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칠공주가 종영하자 누나가 확 살아났습니다. K2와 M의 주말극이 이제 시청률을 사이좋게 나누는 모습. 행복한 여자가 살짝 앞서긴 했습니다. S 게임의 여왕도 토요일 18.6%(닐슨)을 기록. 동시간대 새로 등장한 하얀거탑은 13.1%(tns)를 기록하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하얀거탑 1회 다시보기
병원에서 정치 하는 이야기
어제 방영됐던 K2 특별기획 ‘그레이 아나토미’는 연애를 아주 열심히 하던데요. 의사들의 사생활과 병동에서의 에피소드가 맞물리는 방식이 참 절묘합니다. 우리에게도 외화에 못지 않은 메디컬 드라마가 나오는것인지! 하얀거탑의 첫 느낌 아주 좋았습니다. 이 드라마, 병원에서 연애 안하고 정치하는 드라마가 맞군요. 환자나 수술보다는 정치판을 먼저 풀어보였는데요. 병원 뿐 아니라 어느 조직에나 있을 법한 정치판이죠. 하얀거탑의 무대인 대학병원은 정글같은 삶과 일터의 축소판입니다. 밟고 밟히고 편가르고 구스르고 뒤통수치고…아주 실감납니다. 장교수는 '이게 현실이다' 라는 논리에 충실한 대표 인물입니다. 싸바싸바와 제 몫 챙기기의 달인. 장교수가 여우라면 최교수는 곰인데요. 요령이 없어 입원환자 베드도 못구하지만, 환자의 생명이 정치보다 중요한 의사입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정치판을 아주 잘 훑어내는데요. 교수 뒤 졸졸 따라다니는 레지던트와 인턴들이 서둘러 피자와 콜라캔 치우는 모습까지..놓치지 않았습니다. 디테일에도 강한 드라마!
# 겸손한 얼굴의 장준혁 외과 부교수, 치고 올라오는 후임이 못마땅한 이주완 외과과장
과장님 계신데 제가 어떻게..
표정 급변하는 과장님
이과장: 아니 회장님께서 무슨…
대기업 최회장:제 안사람이 큰 일 많으신 분한테 자기까지 받을 필요 뭐 있겠냐며 장 교수님한테 받겠다고 성화여서..(중략)
이과장:장교수 실력이면 잘합겁니다…(중략)…
장교수:과장님 계신데 제가 어떻게…
이과장: 그렇게 나오면 꼭 내가 막는 것 같쟎아. 허허허.. 실력을 발휘할 또 다른 기횐데 놓치지마. 신경써서 잘해드려
# 우직한 최교수, 처세에 능한 장교수
최교수가 입원환자 bed를 급히 구하자 원무과장이 난색을 표한다. 실랑이를 벌이는 중 최교수가 온다.
사정봐주고 내드렸다가 응급터지면 전부 저희 책임인걸요?
장교수:자제분 담임선생님 수술받고 괜찮으시죠?
원무과장:네.
장교수:언제 한번 외래로 모시고 나오세요. 한번 더 봐드릴게요.
베드 없는 거 알지만…우리 최교수 신경좀 써주세요~~
최교수, 장교수를 보며 짜증나는 표정
원무과장: 네… 수배해보겠습니다.
…
장교수:대학때나 지금이나 넌 그렇게 요령이 없냐? 상대를 봐가면서 구슬리기도 하고 달래기도 해야지
# 쎈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쎈놈이야
장교수 장인: 내가 지금 싸움이라고 했쟎아. 싸움을 할 때 제일 중요한게 뭐야. 힘이냐 힘. 그리고 바로 이 돈이야. 힘이라고
장교수:아버님 덕분에 제가 늘 힘을 얻습니다.
장교수 장인:하지만 돈이 많아도 이 명예가 없으면 쓸쓸한거야. 돈이 돈일 뿐인거지 뭐
명예가 있는 놈한테 진짜 돈도 따라오고, 권력도 따라오는 거거든.세상에 공짜없어. 난 자네한테 투자하는 거라고
장교수: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장교수 장인: 자고로 큰 일을 하려면 주변 사람부터 잘 주물러야돼. 어느 놈이 술잔에다 독을 타놓을지 모르거든. 쎈 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쎈 놈이야. 이 말 명심해.
장교수:네 명심하겠습니다. 아버님
# 자네는 사람을 만지는 의사지,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가 아니잖아.
공격적인 수술방식을 선호하는 장교수, 나무라는 이과장
이과장: 모르고 하는 소리야, 이름을 알리고 싶은거야?!!!!!
장교수 가끔가다 지나치게 용감할 때가 있어.
장교수: 제가 말씀드린건…지금의 가이드라인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중략)
이과장:자네 항상 자신감 우러나는데, 누군 자신이 없어 못하는 줄 알아?!....(중략)….
자넨 사람을 다루는 의사지, 기술자가 아니쟎아…흠..내가 말이 길었군.
# 췌장염 환자라며 퇴원시키라는 부원장…췌장암을 의심하는 최교수
최교수가 자꾸 입원시켜야 한다고 하자 짜증내는 부원장
최교수 이럴수록 여러 사람 불편해진다는 거 명심해. 더 할 말 있나?
예 아닙니다. 가보겠습니다.
# 장교수 vs. 최교수
장:췌장임인 것 같에..허허..보기 드문 케이스야. 최선생한테 놀랐는데. 실력은 알지만 이런걸 잡아 낸 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냐. 이 환자 운이 좋았네..
근데 누구 초진이야?
최:부원장님.
장:부원장? 지금 부원장 환자를 최선생이 움직이는 거였어?...(중략)…
허….괜히 윗선건드려봐야 피곤해 …손떼자
최:지금 그 말 수술을 못하겠다는거야?
장: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겠다는거지.
최: 왜 장준혁 니 앞날에 해가 될꺼같아서?
장: 정확한 진단보다 교수 권력이 강한 게 현실이고, 인정하기 싫지만 그걸 인정해야 하는게 우리 현실이야.
최: 너 겨우 이정도였니?
장: 나만 비열한 인간으로 보지마. 들여다 보면 너나 나나 죽을 힘 다해 안떨어질려고 버티고 있는거 똑같아
최: 환자 목숨이 달렸어.
장: 최도영, 내 목숨도 달렸어.
# 일부러 수술을 참관하고 이과장에게 싸바싸바하는 장교수
이과장이 본인을 후임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을 눈치챈 장교수..
장교수: (아주 겸손한 표정으로) 잘봤습니다.
저 보면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 제가 요즘 의사로서의 본분을 잊고 정말 기술자처럼 행동한 것 같습니다.
이과장:수술에 대한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 바꿔나가면 되는거고.
장교수:수술뿐 아니라 어느 면에서도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과장:그렇게만 된다면 더 없이 좋지…역시 자넨 욕심이 많은 친구야…(중략)
장교수:감사합니다. 앞으로 차기 외과과장으로 손색이 없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이과장: (눈빛이 변한다) ..어 그래 수고해
# 결국 몰래 수술하기로..
최:부원장 환자라고 기겁하고 손떼자고 한게 누군데…(중략)
장: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최선생과 같은 마음이라면 믿겠어? 이주완 과장님 학회 때문에 자리 비우니까 내일하면돼
최:아, 그러니까 지금 몰래하자는거야?
장:그럼 부원장 오진 우리가 찾아냈다고 광고라도 할래? 서로 덜 피곤한쪽으로 가자고
최:난 싫어.
장:너 좋다고 하는 일 아냐. 환자 생각하자며. 널 나랑 같은 부류로 생각 안할 테니까 이번엔 내 말대로 해. 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