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따라 하기 / 최미숙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주식에는 관심조차 없던 남편이 주식 이야기를 한다. 마침 점심시간, 선생님 몇 명이 요즘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한 주라도 들고 있어야 경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더니 활황이긴 하나 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 공약 때문인지 드디어 10월 27일 4천을 뚫고 5천 선까지 1천 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연일 전문가들이 나와 그 누구도 예상 못 하던 일로 7천 포인트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방치했던 펀드(문재인 펀드) 계좌를 열어 봤다. 신탁에 투자하는 종목은 마이너스 49, 중국 펀드는 30, 또 하나는 그나마 마이너스 15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다행히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하나가 원금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제야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알짜배기 대기업에 투자하는 종목이다. 그나마 그것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가입한 것이다. 창구 직원에게 좀더 세심하게 물어야 하는데 뒤늦게 후회가 되었다. 어떻게든 원금만 되면 해약하려고 했는데 플러스가 되고 나니 생각이 달라진다. 하루하루 쭉쭉 오르더니 단숨에 수익률 30프로를 넘나든다. 다른 펀드에서 까먹은 돈을 회복할 만큼 되었다. 계좌를 확인할 때마다 신기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긴 하다. 슬슬 욕심이 생기면서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껏 정기 적금을 선호했다. 주식은 투기판 같아 눈도 돌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가입했던 펀드에 따라 들었다. 마침 정기 적금도 끝났고 손해는 없을 거라는 판단이 컸다. 그런데 들어가면서부터 계속 떨어지더니 급기야 1년 만에 원금의 반이 날아갔다. 결국 중단하고 다시 정기 적금으로 갈아탔다. 속은 상했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라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들어간 돈은 없는 셈 치고 가끔 확인만 했다. 8년이란 기간이 지나서야 겨우 원금을 회복했지만 그것만도 고마운 일이라 여긴다. 그렇게 긴 세월 마이너스에서 헤엄치더니 단 몇 개월 사이에 본전을 회복한 것이 ‘코스피 5천 시대’라는 말이 괜한 구호가 아니었다. 그 경험이 주식 전문가인 이재명 대통령 따라 하기를 포기하게 했다. 이번에는 믿어도 됐는데 말이다.
유튜브에 ‘주식 아가방’이라는 화면이 떴다. 평소 실력자라고 생각하던 전문가 둘이서 제목처럼 주식 초보자를 위한 강연을 했다. 투자하는 방법과 돈을 잃는 이유, 투자 원칙까지 기초부터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저평가된 우리 주식 시장에 큰 판이 벌어진다는 내용이다. 다 듣지는 못 했지만 초보는 종목을 사면 대응하기 힘드니 대통령이 들었던 지수 이티에프에 투자하라는 말을 반복했다. 정기 적금이라 생각하고 거치식이든 적립식이든 본인 사정에 맞게 하라는 말도 곁들인다. 귀가 솔깃하며 슬며시 마음이 동한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 펀드를 검색했더니 포트폴리오가 뜬다. 코스피 200 이티에프에 2천만 원, 코스닥 150 이티에프에 2천만 원, 적립식으로 코스피 이티에프에 한 달 100만 원씩 5년을 투자했다는 내용이다. 수익률이 30 프로로, 상당히 높았다. 개미 투자자와 한배를 타겠다고 시작했다니 그런 마음이면 믿어도 되겠다 싶었다.
지난번 막내아들이 공모주에 같이 투자하자며 깔아준 증권 회사 앱을 열었다. 그것도 몇 번 하다 시장이 안 좋아 접긴 했지만 이번에는 마음먹고 해볼 작정으로 증권 계좌에 돈을 넣었다. 손이 떨렸다. 이런 배포로 무슨 주식을 한다고 혼자 웃었다. 지수 이티에프(ETF)를 검색하니, 타이거 200(TIGER 200)과 코덱스 200(KODEX 200)이 나온다. 증권사 검색창에 두 종목을 넣고 비교하니 타이거 200이 약간 비쌌다. 운용사만 다를 뿐,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타이거 200으로 정하고 먼저 열 주를 샀다. 그렇게 조금씩 모으다 보니 투자금만 1500만 원으로 270주가 됐다. 늦게 시작해 수익이 크진 않지만 그래도 코스피가 앞으로 계속 오를 거라는 확신만 있으면 괜찮을 성싶다.
그렇게 대통령을 믿고 주식 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나마 개별 종목이 아니라 마음이 놓인다. 돈을 투자해 놓으니 그동안 건성으로 넘겼던 경제 뉴스를 자세히 듣게 된다. 그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환율이 자꾸 올라 불안하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담긴 3차 상법 개정안과 ‘배당 소득 분리 과세 최고 세율 인하’라는 호재가 연내 입법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니 기대해 볼 일이다. 또 주식 시장을 띄우려는 대통령의 강한 정책 의지가 드러나 믿음이 간다.
과연 ‘돈을 벌 것이냐, 잃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첫댓글 우리나라 VVIP와 길을 같이 하셨네요.
결과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돈 많이 버실 거예요. 이리저리 옮기지 말고 진득이 기다리시면 부자될 것 같습니다. 경제뉴스를 보시군요. 제 지인도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지식이 많은 걸 느꼈답니다.
주식 공부 많이 하시나 봐요. 나는 펀드 투자라 거의 보지 않습니다. 하여튼 올해는 시황이 좋을 듯합니라.
공부는 안 합니다. 지수에 투자한 거라 기다리기만하면 됩니다.
다양한 재주가 있으시네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머지않아 선생님한테 기쁜 날이 올것 같습니다. 기대해 보세요.
저도 일찍 대통령 따라했으면 지금 목돈이 생겼을까요? 아쉽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