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영어 일정이 있었는데 사라져서 더 빨리 만나게 되었습니다. 승민이가 환하게 반겨주니 제가 더 반가웠습니다.
점심시간에 백은영 선생님께서 쿡쿡방에 오셔서 음료와 핫케이크, 브라우니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이 담긴 가방을 주셨습니다. 미리 준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승민이와 핫케이크 만들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 핫케이크 만들어 보셨어요?”
“나 한 번 정도 만들어봤어!”
요리를 잘 못하는 저는 핫케이크를 많이 만들어 본 승민이의 주도 하에 움직였습니다. 승민이는 불을 키고,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는 것까지 능숙하게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핫케이크 몇 개는 저랑 같이 먹고, 어머니 것은 따로 만들었습니다. 예쁘게 구워지고 타지 않은 것들만 모아서 호일에 포장하였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구운 듯합니다.
승민이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핫케이크와 브라우니를 만들었습니다. 사과잼에 찍어먹으니 더 맛있었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더 얘기하며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구실로 가까워질 수 있다니, 잘하지 못하더라도 ‘함께’하면 즐겁습니다. 오늘 더욱 느낍니다.
승민이의 따뜻한 마음
승민이와 소박한 감사편지와 함께 팬케이크를 포장했습니다. 그것을 들고 어머니를 뵈러 가려고 문을 나섰습니다.
“선생님 정국의 Seven 아세요?”
함께 음악 취향을 공유하면서 상철암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이렇게 짝꿍활동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대화를 언제 나눠볼까요. 소중한 시간, 귀 기울여 승민이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얘기 나누다 보니, 둘 다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공감대도 만들어나갑니다. 얘기하면서 걷는 시간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걷다보니 승민이가 다니고 있는 철암초가 나왔습니다. 승민이가 어머니와 잠깐 통화하더니 학교에서 축구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새로 산 공으로 축구를 하였습니다. 승민이가 밖에는 추우니 체육관에 가서 또 운동하자고 제안합니다.
승민이가 직접 행정실에 찾아가 체육관 출입을 허락받겠다고 합니다. 크게 인사드리고, 열쇠 받아왔습니다. 감사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체육관에 들어가서는 배드민턴을 쳤습니다. 승민이가 좋아하는 축구 이야기도 하고, 저의 학창시절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었습니다. 오가는 배드민턴 콕과 함께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는 길에는 백은영 선생님께서 차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해주시고, 도서관에서 함께 구워먹으라고 쫀드기와 마시멜로까지 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시간을 내어주신 거잖아요. 감사해요.”
오늘 제일 기억에 남는 말입니다. 승민이와 이렇게 짝꿍활동을 하는데, 그 시간이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고마워합니다. 그 모습이 멋있습니다. 저와 승민이의 소중한 시간이 겹쳐서 하나의 망이 되었습니다. ‘추억’이라는 망에 승민이와의 기억이 남아 오랫동안 따뜻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요리를 잘 못하는 저는 핫케이크를 많이 만들어 본 승민이의 주도 하에 움직였습니다. 승민이는 불을 키고,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는 것까지 능숙하게 준비" 했군요!
이럴 때는 요리 못하는 것이 복입니다. 참 잘하셨습니다.
어머니 드릴 팬케이크를 고이 싸서 간 승민이 마음 참 곱습니다. 백은영 선생님 참 좋겠습니다.
백은영 선생님이 참 잘 챙겨주시지요. 어린이집 선생님이셨습니다.
아이들 마음과 선생님 마음을 잘 헤아리시고 잘 챙겨주십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