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2년 칩거 거두리 스케치
2011년 11월 26일
우리는리 손학규대표의 2년동안 칩거를 한 춘천 거두리방문을 위해 잠실에 모였다. 거두리까지 걸린 시간은 두어시간 걸렸다.

춘천 대룡산 기슭, 거두리!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 동네 중턱에 자리잡은 아담한 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되었다.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바둑이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집 입구에는 밥상 국의 별미인 씨레기가 널려 있었으며 집안으로 들어서자 반겨주는 관리인이 지펴 논 듯한 벽난로의 훈훈함을 느낄수 있었다.
벽난로 안에는 고구마가 검게 익어가고 있으며 오래된 것들이 눈에 보였다
강원도는 원래 추운지라 겨울을 나기 위한 벽난로 옆에는 겨울땔감이 수북히 쌓여 있다.





방안을 여기저기 둘러 보니 손대표님의 2년 생활을 엿볼수 있었다.
처음 1년은 TV도 없었고 신문도 보지 않으셨다 한다.
구석구석에 대표님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맑은 가을 날씨가 쾌청하지 못하였지만 뒤쪽으로의 풍광은 매우 좋았다.
구봉산과 몀봉 그리고 대륭산이 감싸 안은 듯 하였다.
닭장에는 제법 커다란 장닭들이 나름대로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너희들중 한 마리를 잡고 싶다만 그럴순 없고 내일 아침 싱싱한 달걀이나 하나 선사해주렴....
이 닭들이 새벽 1시부터 “꼬끼요”라고 울어대며 잠을 설치게 했던 녀석들이다.


장독대에는 맛있는 된장과 간장이 익고 있었다.
집안의 소품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다
파리채 촛대 꽃병 먼지털이개 거실에 걸려 있는 풍경화
현관문 앞에 놓인 손대표님 작은 경대에는 손님을 대하시기 전, 머리 손질하신 형광색 큰빗과 은단이 보이고, 성찰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한자퍼즐과 모래시계도 보였다. 칩거기간동안에 그분께는 하루하루가 어떤 의미몄을까?
차가운 겨울에 고무신 신으면 발이 추우니 신발창 대용으로 깔았던 손학규표 박스재단 깔창이 보였다.
연필로 모양과 크기를 본떠 만들어 활용한 평소 그분의 검소함 허탈함 생활의 발견 아닌가 싶다.





작은방에는 달마대사가 벽에 떡하니 자리잡고 기운을 지켜주고 있으며
옷걸이 위의 글은 '전 강원도지사인 이광재님이 성찰을 마감하실 즈음(2010.8. 13), 전해 드린 현판입니다! 라고 쓰여 있었으며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 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는 뜻이라고 “쉽게 쉽게 정치하면 안 된다는 뜻인 것 같다고 손대표 전하신 마음을 혜량합니다. 라고 전했다
짦지 않은 2년이란 시간 인간 손학규는 2년 동안 여기서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춘천을 떠나며란 글을 읽어보며 느꼈다.
현실정치를 하는 많은 정치인, 지도자들은 쉽게 대중들로부터의 잊혀져 가는듯한 조바심 정권욕 사리사욕에서 벗어나 훗날을 위하여 이런 자기성찰의 시간들이 필요하다.
자기를 버릴 줄 알아야, 그 공간을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고.
칩거기간동안에 그분께는 하루하루가 어떤 의미 였을까?
역시 2년이상을 산 속에 거하시면서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시대정신을 간구하는 맑은 마음과 충정심의 내공을 다진 듯 했다. 쉼없이 내면을 들여다 보시고 당당한 인간 손학규 모습
고독하다는 것은.. 사색과 번뇌 외로움
춘천칩거를 하게된 동기는 이래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은 패배했다
물론 민주통합당은 초반 예상을 웃도는 결과를 얻기는 했다.
대선에 이어 '정권심판'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그나마 80여석을 건졌다
하지만 그것이 당대표에게 면죄부인가
손학규대표 역시 정치1번지 종로에서 출마 3%차로 고배를 마셨다.
비례대표로 나서라는 주변의 권유도 물리치고 지역구 출마를 강행한 결과다.
정말 아쉽게 지고 말았다
결국 손대표는 칩거를 결심했다.


