜻이다. 반면에 ‘拉面’은 면발을 뽑아 끓여 내는 일본식 라면 같은 것을 ‘라몐’이라고 부른다.
“끓이지 말고 뜨거운 물을 부으세요”
우리가 처음 중국 라면을 먹을 때 하는 흔한 실수가 봉지에 들어있는 라면을 끓여먹는 것이다. 중국 라면은 컵 용기에 들어있든 봉지에 들어있든 뜨거운 물만 부어 뚜껑을 닫아 놓고 3~5분 정도 기다렸다가 먹으면 된다. 우리나라의 컵라면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컵라면은 무조건 컵 용기에 팔고, 봉지 라면은 무조건 끓여 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이다.
그래서 중국 라면은 컵라면 용기에 들어있던, 봉지에 들어있던 똑같이 얇은 면발이다. 용기 라면은 그대로 뜨거운 물을 부어 먹고, 봉지 라면은 그릇에 옮겨 담은 후 뜨거운 물을 붓는다.
“끓여먹는 라면이 나왔다”
그런데 한국 라면의 영향일지 모르겠으나 현재 중국 라면도 끓여 먹는 면이 대세다. 신라면 중국판이 처음 나왔을 때, 봉지 앞에 큼지막하게 ‘(주몐(煮面, zhǔ miàn)’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끓이는 면’이라는 뜻이다. 그 당시만 해도 대부분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라면이었기 때문에 끓여 먹는 라면은 생소했던 것이다. 지금도 중국에서 출시되는 한국 봉지 라면에는 ‘주몐’이란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한국 라면을 끓여먹지 않는 중국인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미 너무 보편화되어 있다. 현재 중국 라면도 끓여먹는 라면들이 많이 나왔다. 면발이 한국 것처럼 두껍지도 않은데 끓여 먹으라는 라면도 많다.
이색 라면 “샹차이몐”
[사진=샹차이몐(香菜面, xiāng cài miàn)]
샹차이 라면이 바로 끓여 먹는 라면이다.(샹차이 컵라면은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된다.) 면 자체에 샹차이가 들어가 초록색이고, 한국 라면 끓이듯이 수프를 넣고 끓인 후 건조 샹차이 두 봉지는 맨 마지막 먹기 전에 넣고 먹으면 된다.
샹차이 라면이 처음 출시됐을 때는 종이 상자에 들어 있었고 샹차이가 뿌리째 건조되어 들어있었는데, 최근에 출시된 라면에는 플레이크 형태의 샹차이가 두 봉지 들어있다. 종이 상자에 들어있던 샹차이 라면은 품절인지 절품인지 찾아보기가 어렵다.
국물은 우리가 아는 매콤한 맛에 샹차이 향이 엄청 풍겨져 나온다. 샹차이 좋아하는 지인에게 시식을 권했더니 향은 강한데 맛은 향처럼 강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한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샹차이 덕후들에게 생샹차이를 더 넣어서 먹기를 강추한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한국에는 샹차이 라면뿐 아니라 없는 맛이 꽤 많다.
새콤매콤 솬차이 라면
솬차이위(酸菜鱼, suān cài yú)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통이(统一) 기업에서 나온 탕다런(汤达人, tāng dá rén)- 솬솬라라(酸酸辣辣, suān suān là là)를 추천한다. 이름 그대로 국물 맛이 새콤 매콤하다.
한동안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캉스푸(康师傅, kāng shī fù)에서 나온 ‘라오탄솬차이 니우로우몐老坛酸菜牛肉面(lǎo tán suāncài niúròu miàn )’이 인기를 끌었다가, 솬차이(酸菜)에 대한 위생상태가 대두되면서 인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든 적도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가공식품은 좋아 봤자 가공식품이고 맛있어 봤자 가공식품이다. 어쩌다 한 번씩 별미로 먹어야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다양한 레토르트 면 제품
이 밖에도 면 요리 레토르트 식품(retort food, 즉석식품)이 정말 많다. 소라가 들어가 있어 꼬리꼬리 한 냄새가 나는 뤄스펀(螺狮粉, luó shī fěn), 감자 전분이 들어가 쫀득한 면발을 자랑하는 투도우펀(土豆粉, tǔ dòu fěn),쌀가루로 만든 미펀(米粉, mǐ fěn),당면에 새콤 달콤함을 더한 솬라펀(酸辣粉, suān là fěn),당면을 널찍하게 만든 콴펀(宽粉, kuān fěn) 등등.
중국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으로 간 지인들한테 사랑받는 인기템들이다. 우린 아직 중국에 살고 있으니, 있을 때 먹어보자.
반장엄마(erinj12@naver.com)
중국 한정판 농심 라면
- 해물맛과 닭고기맛
동남아 라면
타오바에서도 살 수 있고, 태국 ‘똠양꿍 라면’은 마트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태국 ‘똠양꿍 라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대표 라면 ‘락사’
베트남 ‘쌀국수 라면’과 ‘새우 라면’
탕다런(汤达人, tāng dá rén)
-노란색: 솬솬라라
(酸酸辣辣, suānsuān làlà)
-연두색: 일본식돼지사골라면
(日式豚骨拉面, rìshì túngǔ lāmiàn)
허마에서 새로 나온 김치라면과 불면(둘다 맵다.)
홍콩 국민 라면 ‘추쳰이딩
(出前一丁, chūqián yìdīng)’
타이완 소고기 라면 ‘만한다찬
(满汉大餐, mǎnhàn dàcān)’
(타이완공항 면세점에서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매콤한 당면 ‘솬라펀
(酸辣粉, suānlàfěn)’
마라탕 감자전분 국수
마라탕 투도우펀(麻辣烫土豆粉, málàtàng tǔdòufěn)
‘뤄스펀(螺狮粉, luóshīfěn)’
소라가 들어가 꼬리한 냄새가 나지만 먹을 땐 전혀 냄새 안 나는 당면
비빔 넓은 당면 루즈과펀
(流汁宽粉, iúzhī kuānfěn)
첫댓글 중국라면 종류도 장난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