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신시가지 종합병원 유치위원회를 아시나요?
지난 11월 28일 해운대백병원 5층 강당에서 도시관리계획(해운대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제안 내용 및 향후 추진계획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해운대백병원 옆 기존 자동차 정류장 용도를 종합의료시설로 변경하는 결정을 통해 해운대백병원과 연계한 중증질환 치료센터를 증축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해운대백병원 측의 답변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신시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해운대종합병원 유치위원회’의 활약상이 떠올랐다.
‘해운대 신시가지 종합병원 유치위원회’ 결성, 1년 7개월 치열하게 활동
2005년 10월 ‘인제대학교 백병원’ 유치, 건립 결실 맺어
1996년과 1997년에 걸쳐 해운대 신시가지에 입주한 주민들은 큰 곤란을 겪었다. 인구 10만이 넘는 신시가지 인근에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없었던 탓이다. 종합병원 부지만 있고 병원은 없다 보니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멀리 떨어진 큰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이에 뜻있는 지역민들이 모여 ‘해운대 종합병원 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원회)’를 발족했고, 남명숙 위원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해운대라이프(당시 신도시라이프)에서도 ‘신시가지 종합병원 부지 언제까지 방치하나’(제146호 2004.7.27.), ‘응급환자 어디로 가야 하나’(제148호 2004.8.30.), ‘해운대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제149호 2004.9.13.), ‘신시가지 종합병원이 들어서기까지’(제183호 2006.2.10.) 등을 1면 머리기사로 실어 종합병원의 필요성과 긴박성을 강조했다.
그 외에도 유치위원회의 다양한 활약상을 지면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했다. 유치위원회는 당시 구청장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현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지역구 국회의원은 아예 답이 없었다. 더구나 교육청에선 당시 신시가지에 과밀학급이 많다는 이유로 종합병원보다는 학교 건립을 원하고 있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은 유치위원회의 힘찬 노력의 결과, 2005년 10월 6일 부산백병원 인제학원에서 부산시와 백병원 간에 병원 건립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었다.
무관심 · 무책임했던 지역 정치인들
병원 유치 확정되자 자기 몫 주장하는 뻔뻔함 보여
병원이 유치되기까지 많은 주민들이 동참하고 뜻있는 분들의 협조가 있었지만 지역 정치권은 미동조차 없었다. 막상 종합병원 유치가 확정되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앞다투어 자신들이 유치를 위해 활약했다고 주장해 그들의 씁쓸한 민낯을 봐야 했다.
이에 반해 유치위원회는 해산하지 않고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지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종합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약 1년 7개월에 걸친 유치위원회의 활약에 힘입어 신시가지는 종합병원을 품은 동부산의 중심도시가 되었다.
보다 나은 ‘중증질환 치료센터’ 건립 위해
주민들의 목소리 대변할 주민단체 스스로 만들어야
앞으로 공영주차장 부지에 중증질환 치료센터 건립이 확정되더라도 유치위원회의 이러한 활동을 상기하여 유치위원회 같은 주민단체가 만들어져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절차를 밟아주면 좋겠다. 이번에는 더 나은 병원 건립을 위해 지역 정치인들도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