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보살은 일체 모든 부처님의 진실한 말을 배우고 그 가르침에 따라 지혜를 성취해야 한다. <화엄경>
현대는 지식과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일간지를 비롯해서 다달이 쏟아져 나오는 월간지와 단행본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모두가 내 말이 옳고 진실하니 자기만을 보아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또한 스위치만 누르면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전 세계의 소식을 수시로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따라서 경제나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모두가 일가견을 갖춘 지식인임을 자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사회는 날로 각박해지고 사람의 심성은 사악해져 가고 탈선과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무리 많은 것을 외우고 박식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진실을 체득하지 못한 지식은 단지 배웠다는 이름만이 있을 뿐이다.”
부처님의 이 말씀을 되새겨보면 우리 사회가 어두워진 단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그윽한 여운을 남기는 진실한 언어가 아닌 빈 깡통처럼 요란한 껍데기의 지식이
바로 진실을 향한 우리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원인인 것이다.
진실을 떠난 말과 글은 사람의 정신을 흐리게 하는 단순한 잡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면적인 인격도야보다는 지식의 노예가 되어 버림으로써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에 대해 전혀 두려움을 모르는 풍토가 어느덧 폭넓게 번져가고 있음을 깊이 자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