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새롭게깊게>8월7일~8일 도서관일기
영성이라는 말이 최근에 와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가 두통을 앓기 전에는 머리가 거기 있는지 없는지 생각지 않습니다. 눈이 아프기 전에는 눈이 있는지 없는지 별로 생각도 않고 사는데 눈이 아프게 되면 눈에 대해서 많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영성이라는 단어도 삶의 내용과 방법들이 건강할 때에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많이 병들어서 문제가 생기니까 저마다 ‘영성’, ‘영성’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성이라는 말이 있으면 ‘육성’이라는 말도 있어야 할 텐데, 아직 못 들어 보았습니다. 영이라는 말하고 아무래도 대비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물질, 혹은 육이 될 것입니다. 지난 3백년 동안 되돌아봐도 인간의 정신적인 면의 발전보다는 물질적이고 물리적인 발달이 광장히 빨랐다고 생각됩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빠르게 달리다가 가만히 멈추어 서서 무엇인가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하면 자기 몸이 너무 빨리 달렸기 때문에 혹시 자기 영이 그 속도를 못 따라와서 날 놓치 않았나 싶어 영이 올 때를 기다린다는 거예요. 어쩌면 지금 우리 인류 전체가 그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멈추고 기다려야 하는데 더욱 빨리 달리는 시대에 걸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영성, 영성,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안 보이는 것을 좀 잘 보면서 살자는 것이 영성이기 때문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중요한 게 많습니다. 우리가 많이 놓치고 있습니다. 제대로 살려면은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을 좀 제대로 잘 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반성이 이제 영성, 신앙 그런 단어를 쓰면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생태적 삶을 우리가 추구하고 있다는 것과 우리가 생각하는 영성 생활이라는 것이 같은 것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봅니다.
생태적 삶을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좀 알고 사는 것이 아닐까요? 틱낫한 스님이 쓰신 어떤 책에 ‘종이 한 장에서 강물을 본다.’는 글이 있습니다. 종이를 본다고 물이 보입니까? 비가 보입니까? 사람들이 보입니까? 당신은 보인다는 겁니다. 비가 안 오면 나무가 못 자라고 나무가 안 자라면 펄프를 못 만들어 내고 펄프가 없으면 종이가 없으니까 결국 이 한 장의 종이가 있기까지는 비가 내렸기 때문에 나무가 있고, 펄프가 있고, 종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과정, 시간이라는 것만 빼버리면 요게 바로 비다 해도 된다는 거죠.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 中/이현주>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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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물날)
하나뿐인 어린이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249권 8월호가 왔어요. 사랑어린 동무들이 도서관 자료 중 유일하게 "고.그 왔어?" 물어 보는 책입니다. ㅎㅎ 특히 요즘은 사랑어린 언님, 려강의 만화가 연재되고 있어서, 저도 궁금해하지요. 이번 달은 언제 오지? 하면서 말이죠. 드디어 방학중이라 먼저 펼쳐보는 행운을 누립니다. 려강 만화 '별똥돌 빵집' 2화 치아바타 샌드위치가 시작되었네요. 엄청 큰 오븐 속으로 들어간 두 동무, '어둑별'이야기를 합니다. 어둑별? 어둑별은 지구와 몇억 광년 떨어져 있지만 닮은 점이 많은 곳이래요. 지구처럼 다양한 생명들이 다채로운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대요. 그런데 최근 어둑별의 생태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답니다. 왜? 생각이 드신다면 관옥나무도서관으로 오세요. 꽤 시원하지는 않지만 견딜만 합니다. ㅎㅎ
8월 8일(나무날)
오후 5시경 전라남도 전남동부청사 문화융성국장 등 일행 네분이 방문하셨어요. 특별한 안건이 있는 건 아니고 '그저 방문'이라 하시네요. 문화융성국장께서 수고가 많으신다며 "여기가 전남에서 유일한 사립이라지요?" 하신다. 자리에 앉지도 않고 도서관 이곳저곳을 보시며 "자료는 얼마나 있나요?" 6천권 남짓 됩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주 오나요?" 아시다시피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니까 활발하게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대부분은 연세가 많으시죠. 그러나 풍물, 합창 등 문화프로그램이나 강연에는 꾸준하게 참여하십니다. "이 건물 2층은?" 대안교육기관으로 초등부터 고등 1년차 스콜레까지 있습니다. 전남교육청 위탁기관 운영도 하고 있어요. "학생수는?" 서른명 정도입니다. "어디서 학생들은 오나요?" 초등은 인근 마을, 순천시내에 살고 중등과정은 마을에 작은집이라고 부르는 기숙사가 몇 채 있습니다. "폐교된 지는 얼마나 됐을까요?" 2010년 그 즈음일 겁니다. "건물이 오래 됐네요" 최근에사 방수작업을 마쳤어요. 이후에 외벽작업이 예정 돼 있어요. 테크로 나가 노후된 외벽을 보며 "이전에 여기 지나다닐때 외벽이 아주 색다르고 궁금했거든요"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이었다 하니 고개를 끄덕이시며 놀라워하셨어요. 하루 일정으로 여러 곳을 다니는 중이라 바쁘다며 맨입으로 나가셨습니다. 김형성 문화정책팀장께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하시니 고맙습니다. 10여분 남짓 둘러보고 가셨습니다.
**사랑어린마을배움터
-8월 7일~9일까지<생태컬리지(가칭)>를 준비하는 식구들이 배움의 길을 나섰습니다. 순천시 생태문화팀의 김동호, 오태훈님 그리고 배움터 마루와 언연, 향원, 뜸부기. 녹색평론사(김정현선생), 착착, 날개, 홍동의 어르신들을 만나 지혜를 구하는 여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함께 마음 모읍니다.
-8월 8일 오후 1시경 학교와 전남 교육청이 함께 협력사업에 대한 내용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과정에서 소홀한 부분들을 챙기고 마무리를 원할하게 하기 위한 자리지요. 소임을 맡고 있는 푸른솔, 신난다, 자운, 빛난다가 애썼어요.
-자운은 날마다 서류작업을 위해 아침나절에 오십니다.
-착한동물들과 닭장 돌보기를 위해 사랑어린 식구들이 날마다 오십니다.
*** 우정과 환대
-8월 8일, 예똘께서 옥수수를 가득보내셨어요. 잘 나누어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