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아무데서나 옷을 벗어던지는.
겉보기에는 멀쩡한 스물한 살 청년이지만
정신 연령은 여섯 살 수준의 김지호군 이야기를 인간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3년전부터 사이클을 배우며 집중력이 좋아지고 이상행동도 덜해지며
달라지기 시작한 지호군을 아버지는 행상을 하며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정성으로 보살피며 뒷바라지 하고 있습니다.
다섯 살 때 자폐아 진단을 받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모님은
지호를 남에게 맡기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금쪽같은 아들 지호가 있기에 오늘도 웃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절로 존경의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하시는 두분입니다.
예전에 사회복지관에서 방과후 교실 프로그램의 보조교사로
일주일에 두번 자폐증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차로 오가고 했는데
직접 데리고 오는 어머니들이 계셨는데 그들의 표정을 보면 늘 미소가 담겨있습니다.
언뜻 우리들이 생각하기에 힘들어서 우울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신은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고통을 주신다고 하는데
그 어머니들은 타고난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볼때마다 그 시간동안 자신들의 볼일도 보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속으로 그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럽니다.
왜냐하면 내 자식이 그럴 수도 있는데 혹시 내 아이의 몫을 그 아이가 대신할 수도 있다는 마음과
그리고 내 자식이 그랬다면 그 어머니가 제 몫을 대신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장애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은 잘 보살피든지 버리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합니다.
제가 자원봉사를 하기 전에는 어떻게 자식을 버릴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했지만
어떤 부모들은 집이 너무 가난해서 두사람이 다 일을 하러 나가면
집에 있는 아이를 잘 돌보기는 커녕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먹을 수 없으니, 시설에 가면 밥이라도
제대로 먹여주고 덜 외로우니 차라리 부모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버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받아주지 않는 곳들이 있으니까요.)
지호와 지호에게 정성을 다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브니엘의 집 아이들과 제가 가본 시설의
버려진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브니엘의 집과 또 다른 곳의 시설 아이들은 좋은 원장님들께서 부모님을 대신하여 사랑으로
아이들을 잘 돌보고 계시니 다행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리고 자폐아인 지호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속에 들어왔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그들이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것을 통해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우리와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 영화관람후 음식점에서 광수 아저씨에게 커피를 부탁했을 때
광수 아저씨가 온얼굴 가득 웃음을 담으며 커피가 쏟아질까봐 조심조심 우리들에게
갖다주던 그 모습과 '고맙다'는 말에 너무 신나하던 그 모습을 떠올리고
해성이가 기타를 기타 가방에 넣고 자크를 채워주면 "와~ 해성이 잘하네 고마워" 하면
좋아서 온 얼굴에 주름을 잡으며 웃던 모습이 떠올라, 웃게 됩니다.
앞으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작은 일이라도 그들이 잘 할수 있는 것을
부탁해 봐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20일 하늘공원에 가게 되면 짧은 거리라도 '짝꿍과 누가 잘 달리나?' 내기도 해보고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재밌게 놀 수 있을까
생각한번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이번주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었던 지호, 저도 매일 봤답니다. 제 출근시간이 인간극장 끝나는 시간이라는. 사이클을 탈 때만큼은 일반인과 다를 게 없는 지호, 결국 금메을 땄더군요. 나도 할 수 있다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그 아이를 많이 기쁘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호만을 위한 삶을 사시는 그 부모님이 정말 존경스럽더군요. 그런 사랑을 받는 지호는 복 많은 아이라는. 사이클 덕분인지 IQ 검사를 해보니 45에서 60으로 올랐다네요.
sophee님 부지런하시기도 해요. ^^" 전 출근시키고 보게 되는데 저는 주로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겨보게 된답니다. 전번에 소년과 함께 하는 우렁이 이야기도, 손이 없는 남편이야기도 감동적이었는데 그 아내도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그쵸 sophee님 그리고 지호군의 부모님을 보면서 참 느끼는 것이 많더라구요. sophee님 말씀마따나 장애인이지만 그런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지호도 복받은 아이구요. sophee 님을 처음 뵈었을 때 아이들과 편하게 어울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따스한 분이구나 하며 고마웠는데...늘 따스함을 느낍니다.
저도 아이들 나오는 프로가 좋아요. 그것도 어릴수록 네쌍동이 이런 집 나오면 출근준비는 뒷전이라는. 넘으집 소인 우렁이가 좋아 어쩔줄 모르던 아이, 모쪼록 우렁이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주면 좋을텐데 그리고 손만 없을 뿐이지, 저보다도 훨씬 글씨도 잘 쓰고 못하는 게 없다시피 했던,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한 쌀장사 아저씨네도 행복하게 잘 사시길 두아이에게 미안해하는 아빠 모습에 코끝이 짠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