힘없는 당대표로 고생만 한 그는 7월 전당대회를 마다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춘천으로 향했다고 한다
당대표로서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어 버렸다.
한동안은 아무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신문과 텔레비전 메스콤과 단절한채.......
다음은 손대표의 거두리칩거에 대한 지인의 후일담이다.
손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상처를 안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처라고 해서 꼭 나쁜 의미만 있는 건 아니다.
온전함에 대한 동경, 치유에 대한 열망을 갖는 것도 상처 때문임을 우리는 안다.
춘천 칩거는 바로 그 온전함과 치유라는 상처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을 찾는 시간이었다.
그런 손대표지만 대룡산을 찾는 모든 이에게 자신을 터놓을 수는 없었다. 그에게 춘천 칩거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기반성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간혹 기자들이 예고 없이 아지트를 찾을 때면..
그는 조용히 대룡산으로 들어갔다.
대놓고 인터뷰를 거절하기가 미안해서 였을 것이다.
손 대표는 산(山)으로 들어가면 전화를 일절 받지 않는다.
대신 산을 내려와서 걸려온 전화에 일일이 답한다.
간혹 지인들은 “손대표는 늦은 시간 지인에게 전화했었다”라고 전했다
무척 민망해 하는 목소리로
그도 사람이고 고독하고 외로운지라


춘천에서 칩거하는 동안 손 대표의 얼굴은 부드럽고 투명했으며 에너지가 넘쳤다. 내면의 빛이 얼굴에 스며져 나와 환하게 빛나는 느낌이랄까.
나는 그게 자기수양의 결과라고 본다.
대룡산의 정기를 받으며 끊임없이 놓고,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수양(修養)이 한순간 깨달았다고 해서 유지(維持)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밥을 먹듯, 숨을 쉬듯, 살아가는 내내 이어져야 한다.
혼자서 내면을 담금질하고. 스스로 하나의 세계가 되어야 한다.
어쩌면 그가 현실정치의 한가운데서 겪은 쓰라린 경험들은 더 큰 사명을 부여받기 위해 치른 예방접종일 수도 있다.
따끔한 주사처럼 탈당과 패배. 그리고 외면을 앓고 지독한 고독의 시간을 거쳐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거두리 칩거중 수원장안 선거 지원하면서
수원장안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손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손대표는 춘천에서 "'정치가 외면당하는 현실을 반드시 극복해야겠다’
'정치가 어떻게 제대로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지냈다"면서 수원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춘천으로 돌아가 '반성'의 시간을 더 가질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의 여론조사 결과 선거전날까지 5%정도의 우세를 점쳤고 정몽준대표가 본인 스스로 올인 했다고 말할 정도였으나 이찬열이 5천여표 승리 한나라당에게 큰 패배를 안겨줬다. 손학규는 선거 다음날 바로 춘천으로 향했다.
손대표는 "내가 나가 이기면 '손학규'란, 소위 거물이 이기는 것이고 '이찬열'이 이기면 그것은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고 나서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춘천 산골에 들어앉았는데. 이번 보궐선거 있다고 해서 거기 나오면 쉽게 된다고 해서 그냥 바로 나온다? 이것이 과연 정치의 도리인가, 더더군다나 선거구를 옮겨가면서 말이죠, 그냥 이기기 쉽다는 생각에서.
그는 자신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지난 1년 동안 이곳 춘천에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나 아직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치가 국민의 희망이 되지 모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며 " 제 한 몸이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원내에 입성하는 것이 국민의 슬픔과 분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춘천을 떠나면서 손학규가 밝힌 자기성찰과 대한민국의 진단과 희망의 제시는 명상록과는 다르지만 그의 면면을 알 수 있었다. 두문불출하며 칩거한 이력이 있는 나는 안다. 그것이 얼마나 고독한 것인지, 얼마나 처절한 자기성찰을 해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세상에 나가 자기 삶을 실현하고 자기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안다. 자기를 희생하고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신념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도 안다. 뼈저린 고뇌 없이는 세상에 나갈 수가 없다.
그가 춘천의 산을 떠나며 세상에 나오면서 처음 했던 말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함께 잘사는 나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것은 진지하고 비장한 것이었다.
그의 첫 번째 성찰을 주목해 본다.
“ 정치에 대한 저의 성찰은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어느덧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승자독식의 경제, 그리고 그것과 함께 나타난 양극화 현상이었습니다.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사회는 분열되어 갔습니다. 지금 우리국민은 아무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합니다. 그것은 이 나라 국민들의 삶의 희망의 사다리가 구조적으로 무너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무너짐을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막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반성의 첫 출발점이었습니다.”
거두리에서의 1박2일은 인간손학규의 국민을 위한 번뇌를 역력히 느낄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자가 있다면 손학규를 롤모델로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현재 대통령 후보로 출사표를 내고자 하는 후보가 있다.
손학규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무엇이 되는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는지를 지켜봐 주세요”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3942112
첫댓글 다시 읽고 떠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돕니다. ㅎ
그러게요^^
정직함, 검소함, 청렴함, 풍부한 지식과 식견, 배려심....
이런 분이 없다....
좋~~~다~~~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