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릿재 벚꽃 길 종주

[雅石]

화순 선교 정류장에서 내린 우리 일행 4명(산해 아석 월전 인광)은 10시가 넘어 느릿느릿 너릿재로 올라가는 벚꽃 길을 걸었다. 주변에 있는 오만 삼라만상을 모두 완상하면서 너릿재 정상에 도착하였다.

전에는 항상 되돌아오는 방식을 택하였는데 이번에는 화순 쪽으로 넘어가기로 하였다. 왔던 길을 되짚어 오기보다는 안 가보았던 길을 걷는 것이 더 의미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순쪽으로 너릿재 굴 너머에는 ‘소아르 갤러리’라는 미술관이 있었다. 오늘 휴관인지 미술관 문을 열지 않아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였다.

그런데 너릿재 정상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거리는, 되돌아오는 거리나 넘어가는 거리나 비슷하다 하였는데, 오히려 넘어가는 쪽이 더 멀었다. 이유는 화순 쪽으로 넘어가면 너릿재 굴 가까이에 버스 승강장이 없어서 너릿재 굴을 뀌어서 광주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와야 하였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너릿재 굴을 걸어서 광주쪽으로 돌아오는데 차량들이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갈 때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2차선 도로를 공사를 하면서 한 차선을 막아 놓아서 안전하게 걸어 올 수 있었다. 터널을 지나오면서 그 길이가 620m임을 알았다. 오늘 우리가 걸어온 거리가 무려 7~8km는 족히 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광주쪽에 있는 너릿재 버스 승강장에서 우리 일행은 화순군내 버스를 타고 남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렸다. ‘막동이 회관’으로 들어가서 비빔밥을 주문하였다. 매우 간결하고 깔끔하게 그릇에 담아 준 비빔 재료에 하얀 쌀밥을 털어 넣어 비벼 가지고, 한 숫갈을 입에 물었는데 식재료들이 씹히는 맛이 그럴듯 하였다. 소맥도 입 안에서 거품을 일으키다가 스르르 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