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어느 꽃피는 봄날 성당엘 갔다.
온다는 사람은
잠시 늦는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예수님은 정면 가운데에 계셨다.
긴 의자 귀퉁이에 앉아
바라보자니....
두 팔은 벌리고
두 다리는 한 곳에 모아졌고
고개는 수그렸는데
머리엔 가시 모자.
걸친 옷은 쪼끔.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1)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갑자기
예수님이 가련해보이는 거였다.
그동안 많이 보아 본
그 모습이
그 날 내 눈엔
자세가 너무 불편해보이는 거였다.
빠루2)로 대못 세 개는 빼고
옷도 좀 입혀서
편안하게 해드리지...
골고다 언덕까지 오르시며
피땀으로 범벅이 되었을 긴데
좀 씻겨나 드리지...
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였다.
어쩌면 우리 이웃들은
참 잔인하구나
참 무심하구나
싶었다.
순수의 불꽃이셨던
성인(聖人)을
밤낮으로 저렇게 매달아 놓으시고
집에 가서 발 뻗고
잘 수 있는 걸 보면......
1)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Eli Eli Lema Sabachtani)
"하느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2) 빠루의 표준말은 배척 또는 노루발 못뽑이.
..........................
문학을 앞세운 방이 꾸려졌길레
어쭙잖게
제가 작년 가을에 썼던 것을
한번 올려봅니다.
새방이 들어섰음을 축하드리는 마음에요.
참 쑥쓰럽네요.
ㅎㅎㅎ
(정색하고 나서.... 흠흠...ㅎㅎ)
인민에 대한 사랑으로치면야
예수님처럼 높으신 분이 없는데....
그 사랑이
때론 聖殿 마당의 장사치들 좌판을 걷어차며
이래서야 되겠나? 으잉? 하는 뿔따꾸와 분노로써
매정하고 치열하게 표현하셨으니
모르는 사람들이 딱 오해 하기 알맞게 행동하시고
또 말씀도 하셨으니......
저 따위 십자가형을 짊어지시고 가신 것을 생각하면.....참!
그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의 민도는 알아줄만한데,
그걸 2008년이 지난 오늘날도
이 땅 남한에서 하는 꼬라지를 보믄.....아~~~후!!!!
그래도, 그래도,
저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냈지요~~~~~
첫댓글 조금있으면 성탄절, 크리스마스인데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한 번도 생각지 못 하고 , 두 발 뻗고 잘 잔 1인 .
아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더 더욱 축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