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서 왕따된 北…
"마치 26대 1의 싸움 같았다"
北 외무상 발언에 단 한명도 지지 발언 안해… 北, G8 회의 이어 고립
상태로
북한과 兩者회담한 중국도 北입장 한마디도 언급
안해
그간 北에 동정적이었던 일부 아세안 국가마저
등돌려
北, 회의 끝나고 홀로 공개회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일 의장성명에서 북한을 지목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을 완전히(fully) 준수하라고 한 것은 그간 북한에 동정적이었던 아세안 일부 국가마저도
북한에 등을 돌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으로 위협하는 北 설
자리 없어"
이날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ARF
회의에 참석했던 외교부 당국자는 "마치 26대1의 싸움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中·北
외교수장… 박의춘(오른쪽) 북한 외무상이 2일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
브가완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포럼(ARF) 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손을
잡으며 웃고 있다. /AP 뉴시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ARF 회의장에서 15분간 "조선반도(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놓여 있다"며 "그 장본인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박 외무상은 미리 써 온 내용을 그대로 읽는 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26개 ARF 회원국 가운데 이날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나라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의
회원국이 된 후, 북한이 언급된 의장 성명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담는 데 처음으로 실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에 대해 동정적이었던 일부 아세안 국가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보면서 북한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ARF에도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이 설 자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G8 회의 보름 만에 나온 북핵 우려
이날 ARF 의장 성명은 지난달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성명에 이어 불과 보름 만에 나온 것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9·19 합의 준수가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보여준다.
지난달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G8
정상회의 직후 각국 정상들은 성명에서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도록(completely,
verifiably, irreversibly)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이 신뢰할 만하고 진정성 있는 다자 회담에 건설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도발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 입장 빠진 북·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
중국 외교부는 1일 열린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양자 회담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왕이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날 열렸던 다른 양자 회담과 달리 유독 중·북 회담 보도 자료에서는 박 외무상의 말을 한마디도 소개하지
않았다.
이날 ARF 회의가 끝날 무렵 최명남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입장을 밝히겠다"며 한국과 일본 기자 70여명 앞에 섰다. 회의에 참석했던 27개 나라 중
공개 입장을 내놓은 것은 북한이 처음이었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대해 "불법 무도한 것으로 끝까지 배격한다"고 말했다.
"(2005년 비핵화에 합의한) 9·19 성명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한 회담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박수찬 기자
조선 입력 : 2013.07.03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