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소식지 (제82호)

[모현]

모현의료센터

제 82 호 (호스피스∙완화의료, 노인전문요양원) 2012년 06월

전 화 : 031)536-8998 fax 031)536-8992 daum cafe : 모현호스피스

발 행 : 모현의료센터 / 주 소 : 경기도 포천시 왕방로 210 우)487-804

모현 에서의 한 달을 보내며...

수원 가톨릭대학교

이용수 요한 신학생

나는 모현 의료센터에 가기 위해 포천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호스피스라는 곳에서 한 달 동안 실습을 하기 위해서다. 버스에서 난 별의별 생각을 했다.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곳인데 호스피스의 기본 상식도 없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덧 모현에 도착해 있었다. 그 순간 잊지 못할 추억을 기약하는 신호탄이 시작된 것이다. 첫째 날 우리는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전에 신학생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주시는 담당 수녀님의 설명으로 그 곳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했다. 수녀님이 하신 말씀 중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품에 가기 위해 죽음을 수용하고 죽음을 준비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첫 날은 모든 병동에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이 내가 생각한 모습보다 그분들의 표정이 매우 밝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들어간 첫 병동은 여자 환자분이 계신 곳이었다. 환자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그분 여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분은 기도를 하고 계셨다. 나는 처음 대화하는 것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신자시네요’라고 말문을 열며 그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지금까지 언니를 간호하면서의 스토리를 말씀하셨다. 그리고 기도가 본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꼭 본인의 언니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하셨다. 나는 꼭 기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이 기도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3일 후 환자분은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가서 처음 임종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많이 슬펐다.

월, 수, 금요일에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모두 병동을 회진하고 상태에 대해 회의를 하였다. 한 분, 한 분 회진을 하며 그 동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상태만이 아니라 환자의 욕구와 기분도 고려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회진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기분 좋은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회진에 이은 회의에서도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금요일과 주일에는 목욕이 있는 날인데, 금요일에는 여자 환자분들이 목욕을 하고 주일에는 남자 환자분들이 목욕을 한다. 주일에 남자 환자분들을 목욕시키며 처음에는 목욕 봉사오시는 분들의 보조 밖에 하지 못했지만 가면 갈수록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능숙해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 굉장히 보람된 일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현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나는 것 중에 하나는 어느 여자환자분의 생일 파티를 해드린 것이다. 자매님을 위해 생일 파티를 준비해야 되는데 우리가 그 사실을 안 것은 생일인 그 날 저녁 6시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다. 준비가 된 것도 없고 잘 할 자신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생일 축하곡을 준비하고 단순하게라도 준비할 생각으로 파티를 추진했다. 그리고 자매님을 병실 홀로 불러 생일 축하곡을 그분의 남편과 두 딸과 함께 부르고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성가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 자매님은 눈물을 훔치셨다. 노래가 끝나고 나서 우리는 소감을 여쭤봤는데 지금까지 생일 축하를 받은 적이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얘기를 하자 두 딸과 남편 모두 눈물을 훔치며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우리가 생일 파티를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잘했다는 생각을 했고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은 대단한 것을 해서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 전달되고 받아들여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현에서 한 달 동안 있으면서 나만을 위해 사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 정말 가치 있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계기로 남을 위한 봉사를 계속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분들을 위한 기도를 해나가야겠다.

*호스피스 병동 실습을 위해 저희와 함께 한 달간 생활했던 신학생의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4월에는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 따사로이 내리쬐는 햇살을 따라 병동식구들이 테라스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호스피스 병동 실습을 위해 모현을 찾아주신 수원교구의 윤동출(프란치스코) 신부님이 직접 끓여주신 라면을 나눠먹으며 병동에는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라서 더 맛있었던 라면!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 덩기 덩기 쿵쿵쿵♬ 장구와 징, 꽹과리, 북이 어우러진 풍물놀이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짓패*희망세상 팀이 들려주는 흥겨운 소리에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나왔고, 생동감 있는 공연에 어르신들이 너무 기뻐하셨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포천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소공연’ 이라는 주제로 요양원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어린 소녀가 들려주는 창, 현란한 춤 솜씨를 뽐낸 밸리댄스 팀의 공연, 실버 팀의 우리 춤 공연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르신들의 가족들을 모시고 어버이날 행사를 했습니다. 미리 준비했던 꽃을 한 분 한분 정성스레 달아드렸고, 메아리봉사단의 색소폰 연주, 경기민요 팀과 그룹 봄날의 공연, 한국경기소리 보존회 팀의 민요와 살풀이 공연, 많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 이 모든 것이 부모님의 사랑만큼이나 풍성하고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행사를 도와주신 많은 봉사자들과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해주신 가족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한꺼번에 혹은 장시간 외출이 힘든 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한 봄나들이 프로젝트!!

