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값 인상?
저는 대전 살고 담배 20년 피운 시민입니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봤습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을 6000원까지 올려야 금연에 기여할 것이란 전문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그랬답니다. 알아보니 그 연구기관은 '금연정책의 평가와 앞으로 흡연율 예측'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질병관리본부라고 하네요.
당연히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담배라는 기호식품도 이에 해당 될까?
금연자도 생기고 소비도 줄겠지만 과연 그 수치가 얼마나 될까?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세계은행 발표 자료를 보니까 담뱃값을 10% 올리면 선진국의 경우 4% 감소, 개발도상국은 8% 담배 수요가 줄어든다고 하더군요. 은행에서 조사하고 발표한 자료를 제대로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 다른 것 찾아보니 지난 1995년 미국에서 담배값을 올리니까 당시 36%에 이르던 고교생 흡연율이 2001년에는 25%로 하락했다고 나오네요. 미국 고등학생 세 명 중 한명이 피우던게 담배값을 올리니까 네 명 중 한명이 피우는걸로 줄기는 줄었네요. ㅋㅋ 근데 더 자세하게 알아보니 단순히 가격만 인상한게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담배광고 규제, 담배자판기 판매금지, 담배 회사들의 청소년 금연 교육비 1억 5천만 달러 출연까지 이끌어서 잡은거더군요.
담배 가격만 올리면 금연한다고? 그건 개소리입니다.
그리고 말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한국의 경우 담배 판매로 거두어들이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은 한 해 1조 5848억원.
그 중에 금연사업에 쓰이는 돈은 얼마일까?
국민건강증진법 제25조와 동법 시행령 30조에 따르면 국민건강증진기금 사용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있는데
이 기금의 재원은 지난 2004년 1월부터 담배 1갑당 354원을 흡연자로부터 건강증진부담금 명목으로 징수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에 한국담배소비자협회가 조사해보니 담뱃값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본연의 목적에 부합되는 건강증진사업에는 총사업비의 10% 수준이고 특히 이 중 금연 사업에는 기금액 대비 1.54% 지출했다고 하더군요.
특히 그 동안 전국 보건소에서 금연 클리닉에 사용되던 160억원 정도의 예산조차 전액 삼각해서 금연 클리닉까지 없앤 정부가 언제부터 그렇게 국민건강을 생각했나?
그 돈 모두 4대강에 갔다는데 제가 만원 겁니다. 내가 참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않나옵니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사실.
한국은 세계 담배시장에서 12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세계무역기구, 즉 WTO 농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 세계 22개 농·축산품 주요 수출국 통계를 볼 때 전세계 국가 중 한국이 차지하는 담배 수출 비율은 1.66%로 담배 수출국 1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담배 수출 비율은 지난 1995년 0.23%였던 것이 2003년 1.59%로 증가했고 2004년 잠시 1.15%로 줄었다가 2007년 다시 1.66%로 늘었습니다.
지난 2007년 당시 전세계 담배 수출 규모는 326만7535t인데 이 중 1위는 브라질로 전세계 담배수출의 21.73%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12.76%, 미국 8.61%, 인도 6.05%, 중국 5.90%, 터키 4.23%, 말라위 3.98%입니다.
진짜 막장 아닙니까?
자국 국민들에게는 높은 담배값을 받으려고 하고 그것도 모자라 외국에 수출도 하고......
이런 현실을 슬그머니 눈감는 주장도 있네요.
“담뱃값은 2005년 이후 6년째 2500원이다. 선진국의 반값도 안 된다. 담배 한 갑이 햄버거보다 싸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담뱃값 인상이 거론됐지만 비난 여론을 의식해 주저앉았다. 지난달 취임한 임채민 장관은 “담뱃값을 6000원으로 올려야 금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은 담뱃값에서 왜 건강보험 부담금까지 거두냐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흡연 관련 질병이 늘어나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낸다. 담뱃값 인상을 일반 물가 상승처럼 규제할 순 없다.“
동아일보 이형삼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이 임채민 장관 취임할 때 쯤에 쓴 글입니다.
