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 버릴 데 없는 동해의 백미
자전거도로가 따로 없는 일반도로지만 차량통행이 많지 않고 대부분 관광길이어서 자동차도 천천히 지나기 때문에 자전거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강축 해안도로’라는 이름처럼 남쪽의 강구에서 출발해 축산으로 북상하는 여정이 보편적이다. 강구가 워낙 유명한 대게 집산지인 데다 축산보다 훨씬 번화하고 포항을 비롯한 도시에서의 접근도 편하다.
길은 바닷가만 따라가면 되어서 강축도로에서 벗어날 염려는 거의 없다. 강축 해안도로의 새 명물로 떠오른 풍력발전단지는 축산으로 가는 도중에 산으로 올라야 하지만 상상 이상의 일대 장관이 펼쳐지므로 꼭 들러야 하는 필수코스다. 높이 80미터의 ‘전봇대’에 직경 82미터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풍차 24기가 창포리의 삿갓봉(206m) 주변 능선에 서 있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허수아비처럼, 혹은 외계로 신호를 보내는 우주센터처럼 일견 비현실적이다. 멀리서 보면 규모감이 느껴지지 않고 바람개비는 멈춘 듯 느리게 돌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 엄청난 크기와 바람개비의 살벌한 소음에 놀란다. 24기의 풍력발전기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산길은 훌륭한 산악코스이기도 하다. 축산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는 강구~축산 간보다 한결 한적하고 정갈한 풍경이 펼쳐진다. 하나, 둘 숨어 있는 작은 어촌에는 노인들만 남아 조만간 고기잡이의 대가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런 생각을 하며 달리는 사이 문득 산이 끝나고 거대한 해변이 펼쳐져 그동안 바닷가 산자락을 오르락내리락하느라 옥죄인 마음을 탁 터 준다.
코스안내 7번 국도를 포함해 왕복하면 61km 정도 된다. 약 7시간의 하루 일정으로 적당하다.
1. 강구항을 벗어나 한동안 평탄한 도로가 계속되다가 영덕해맞이공원 직전에서 업힐이 시작된다. 영덕해맞이공원은 해발 60m의 해안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경치를 즐기며 쉬어가기 좋다.
2. 영덕해맞이공원에서 곧장 풍력발전단지로 가는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풍력발전단지 정상에 있는 휴게소는 해발 160m 정도로, 해맞이공원에서 고도차는 100m밖에 되지 않으나 길이 가파르고 굴곡지며 2km 가까이 이어져 다소 힘이 든다. 풍력발전단지를 내려와 축산항까지 13.5km 구간에는 5, 6개의 크고 작은 고개가 연이어 있어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3. 축산항에서 코스의 종점인 대진해수욕장까지 8km 구간은 작은 언덕이 거듭되지만 고개라야 30m 이하여서 크게 힘든 곳은 없다. 산을 벗어나 고래불대교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길이 4km의 거대한 백사장과 송림이 펼쳐지는데, 바로 대진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이 워낙 길어 남쪽에는 대진해수욕장, 좀 더 올라가면 고래불해수욕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4. 대진해수욕장에서 출발지로 되돌아올 때는 고려 말의 대학자 목은 이색의 고향이자 전통가옥이 많이 보존된 괴시마을이 자리한 영해를 거쳐 7번 국도를 타는 것이 시간과 체력 절약에 유리하다. 7번 국도를 이용하면 대진해수욕장에서 강구까지 25km밖에 되지 않고 고개는 완만하다. 단, 도중에 터널이 하나 있으므로 주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