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은 원래 스님들이 곡식을 얻기 위해 이 집 저 집 돌아다닌 일,
또는 얻은 곡식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이 말에 '사람'을 뜻하는 'ㅡ아치'가 붙어서 '동냥아치'가 되었고,
이것이 줄어서 '양아치'가 되었습니다.
양아치란 동냥을 얻으러 다니는 사람, '구걸하러 다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뭘 좀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게 아니라,
'협박 공갈을 해대며 돈을 갈취하는 폭력 집단'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양아치1>
양아치 (표준국어대사전)
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
한동안 여러 사람이 불량배 또는 넝마주이를 양아치라고도 일렀다.
그런 줄 알았던 사람들은 위 뜻풀이가 낯설 터이다.
거지 집단에서 '넝마주이' 또는 '거지'를 양아치라고 일렀던 듯하다.
그러나 양아치는 '동냥아치의 은어'일지도 모른다.
양아치와 같은 은어는 '왜 그렇게 지었다'는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터이므로
(자기들끼리만 의사를 소통하려고 암호처럼 지은 말이므로)
개념과 어원을 정확히 정의하기 어렵다.
세월이 흐르면 세상이 변하고 언어도 변한다.
세상이 변하고 거지 집단이 하나둘 없어졌다.
그들이 사용하던 은어는 암호나 다름없었다.
이런 은어는 여느 사람들에겐 쓸모가 별로 없었을 터이다.
거지들이 양아치라는 은어를 썼다는 자료는 찾기 어렵고
일반인이 쓰던 양아치라는 말은 남았다.
"… 왕초대, 양아치, 이라시라고 …." "… 양아치패에 대한 …."
<양아치2>
사람들이 넝마주이를 “양아치, 왕초대, 이라시”라고도 일렀다.
"휴지 주워 하루 500원 벌이 거뜬. 텁수룩한 머리, 푹 내려쓴 모자.
눈길은 멀리를 보지 않는다. 내딛는 발길에 걸려드는 휴지에 초점이 맞는다.
휴지 한 장 한 장에 삶이 살찌는 이들은 “양아치, 왕초대, 이라시”라고
사회의 지탄을 받다가 새로운 출발을 한 장한 모습이다.
이젠 이름도 재건대로 개명(경향신문. 1966. 9. 7.).
<양아치3>
사람들이 불량배를 양아치라고도 일렀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찾으니 1937년 기사부터 '양아치'라는 말이 보인다.
"… 14일 아침까지 소년 절도 36명을 검거했는데 이들은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의
소년들이고 그 중 대장 격은 양아치라는 별명을 가진 전과 삼범 유석환(柳錫煥; 32) …
(동아일보. 1937. 9. 15.)."
"경찰서 여죄도 추궁 중. 한편 이번 사건을 통하여 … 수사 개시하였다.
양아치패에 대한 별도의 조사 결과 「海男(해남)패」는 淸溪川(청계천) 변에 있는
속칭 '썩은다리'를 중심으로 40여 명의 양아치패들로 구성되어...
동아일보. 1959. 5. 20.)."
<양아치4>
문인들이 저마다 자기가 보고 들은 대로 일렀다.
"시장 근처에서 가끔 보게 되는 양아치들이 하루는 대문 밖에 와서 밥 한술을 외치기
시작했다(이문희, 흑맥)."
"양아치들은 껌 한 통으로 만족할 수가 없어서 양공주의 욕지거리에도 불구하고
뺑코 군인을 에워싸고 용산역 근처까지 찾아왔다(이문희, 흑맥)."
"한눈에 이미 그런 악다구니판에서 찌들대로 찌들고, 절대로 절어 버린
양아치의 형상을 하고 있는 사내였다(최인호, 지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