글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ㅋㅋ 흡연으로 질병이 늘어나면 건강보험이 축난다고?
내 참 어이가 없어서... 건강보험 재정을 걱정한다는 사람이 왜 동네 보건소 금연 클리닉 예산 100% 삭감한건 일언반구 언급도 없는지 진짜 막장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나 더 합시다.
정부는 사람들이 전자 담배를 많이 피니까 이것도 세금을 매기는 추태를 부립니다.
전자담배 1㎖당 221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는거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전자담배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인데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님께서 진두지휘하셨답니다. ㅎㅎ 이 분 말씀이 이 번 부담금 신설을 통해 건강증진 사업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했는데 법안 내용을 보니 PC방, 음식점(150㎡ 이상), 관광숙박업소, 학원시설 등 공공시설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담배에 관한 경고 문구는 물론 금연상담 전화번호 표시 의무화 하는 것 그리고 잡지광고를 연간 10회 이내로 제한하는 거랍니다.
영세 자영업자도 죽이고 흡연자들도 죽이는 법률을 만들어 놓고 참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이제... 진짜 하이라이트는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죠.
지난 9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임채민의 위장전입과 부당 소득공제 때문에 시끄러웠죠. 야당 의원들은 임 후보자가 1985년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근로 소득자인 부친을 부양가족 기본공제와 근로우대 추가공제 대상자로 포함시켜 이중 공제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강원 춘성으로 주소를 이전하고 한달 후에 원래 주소지인 서울 강남 압구정동으로 주소를 이전한 것은 위장전입"이라며 "당시 농지개혁법상 6개월 이상 자경을 하거나 농지근처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어야 하는데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논과 밭을 매입했다"고 주장했고 전현희 의원은 "임 후보자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근로소득 공제를 하면서 부친을 기본공제 부양가족으로 포함시키고 경로우대를 받는 이중공제를 해왔다"며 "많은 국민들이 납세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데 임 후보자의 태도는 고위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걸 자세히 알아보니까 완전 코미디에 가까운 짓을 했더군요.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임 후보자의 아버지는 해마다 몇 달씩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사위의 회사에 위장 취업해 월급을 받는다. 그런데도 소득이 없는 것처럼 소득공제를 신청, 탈세했다"고 주장하니까 당시 임채민 후보자는 "생활 보조금 차원에서 사위가 장인에게 드린 것"이라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겠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내 손으로 소득공제 서류를 (작성)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일정상 밑에 맡겨놓다 보니 그런 실수가 벌어진 것 같다"면서 "모두 내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다 시정하겠다" ㅋㅋ
이 뿐이 아니더군요.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업무 관련성이 있는 법인 등에 (퇴직 후) 1년간 취업이 금지되는 것은 알고 있지 않느냐. 임 후보자는 지난해 (지식경제부) 차관직을 그만두고 나서 바로 법무법인에 취직했다"며 "임 후보자가 일한 기간이 50일 정도인데 5300만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고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임채민 후보자는 "국민들이 보는 시각이 어떤지 알고 있지만,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일을 하지는 않았다"며 "법에 저촉되는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나 참 기가 막힙니다.
이런 사람이 최종 발언에서는...
자신은 복지 분야에서 일 한적은 없지만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긴급한 복지 현안을 다뤘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여러 가지 얽혀 있는 사안이 많기 때문에 원만히 풀어 달라는 주문이 있는 상황으로 스스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직생활의 마지막이 아니겠느냐면서 있는 힘과 최선을 다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ㅋㅋ
이런 사람이 장관을 하니까...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이 지난 6월 담배 관련 세금을 물가에 연동해 매년 자동으로 인상시키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고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은 유의원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될 경우 2013년 이후 담뱃값이 매년 100원 정도 인상돼 담뱃값이 복지부의 방안인 6000원 대폭 인상을 막을 수 있다며 이 법안 통과를 지지하고 나서는 사태까지 발생하죠.
