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오후
오전에는 화엄사를 돌았다. 오늘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예전엔 연기암 2km가 멀었다. 이번엔 힘을 내봤다. 생각보다 길은 편하고 급하거나 힘든 오르막이 없다.
1km 오른 지점에 용소가 있다. 용소는 임도와 만나는 곳으로 그곳엔 미타암이 있다.
섬진강이 보이는 곳, 연기암 가는 길
연기암에서 본 섬진강, 구례읍이다. 오전 날이 쾌청하였지만 오후엔 흐려졌다.
연기암은 연기조사가 처음 도량을 세운 곳이라 한다. 화엄사가 시작한 곳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이다.
기록으로 증빙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내어서 올라올만 하다.
거대한 윤장대, 돌릴 수 있다. 듬성듬성 구멍이 있어 시주금을 넘을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교직원 산악회인 모양이다. 여러 명이 같이 이곳에 도착하여 사람이 붐빈다.
여기서 노고단까지 4.4km,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갈 수있겠다.
한때는 동양 최대 석조 문수보살이었다.
무슨 의미일까? 동양 최대, 세계 최대, 아, 한숨이 나온다.
규모가 크고 만든 것이 크면 클수록 더 영험한가? 불상은 그저 이미지를 가질 뿐 어떠한 신비한 기운을 주는 게 아니다.
대웅상적광전, 연기조사가 창건할 때 대웅상적광전과 해회당을 지었다고 한다.
현판 글씨는 석전 황욱(1898~1992, 전북 고창) 인터넷 찾아보기를 하였다.
호는 석전(石田)·남고산인(南固山人)·칠봉거사(七峰居士)·백련산인(白蓮山人). 5세부터 한학과 서예를 익혔다.
송나라의 명필 조맹부체를 비롯 왕희지체·구양순체 등을 섭렵했다.
화엄사 일주문 현판, 불국사 종각 현판 등 1,500여 작품을 남겼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석전기념실 있다.
이 글씨는 황욱 선생 노년에 쓴 솜씨로 봐야겠다.
원응당 종원대선사 진영
1941년 3월 전남 담양에서 출생, 중학교 때 담양 보광사로 출가, 도광/도천 두 분을 은사로 모셨다.
여수 흥국사 주지, 구례 화엄사 주지 역임. 화엄사 주지일 때 연기암을 복원(?)하였다.
1995년 화엄사 회주, 1998년 8월 입적함.
관음전
원응당 종원대선사 탑비
임도를 따라 내려 가면 4km가 조금 넘는다. 길은 편하고 좋다.
청계암, 맑은 계곡 물소리를 듣는 암자란 뜻일까?
가는 날이 장 다음날이거나 장날 전이다. 이렇게 다 부수고 새로 짓고 있다.
공사기간은 올 7월까지, 가을에 볼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청계암 인법당 북원 공사 중.
무슨 동물이 연상될까?
미타암
미타암에서 몇 걸음을 가면 용소이다. 미타암은 정갈하며 소담스럽다. 비구니 절이다.
스님이 내게 말을 건다. 차 한잔 하라고. 그걸 빌미로 한 시간 가량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비구니.
연로한 은사 노스님을 모시고 있다고 하는데 이쪽 지방 사람인 모양이다. 전라도 억양이 강하다.
2km 넘게 임도를 따라 내려가서 다시 화엄사 경내로 들어와 구층암에 가야 한다.
몸도 피곤하고 여유가 없다. 미타암에서 이야기를 나눈 덕이다. 용소에서 곧장 구층암으로 갔다.
화엄사와 구층암은 하나이다. 대웅전 뒤로 조금 오르면 구층암이 아오기 때문이다.
구층암 입구, 구층은 두 번째이다.
무너진 석탑은 예전 그대로 아픔을 보여 주고 있다.
구층암 석등 /전남 유형문화재
암자 기둥, 나무가 가진 모양 그대로 사용하였다. 이게 구층암의 멋이다.
수세전
감로당, 예전엔 기억에 없다.
구층암 뒤, 봉천암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화엄사 경내를 지나 지장암으로 간다. 지장암 주위에 주차장이 있다.
남악사, 사당이다. 신라 때 오악이 있었다. 지리산은 남악이다.
지장암
주차장은 많이 비었다. 늦은 시각까지 나처럼 남은 관광객은 별로 없다.
금정암
금정암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절 마당에 샇인 대리석.
극락보전은 눈에 익은 건물이다. 나주 쌍봉사 극락전이 이것보다 작다.
반야보전
금정암에서 본 사사자 삼층석탑
금정암, 압도 당한 느낌. 대리석과 규모 있는 한옥 건물,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공사비가 들겠다.
이렇게 크게 불사를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바로 밑에 규모가 상당한 본절이 있건만. 본절과 경쟁할 일은 아니다.
세월이 흘러 문화재가 될지 흉물이 될지 지켜봐야할 일이다. 신도수 감소, 승려 감소....
내원암
금정암에 비하면 초라한 곳이다.
내원암에서 차를 돌렸다. 주차장에 다시 주차를 하였다.
화엄사 석경관, 지난 5월 10일 개관하였다. 일반인은 아직 출입을 하 수 없는 모양이다.
벽에 붙은 모형, 돌에 경을 새긴 문화재를 본떴다. <화엄석경/보물>을 전시한 것 같다.
부도밭, 일일이 사진을 찍다가 카메라 저장 공간이 없어 더 찍을 수 없었다. 8기가, 1,000장 조금 더 찍을 수 있다.
화엄사와 산내 암자를 끝으로 3박 4일 간 내 여행은 마쳤다.
경남 하동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례로, 구례읍 논곡리 삼층석탑을 보기 위하여 곡성군 압록강을 따라 갔다 오기도 하였다.
마음이 급한 것인가?
무리를 하더라도 하나 더 보려는 마음, 절은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서.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머물면서 봐야 제맛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