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직장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살아남은 가족들은 마음 속에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살아갑니다.
생전에 효도를 하지 못했고, 또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돌아가신 후 5년이 지난 후에도 남아있습니다.
자책감에서 벗어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 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물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지금 자책감이 나를 위해 그런겁니까 어머니를 위해 그런 겁니까?
살아계실 때 효도를 못해서, 잘 돌봐드리지 못해서 자책감을 느낀다..
그럼 돌아가신 후엔,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번 봅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육신은 없지만, 정신이 있어서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면
어머니가 보기에 자식들이 행복하게 사는 걸 원할까, 괴롭게 사는 걸 원할까?
행복하게 사는 걸 원하시겠죠? 그런데 지금 자식들은 어떠합니까?
생전에 불효했다는 생각으로 불행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보시기에 기뻐할 만한 삶을 살고 있어요? 안타까워 할 만한 삶을 살고 있어요?
이렇게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효도입니까 불효입니까?
왜 살아계실 때도 불효하고, 돌아가신 후에도 또 불효를 합니까?
자기는 지금 효도하기 위해서 불효하고 있으니.. 안 맞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 이건 어머니하고 아무 상관 없습니다.
살아계실 때도 어머니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제 멋대로 살고
이제 돌아가신 후에도 어머니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제 멋대로 사는..
자기 습관 그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반성의 기미가 털끝 만큼도 없습니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또 돌아가신 어머니까지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정신 나간 사람' '정신 빠진 사람', 반야심경에선 '전도몽상'
경상도 말로 하면 '디비 쪼는 사람'.. 이럽니다. (웃음)
이런 건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되는 짓입니다.
나도 괴롭고, 남편이나 아내도 괴롭고, 이를 바라보는 애들도 괴롭고..
나에게도 손해, 남에게도 손해, 돌아가신 어머니께도 불효하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걸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에이.. 뭐 어머니가 보고 계실라고요? 돌아가시면 아무 것도 없지 않겠어요?'
좋습니다. 그 논리대로 한다면, 돌아가셔서 아무 것도 없다면..
자기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습니까?
그러니.. 이렇든 저렇든.. 영혼이 보고 있든 아니든.. 어쨌거나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는 어리석은 행위에 속한다 이 말입니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 어리석은 행위로 불효를 하더니
돌아가신 후에도 어리석은 행위로, 자신과 남을 괴롭히고 불효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불효했음을 안다면..
내가 먹고 살기에 바빠 어머니를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돌봐드리지 못했구나.. 이렇게 먼저 알아차리고
그것을 정말 뉘우치고 반성한다면 '어! 내가 남편한테도 또 이럴지 모르겠다!'
'남편 죽으면 또 후회할지 모르겠다', '자식한테도 이럴지 모르겠다'.. 이렇게 깨닫고
이제는 남편에 대해서, 자식에 대해서, 이웃에 대해서..
어머니한테 했던 어리석은 행위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이
이게 바로 한 번의 실패, 즉 첫 번째 화살은 맞을지언정 제 2의 화살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내가 뭔가를 크게 깨달았다면 나에게 복(福)이죠? 그죠?
또 이게 다 어머니 덕분이니 결과적으로 어머니가 복을 지은 거예요 안 지은 거예요? 지은 거죠?
복을 지으면 좋은 데 갈까 안 갈까? 좋은 데 가겠죠? 만약에 그런 게 있다고 치면..
나도 복을 받고, 어머니도 좋은 데로 보내드리는 효도를 하는 게 됩니다.
왜 '치면..' 그럴까? 그런 건 니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까.. ㅎㅎ
어머니 돌아시고 '아 내가 잘못했구나' 생각이 들 때,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자기를 학대하는 것은,
자기 고집으로 하는 동일한 행위, 동일한 까르마(業)가 지속되는 것에 불과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됩니다.
'아 잘못했구나' 자각을 했을 때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야 합니다. 그런 원(願)을 세우고..
그렇게 되면 과거의 잘못이 오히려 현재와 미래의 공덕(功德)이 됩니다.
이것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깨달으면 그것이 오히려 공덕이 되고.. 그렇게 되면
과거에 잘못을 한 것이 오히려, 잘못을 하지 않았던 것보다 복이 되기 때문에,
지나간 과거마저도 좋아지게 됩니다.
※ 내 건강을 위해서 벌을 죽여도 될까요?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182
첫댓글 과거마져도 좋아지게 됩니다~공감합니다
그래서 수행은 三生의 업장을 녹여준다고 하시더군요. 현재와 미래뿐 아니라 과거까지도..
()()()
감사합니다...^&^
오늘 다시 한번 읽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