아이러브스모킹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올 해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담뱃값 물가연동 인상안 관철'을 위한 1차 서명운동을 진행해서 1056명의 서명까지 받아서 담배 가격을 차라리 인상시키자고 하고 있는거죠. 즉 물가지수에 연동한 담뱃값 인상이 대폭적인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단을 한거죠.
한편...
개념없기로 소문난 정부는 보건의료미래기획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담배, 술, 비만유발식품(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등 건강위험 요인에 대해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죄악세(Sin Tax)를 부과하자는거죠. 기획재정부, 복지부 등 범부처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해 필요성, 재원의 용도 등에 대한 논의하면서 패스트 푸드의 광고 시간대를 규제하는 광고제한 등 비가격 정책도 준비하고 계시답니다.
그런데....
재정부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담뱃값을 큰 폭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답니다. ㅎㅎ
재정부는 죄악세에 대해 공론화를 시켜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써는 어렵고 특히 담뱃세는 부자보다 서민들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힘들다는게 그들의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안이 오면 검토해볼거라고 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미래위원회 권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면서 아직까지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범부처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게 될 거랍니다. ㅋㅋ 이 놈의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을 추진할 때마다 부담금 인상으로 생기는 재원의 일부를 흡연자들을 위해 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는데 일선 보건소에서 흡연자를 대상으로 해오던 금연클리닉 예산 165억원을 올해 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것들의 말을 과연 믿는 국민이 있을까요?
제가 이 문제를 지켜 보면서 가장 주목하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한나라당 경기 고양시 덕양구 갑 손범규 의원입니다.
이 사람은 비흡연자를 보호하고 아울러 흡연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국민 건강증진기금을 사용하여 흡연실 설치 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손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의 흡연구역의 시설기준을 환기시설 및 칸막이, 지붕의 설치로 확대하여 강화하고,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흡연구역 설치 사업에 사용하도록 하여 비흡연자의 건강 및 흡연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양쪽의 권리를 다 지키자는건데 제가 봤을 때는 이런 정책이 딱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흡연과 비흡연 국민들 간에 발생하는 상호 비방과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획기적인 제안이죠.
과연 임채민은 어떻게 할까요?
정부가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 이후에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담뱃값 인상 추진을 본격화 할 건 뻔한 상황입니다. 일단 선거를 앞두고 흡연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담뱃값을 올리기 힘들겠지만 내년 선거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겠죠.
그렇게 되면...
담뱃값 대폭 인상으로 인해 저가 밀수 담배가 성행하고 그 외의 불법유통이 발생하겠죠?
한값에 6000원이나 되는 담배값을 하루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서민들이 어떻게 부담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이렇게 담배 가격이 한꺼번에 인상되면 모르긴 몰라도 담배를 파는 슈퍼 편의점에 담배 강도가 출몰한다는 뉴스를 자주 보게 될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하루에 한갑 정도 피우는 사람의 경우 한달이면 18만원의 지출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사실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절대 다수는 빈곤층, 노인층, 사회적 약자, 그리고 서민층입니다. 만약 한달 월급이 100만원 정도 되는 사람이 수입의 약 20%를 담배 사는데 써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예상하는게 농담처럼 들리시나요?
|
첫댓글 담배 가격 인상은 찬성합니다.
물가 오르는만큼 오르는거 뭐 그냥 상식 아닙니까?
(근데 이거저거 너무 많이 올라서 진짜 하루 하루 살기 힘들어여.......)
근데 지금 정부에서 하는건 당최 신뢰가 가지를 않아요..... 한갑에 6000원 8000원 ??? 내눈에도 꼼수가 보이는데....... ㅋㅋ 진짜 막장입니다......
가격 올리면 금연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작년에 배추값 오르니까 다들 포장김치 사먹었죠.
그런것처럼 담배값이 갑자기 너무 많이 오르면 다른 대체 품목, 예를 들어 외제담배 밀수담배 제조담배 이런 것을 피우게 될겁니다.
담배 가격 인상이 꼭 금연으로 이어지는건 아닐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