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통화승수
한은에서 공급한 돈이 시중에서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 보여줘요
입력 : 2023.05.18 03:30 조선일보
통화승수
▲ 한국은행이 발행한 5만원권. /연합뉴스
Q. '돈은 새로 찍으면 찍어낸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으로 불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게 가능한가요?
A. 돈이 발행한 만큼보다 훨씬 더 많이 불어나는 마법. 정말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새로 공급한 1억원이 A회사로 들어갔다고 해볼게요. A회사는 그 돈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생각으로 B은행에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으로 맡겼어요. 그런데 B은행은 A회사가 맡긴 1억원을 그대로 갖고 있지 않고 다른 곳에 대출해주는 데 써요. 대출해준 대가로 받는 이자가 A회사에 줘야 하는 이자보다 더 많아서 그만큼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B은행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대출해주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A회사가 갑자기 돈을 찾으러 올 때를 대비해 일정 부분은 남겨둬야겠죠.
은행은 고객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예금 총액 중 일정 비율만큼 보관해야 하는데 그 비율을 <법정지급준비율>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법정지급준비율은 최대 7%이지만, 예시로 든 사례의 계산이 쉽도록 법정지급준비율을 5%라고 가정해 볼게요. B은행은 1억원의 5%인 500만원만 남기고 9500만원을 C회사에 빌려줍니다. C회사는 빌린 돈을 다시 D은행에 예금해요. D은행은 9500만원의 5%인 475만원만 남겨두고 9025만원을 E회사에 대출해줍니다. E회사는 또 이 돈을 F은행에 예금합니다. 이때 세 은행(B·D·F)의 총 예금액은 총 2억8525만원(B은행 1억원+D은행 9500만원+F은행 9025만원)이 됩니다. 이 과정은 계속될 수 있어요. 그럴수록 은행들의 총 예금 규모도 늘어나겠죠. 처음에는 A회사가 맡긴 1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총 20억원으로 불어날 수 있어요. 처음 한국은행이 공급한 1억원의 20배가 되는 거지요.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예금(통화량) 규모가 중앙은행(한국은행처럼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기관)이 처음 공급한 돈(본원통화)의 몇 배인지 계산한 것을 <통화승수>라고 불러요.
통화량을 본원통화로 나눈 값으로, 본원통화가 얼마만큼의 통화량을 창출하는지 나타낸 지표예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통화승수는 14.1배예요. 통화승수는 시중에 얼마나 돈이 잘 돌고 있는지를 보여줘요.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이 높아지면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이 줄기 때문에 통화승수는 낮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지급준비율이 낮아지면 통화승수는 커지겠죠.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해요. 통화승수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므로 본원통화 공급 규모를 조절하거나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해 통화량을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거죠.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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