휠체어로 이동하시는 어르신 다섯 분이 선발대가 되어 포천의 명소인 아트밸리에 다녀왔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콧바람도 쐬고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서 근처경치도 구경하고~! 푸른빛으로 물든 호숫가를 바라보며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덩달아 저희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하루였습니다.

● 이 외에도 포천시립 공연단의 ‘포천의 한’ 공연을 반월아트홀에서 감상하였고, 병동식구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바쁘게 이루어진 한 달 이었습니다.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엠마우스 동아리를 비롯한 발도행, 아로마 마사지팀, 대우증권 관계자 분들, 황금궁전, 순교자의 어머니, 순교자들의 모후, 구세주의 모친, 정의의 거울, 죄인의 피난처, 자비의 모후, 목욕봉사팀, 믿음의 생, 미소가득 등 수많은 봉사자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있어 우리 모현이 존재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

♥공지합니다♥ 요양원 어르신들 삶의 활력을 위해 물고기를 키워보려 합니다. 어르신들에게는 살아있는 생물과 함께 생활 하는 게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병동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작은 어항이 있어 귀여운 금붕어들이 헤엄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요양원에는 어항이 없답니다. 혹 남는 어항이나 주변에 안 쓰시는 어항이 있다면 저희 모현으로 연락 부탁드려요~~!! 물고기를 보며 기뻐하실 어르신들의 모습이 기다려지네요 ^^

♣ 6월의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명	대 상 자	일 시	장 소	봉사자
노래 교실	요양원 어르신	매주 수 오후 2:30	요양원	이명숙
민요 교실	요양원 어르신	격주 목 오후 2:00	요양원	박영실
종이 공예	요양원 어르신	매주 수 오전 10:30	요양원	김수미
음악 치료	요양원 어르신	매주 월 오전10:00	요양원	김선희
‘엠마우스’기타연주	어르신, 병동 환자	24일 오후 1:30	요양원, 병동	권혁정
병동 미술 치료	병동 환자, 보호자	2,4주 토 오후 2:00	3층 프로그램실	오경주
아로마 테라피	병동 환자	매주 화 오후 2:00	호스피스 병동	이춘호
공예품 만들기	병동 환자	1주 수 오후 2:00	호스피스 병동	김선희
작은 음악회	병동 환자	3주 수 오후 3:00	호스피스 병동	김덕수
	병동 환자	2주 수 오후 2:00	호스피스 병동	박인미
꽃꽂이
	병동 환자	2주 토 오전 10:00	호스피스 병동	발도행팀
노래 부르기
	병동 환자	3주 수 오후 2:00	호스피스 병동	김수미
과자 만들기
	병동 환자	4주 수 오후 2:00	호스피스 병동	박인미
원예 치료

♡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한 분들입니다.

◈ 입원중이신 분 : 이기봉 님, 김은주 님, 김양순 님, 김환중 님, 박근석(요한) 님,

                          문채숙(엘리사벳) 님, 최대옥님, 김승수님, 박원배님, 이수미님, 서학자님, 박무현님

◈ 선종하신 분 : 김철수 님, 박성자(모니카) 님, 이강진 님, 이상직(사무엘) 님, 김옥순 님, 장창용 님,

                       이세준(프란치스코) 님, 곽정란(테레사) 님, 김점순 님, 윤춘자(젬마) 님, 이선건 님,

                       선우경화 님

*주님,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여러분의 정성을 기다립니다.

국민은행 : 219-01-0173-857

농 협 : 175-01-146871

우리은행 : 004-558835-13-004

지 로 : 6990143

예금주)천주교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아낌없이 주십시오.

별로 줄 것이 없다면 친절한 말 한마디, 따뜻한 눈길, 미소라도 주십시오.

Mary Potter

* 이 소식지는 포천 합동인쇄공사(031-534-4000)에서 후원해 주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