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경찰청장 베프" "남양유업 회장"…황하나 인맥과시 심리는?
조해람 인턴기자
2019.04.17 09:19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가 과거 자신의 고소 사건이 외삼촌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에게까지 전달됐다고 과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황씨는 2015년 5월과 9월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한 혐의 등으로 12일 구속 송치됐다.
MBC는 황씨가 2015년 한 블로거와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던 당시 "누구한테까지 지금 (고소 사실이) 전달됐는지 아느냐"며 "남양유업 회장님(까지 전달됐다)"고 말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황씨는 다른 지인에게도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미 일은 커졌다"며 "회사와 부모님까지 들쑤셔놨는데, 우리 쪽에서 어떻게 나갈 것 같느냐"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빠가 청장 친구야" 큰소리…조사 결과 '허세'?
황씨는 당시 블로거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우리 삼촌과 아빠가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 프렌드)"라고 인맥을 과시했다. "남대문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과 만나고 오는 길이다. 경찰서 투어까지 하고 왔다"라는 녹취도 공개됐다.
/사진=황하나 SNS
한편 경찰은 황씨의 이 같은 발언이 '홧김'에 나온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15일 "황씨를 조사한 결과 '상대방이 대화 도중 부장검사 인맥을 운운하자 홧김에 이같은(경찰청장) 발언을 했고, 사실상 아는 사람은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황씨의 '경찰서 투어' 의혹에 대해서는 "황씨가 명예훼손 고소 때문에 경찰서에 왔을 당시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며 "이에 경무과장이 달래려고 과장실로 황씨와 동행자를 데려갔고, 황씨가 '상황실을 보고 싶다'고 해 보여 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불안, 자기방어, 인정욕구…"다 받아준 주변도 문제"
황씨의 이같은 심리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불안'으로 읽었다. 공 교수는 "본인이 위기 상태에 있다 보니 막강한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고 있다고 과시하는 것인데, 그 자체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했고 처벌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권위를 빌려오는 이같은 자기방어의 근본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 한마디로 미성숙한 행태"라고 분석했다.
황하나씨가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누구나 갖고 있는 '인정 욕구'로 봤다. 곽 교수는 "보통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아닐 때, 다른 대단한 인맥을 빌어 자신을 과시하고 인정 욕구를 채우려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다"며 "게다가 황씨는 실제로 회장의 친인척이고, 그렇게 인맥을 드러냈을 때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습관이 들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곽 교수는 "특히 한국 사회는 그런 '인맥 과시'나 '배경 자랑'을 잘 받아들여주는 집단주의적 특성이 있다"며 "황씨의 과시를 모두 받아준 주변 사회가 황씨의 습관을 더욱 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배경을 부적절하게 이용한 황씨와, 평소 그런 그를 인정해 준 주변 모두의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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