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이목을 뜨겁게 집중 시켰던 유로2016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팀이 있었으니 아이슬란드다. 대회는 포르투갈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희비가 엇갈린 뒷말이 무성하다. 그 결정판은 유럽축구의 메이저급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아이슬란드가 오스트리아와 축구의 종주국인 잉글랜드를 각각 2대1로 격파하면서 유럽축구계에 새 역사로 기록된 사건이다. 결코 이변은 아니었고 순수한 실력의 결과였다. 라는 찬사를 스포츠매체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인구 33만의 작은 섬나라. 축구선수라곤 일백 명 내외에 일 년 중 4개월 밖에 축구를 할 수 없는 환경에서다. 하지만 그들은 바이킹의 후예라는 자부심으로 이번 대회에 분전하여 무패의 성적으로 8강에 올라 얼음제국이라는 칭호를 갖게 되었다.
야구를 지독하게 좋아하는 나도 요 며칠간은 유럽축구를 열심히 보았다. 인터넷 전화로 레이캬비크에 사는 딸이 “아버지 아이슬란드가 유로16강에 올랐어요”라며 기뻐하는데 옆에서 손자 녀석들까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이다. 저 애기들이 축구를 제대로 알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슬란드가 축구 때문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뉴스를 우리 신문들도 실고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축구를 잘하는 팀들을 일컬어 축구종가 잉글랜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전차군단 독일, 무적함대 스페인, 오렌지군단 벨기에 등의 별칭으로 부르며 축구경기가 열릴 때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기를 즐기는 모양새다.
금번 아이슬란드는 유럽의 기라성 같은 강팀들 틈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진출한 24개 팀이 6개조로 나누어 조별리그에서 1,2위 팀만 16강전을 치룰 수 있다. F조에 편성된 아이슬란드는 24개 팀 중 최약체로 여겨져 상대 팀에게 승수를 높여주는 역할이나 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만날 포르투갈은 세계 최고의 선수 호날두가 버티고 있다. 언론과 호사가들은 아이슬란드가 뜨거운 맛을 보지 않겠나 싶어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이슬란드가 포르투갈과 비겼다. 2차전에는 헝가리와도 비기고 결승에서는 오스트리아를 2대1로 꺾고 무패로 16강에 오르게 되었다. 이때부터 아이슬란드에서는 인구의 20%가 자국의 선수들을 응원하기위해 프랑스로, 딸애의 시부모님도 응원하러 가있다는 것이다. 이번 16강에서 만나는 팀은 축구의 원조 격인 잉글랜드다. 나는 아이슬란드가 이번에도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음악교사 겸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사위가 연초에 5살과 3살 백이들을 데리고 공놀이 하는 걸 영상으로 보내왔다. 내 생각으로는 작은 놈이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축구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아이슬란드는 우리 남한만 하지만 인구 수준으로는 진주시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스위스, 노르웨이와 더불어 유럽연합에 들지 않고도 당당하게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나라다.
아이슬란드에 우리나라 핸드볼 코치가 가있은 적이 있었다. 핸드볼과 더불어 축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에 유로16 본선에까지 나가게 되어 대단한 이슈가 되고 있는데 8강에 오르기 위해 잉글랜드와 일전을 불사하게 되었다. 상대 팀이 워낙 강해 승수를 올려주는 제물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돌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얼음제국의 선수들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무장으로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있어 예측불허였다. 축구경기장이 온통 파란바탕에 빨간 십자가 들어있는 아이슬란드 국기로 도배를 해 논 것 같았다. 어떤 팀과 싸우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선수들과 응원단의 모습이 화면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귀국한 후에 뉴스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나는 아이슬란드가 조별 첫 경기를 가질 무렵 이베리아 반도를 여행하고 있었다. 스페인 톨레도를 떠나 해가 질 무렵 기적의 성지라는 포르투갈의 중부 고원에 있는 파티마에 도착했다. 밤은 깊어 가는데 아이슬란드에 사는 고명딸이 부산 파티마병원에서 태어났던 40년 전의 밤이 생각나 밖으로 나갔다. 드넓은 광장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대성당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손에 촛불을 들고 미사를 드리면서 아베마리아를 연창하고 있다. 장로교 목사인 나는 그 경건함에 감동되어 그들 뒤쪽에서 아이슬란드와 딸의 가정을 위해 더불어 포르투갈을 위해서도 기도를 했다.
그때가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이 극적으로 비기게 된 시점이었다. 그리고 기적 같은 승리를 거듭하면서 8강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포르투갈은 주최국 프랑스를 꺾고 우승하게 되었는데 이 모두가 내게는 파티마의 기도가 응답된 것으로 믿어진다.
때마침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로 국내사정이 어려워져 있었다. 아이슬란드를 제압하므로 영국국민들을 위로할 제물로 여겼지만 불같은 아이슬란드 선수들 앞에 잉글랜드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한편 아이슬란드는 프랑스에게 패해 4강까지는 못 올랐지만 만족하고 의연한 자세였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가장 아름다고 따뜻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얼음제국이었다.
아이슬란드 감독은 한 달 동안 “행복한 여행이었다.”라고 선수들을 위로하며 응원단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리나라의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아이슬란드는 축제의 분위기에서 선수들을 맞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도 딸과 사위 손자들과 화상통화로 기쁨을 나누면서 행복한 축구여행을 했다.
2016년 7월13일
첫댓글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팬이나 유우럽 축구에는 문외한 입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더위에 잘 지내시면서 이렇게 교통하십시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교감하며 살아 갑시다. 유한한 삶 情, 사랑을 나누며 살아 갑시다.
살펴보면 우리의 옛 성인 모두가 사랑을 웨치셨습니다. 예수님의 박애, 노자의 자애, 공자의 仁,
석가모니의 자비,모두 사랑을 웨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돌아가시면서 남긴 말씀 " 여러분 사랑 하십시요."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인왕산을 등반 했습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과히 명산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어 감탄을 연발했습다. 사진 동영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덕성수필을 6년째 수강하면서 유선생님이 함께 해주주셔서 외롭지 않습니다. 감사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