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회] 선재동자가 된 홍애아
홍애아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창을 집어던지더니
손으로 칼을 빼서 던지기 시작했다.
"보살님, 저 요괴가 아픈것도 참고 칼을 빼려고 합니다."
보살은 혜안을 불렀다.
"저 놈을 죽여서는 안되겠다."
그리고는 버들가지를 아래로 드리우고 옴자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러자 칼은 낚시바늘처럼 끝이 안으로 오그라 들었다.
그러니 홍애아로서는 칼을 뺄수가 없었다.
홍애아는 그제야 당황해서 칼끝을 누르면서 보살에게 애원을 했다.
"보살님,! 전 눈뜬장님이라 보살님의 법력이
이토록 광대한 줄 몰랐습니다.
부디 자비심을 베풀어 목숨을 살려주십시요.
이후로는 나쁜일에서 손을 씻고 꼭 법문에 들어가
수행을 하겠습니다."
보살은 금빛을 낮추더니 행자와 앵무새를 거느리고
홍애아 앞에 가서 물었다.
"그렇다면 나의 가르침을 받겠는가?"
홍애아는 머리를 끄덕이고 눈물을 흘렸다.
"목숨만 살려 주신다면 무슨 가르침이라도 받겠습니다."
"그렇다면 마정수계를 해주지."
보살은 소매속에서 금으로 된 면도칼을 꺼내더니
홍애아의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보살은 세군데의 머리칼을 남겨서
어린애처럼 땋아 올렸다.
오공은 곁에서 그 모습을 보고 깔깔깔 웃었다.
"이 요괴놈! 꼴 좋군 사내인지 계집앤지 알수가 없구나.
도대체 그 꼴이 뭐란 말이냐?"
"그대가 내 가르침을 받기로 한 바에는
나도 그대를 업신여기지 않겠어요.
지금부터 그대를 선재동자가 부르려고 하는데 괜찮겠지요?"
홍애아는 머리를 숙여 응낙의 뜻을 나타내면서
목숨을 살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보살은 손으로 가르키면서 "꺼져라"하고 외쳤다.
그러자 쨍그렁하는 소리와 함께 천강도는 모조리
땅으로 떨어지고 동자의 몸에 난 상처도 순식간에 없어졌다.
보살은 혜안에게 분부했다.
"혜안, 그대는 칼을 천궁에 부친께 돌려드려요.
그런다음 여기로 오지말고 먼저
보타산에 가서 제천에게 나를 기다리라고 해요."
혜안은 명을 받고 칼을 바치러 천상계로 올라갔다.
그러나 동자 홍애아의 야성이 완전히 고쳐진 것이 아니었다.
홍애아는 몸이 아무렇지도 않고 구멍이 뚫린줄 알았던
엉덩이도 멀쩡해지자 괴물로 변신한 후 보살에게 창을들고 대들었다.
"저 따위것이 날 항복시킬 진짜 법력이 어디있어.
내가 너한테 무슨 가르침을 받겠느냐.
에잇! 내 창이나 받아봐라."
홍애아는 긴창을 주워들고 번개같이 보살을 찌르려했다.
오공이 버럭 화를 내고 여의봉으로 막으려니까, 보살이 말렸다.
"가만둬요, 나한테 놈을 항복시킬 법술이 있으니까."
보살은 소매에서 금테를 꺼냈다.
"이 보물은 여래님께서 경을 가지러 가는 동토 사람들에게
전해주라고 하셨어요. 원래 금, 긴, 금의 세걔가 있었는데
긴고는 그대의 머리에 매어 주셨지요.
그리고 금은 검은 곰의 요괴인 수산대신에게 씌웠고
아직 금고가 남아 있지요. 지금 이 요괴를 보니 예의가 정말 없어.
그러니 이건 이놈에게 줘야겠어요."
보살이 테를 손에 쥐고 바람을 향해 흔들며
"변해라" 하고 외치자 테는 금방 다섯개로 나뉘어 변했다.
그것을 동자에게 던지며 "매어져라" 외치자 테는
홍애아의 머리 양팔과 양발복에 매어졌다.
보살은 오공에게 일렀다.
"오공, 그대는 좀 멀리 피해요,
난 금고주를 외울거예요."
오공은 깜짝놀랐다.
"보살님, 전 보살님을 여기로 모셔와서
요괴를 항복받은 것 뿐인데
무슨 죄가 있어 그것을 외우려 하십니까?"
"아니, 이건 긴고주가 아니에요
긴고주는 그대에게 외우는 것지만
이 금고주는 저 동자에게만 외우는 거예요."
오공은 그제야 안심을 하고 보살에게 딱 붙어서서
금고주 외우는 것을 들었다.
보살이 인을 맺고 입속으로 몇번 주문을 외니까
홍애아는 아파서 땅바닥에 딍굴딍굴 굴렀다.
보살이 주문을 그치자 아픔도 즉시 멎어서
동자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이 귀염둥이 조카야,
보살님께서는 네가 빨리 자라지 않을 것을
염려하셔서 금목거리와 금팔찌를 채워주신 것이다."
홍애아는 더욱 화가나서 오공을 창으로 마구 찔러댔다.
오공은 제꺽 보살의 뒤로 돌아가 숨었다.
보살은 급히 버들가지를 감로수에 찍어서
후드득 떨어뜨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합쳐져라."
그러자 동자의 손에서 창이 떨어지고
양손은 가슴앞에서 합쳐져 벌릴수가 없었다.
동자는 손을 벌리지도 못하고 창을 잡을 수도 없게되자
비로소 법력의 힘을 깨달아서 단념하고
보살앞에 엎드려 진심으로 배례했다.
이 "관음묶음"은 오늘 날까지 불자들에게 전해졌다.
보살은 진언을 외운뒤 정병을 기우려 온 바다의 물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원래대로 주워담고는 오공에게 말했다.
다음회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