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은 흘러 군산항과 만난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반도의 대표적 수탈지다.
옥구농민항쟁이 그걸 증표하고, 군산에 남아있는 일제의
흔적이 또 그 상처다.
봄날이 깊어가는 2014년 3월 중순, 나그네는 군산을 찾았다.
먼저 근대역사박물관이 있는 군산내항 부둣가로 갔다. 이곳
역사박물관은 군산의 근대사를 쉽게, 그리고 편하게 알 수
있도록 다양하고 재미있게 재구성해놓았다. 또 직접 체험
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평생에 한 번 이상은
꼭 들려봐야 할 곳이라 생각했다.
이 근대역사박물관은 얼마 전에 들려봤기에 곧바로 진포해양
테마공원으로 갔다. 채만식 선생의 소설 탁류에 나오는 뜬다리
(부잔교)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군산내항과 저 멀리서
도도히 흘러온 금강을 바라보았다.바다를 잇는 다리공사가
한창이었다. 군산항과 바다건너 장항을 연결하는 다리라 했다.
그렇게 잠시 3월의 푸른 바다와 활기 넘치는 군산항을 바보다
일제강점기 옛 조선은행 건물을 지나 동국사로 갔다. 조선은행
은 일본이 건축한 유럽풍의 건물이고, 동국사는 일본식 지붕을
한 절집이다.마침 일제강점기의 무단통치를 알려주는 ‘조선
명당엔 신사가 있었다’는 주제로 동국사 침탈사료관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망언 제조기며 뒤통수치기의 달인 아베 신따로(安倍晉太郞)의
외조부로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를 존경하다 못해
훈장까지 준 다까끼마사오 빽수정희(Back獸呈?)와 걸핏하면
국격과 법대로를 침 튀기며 눈알 부라리던 쥐새끼 박노서생
(薄怒鼠牲), 힘없는 민초들에게만 적용되는 원칙을 그때그때
뭣 꼴리는 대로 내세우며 희한하게도 한복을 걸친 달구새끼
폐계노파(廢鷄老婆)와 그 일당들이 꼭 봐야할 전시회다.
하지만 그 인간들에게 뭘 기대하는 건 토끼나 고양이에게
뿔나기를 기다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그러니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이라도 꼭 한 번 들려봤으면 한다. 2014년 6월 31(30)
일까지 개최한다고 하니 뜻있는 분들은 자녀 손을 잡고 군산에
들려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부끄럽고 창피한 역사도
알았으면 한다. 일석삼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이어 군산 출신으로 탁류의 작가이며 금강을 사랑한 채만식
문학관에 들렸다. 일제강점기 거들먹거렸던 조선의 정치경제계
인물들의 친일 행적은 굳이 따질 필요도 없다. 당시 내 노라 하는
조선의 문인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신의 친일 행위를 스스로
자책하고 고백한 작가는 유일하게 채만식 선생뿐이다.
사람이 어찌 백점짜리만 있고, 티끌 흠조차 없겠는가? 그러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뉘우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일제에 부역한
주요 문학인으로 김기진, 김동인, 김동환, 김문집, 김상용, 김안서
김용제,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인직,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최정희 등 20 여명을 들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자신의 친일을 반성했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정당화하고 큰소리까지 치면서 대부분 잘 먹고
잘 살다 잘 갔을 뿐이다.하지만 채만식 선생은 다르다. 자신의 과오를
고백의 글로 반성했고, 부와 귀, 권력에 편승하지 않고 평생을 올곧게
살며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문인으로, 지성인으로 치열하게 살았다.
따라서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채만식 선생을 이들 친일 문인들과
함께 동류로 일괄 비난하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용감하게 고백하고 뉘우친 점을 높이 받들어,
후학들은 귀감을 삼아야하지 않을까?
친일파의 후손들이 걸핏하면 민초들을 종북이니, 간첩이니 하고 잡도리
하고 조작하며 떵떵 거리고 사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에서 말이다.
아무튼 나그네는 무심하게 그리고 도도히 흐르는 금강을 보면서
잠시 채만식 선생의 고뇌와 회한, 진정성과 용기에 대해 추념했다.
금강에서 바라보는 군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항구다. 아니다.
미항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부족하다. 민초들의 삶이, 그 역사와
숨결이 살아있는 자랑스런 항구다.
금강은 그렇게 흘러 군산항과 만나고 있었다.
<군산항 자동차 전용부두>
군산지역 유적지 답사(2013,11,21
▲ 건국대 박물관 앞에도 5층 석탑을 비롯한 어였한 문화재가 서있다.
▲ 이른 아침 한강의 모습 - 차창에서 촬영
▲ 금강 하구의 모습-차창에서 촬영
▲ 금강 하구의 모습
▲ 군산 발산 초등학교
▲ 발산리 석등 - 보물 제234호 원래 완주군 고산면
삼거리 봉림사터에 있던 신라시대의 탑
▲ 석등과 함께 여러 문화재가 서있다.
▲ 발산리 오층 석탑 - 보물 제276호 원래 완주군 고산면
봉림사터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이전된 고려시대 석탑
▲ 발산 초등학교 뒤뜰에는 많은 석재 문화재가 보존되고 있다.
▲ 채관장의 해설을 듣고 있다.
▲ 석등 앞에서
▲ 일제 강점기 구마모도 농장의 금고용 창고-고서화, 문화재, 귀중품을 보관했던 창고, 보수 중에 있다.
▲ 학교 정원 꽃 나무에 아직도 예쁜 열매가 달려있다.
▲ 이영춘 가옥
▲ 이영춘 가옥
▲ 이영춘 가옥 내의 은행나무가 화려하다.
▲ 이영춘 가옥 내 벽에 전시한 작품으로 영국 모 박물관에 있던 것이라 한다.
▲ 이제 시들어 가는 단풍이 아쉽지만 아직은 화려하다.
▲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
▲ 역사 박물관 내 전시물
▲ 박물관 내 전시물 - 요여(영거/靈車)
요여는 전통 상례에서 장례를 지낼 때 혼백과 신주를 모시는 작은 가마
▲ 박물관 전시품
▲ 근대 한국 사회의 식기류
▲ 인력거?
▲ 신석기 시대 ?
▲ 내가 석기시대 친구의 집을 방문했더니--
▲ 구한말-일제 강점기 군산 시가지 모습
▲ 개화기 학교의 모습
▲ 이고장 출신 독립 운동가 심재순 선생
▲ 구 조선 은행 군산 지점 건물
▲ 구 조선 은행 건물이 현재는 근대 건축관이란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 일제 강점기 쌀 수탈 현황
구 조선은행 건물 베란다에서 바라본 군산항 모습
건축관 안에 전시된 일본식 건출물 모형
▲ 건축관 안에 전시된 일본식 건출물 모형
▲일제 강점기 군산 최고의 농장주(농민 수탈자) 구마모토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 지점-현재는 군산 근대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군산 현대 미술관에 전시된 '시간의 흔적'이란 작품
▲ 8쪽 대형 병풍
▲ 구 일본 18은행 건물, 지금은 군산 근대 미술관
"미즈 카페" 1930년 무역회사로 건립된 건물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군산내항>
<동국사>
<채만식 문학관>
첫사랑 마도로스 (1962년)
석 천: 작사
한동훈: 작곡
남일해: 노래
푸르른 달빛이 파도에 부서지면
파이프에 꿈을 실은 첫사랑 마도로스
배전에 기대서면 그 날 밤이 그립구나
항구마다 정을 두고 떠나온 사나이
그래도 첫사랑 맺은 님을 잊을 길 없네
♥
까스등 희미한 부두의 그 날 밤에
울며불며 잡던 님을 뿌리친 마도로스
때 묻은 기름옷에 갈매기가 벗이구나
그라스로 맺은 정에 상처만 남기고
떠나온 첫사랑 아가씨가 나를 울리네
2016-11-16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