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여름
더위를 피해 떠나고 싶을 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뚫리는 듯한
시원한 울릉도로 가자!
하늘 끝 오지 마을
울릉도 토박이 부부가 들려주는
먼 옛날 울릉도 이야기
보약 같은 울릉도에서 건강을 찾은 사랑꾼 부부와
깎은 듯 가파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깍개등에서 꿈을 찾는 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신비의 섬 울릉도로 떠나보자
1부. 섬 속의 섬, 죽암마을
8월 1일 (월) 밤 9시 30분
울릉도 해안 도로 끝에서 산길로 오르다 아득한 오지,
죽암 마을에 닿았다.
그곳에 살아가는 울릉도 토박이 허영한, 송화자 씨 부부
어린 시절 강고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맨손으로 턱턱 꽁치를 잡던 아버지.
아버지가 한 아름 잡아 온
꽁치로 한 끼 내어 주던 어머니의 밥상
오늘,
어머니의 맛을 내기 위해 아내가 두 팔을 걷었다.
꽁치 식해(젓갈)를 담그고,
꽁치를 잘게 다져 경단으로 만들어 미역국을 끓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릴 적, 바닷가에서 놀다 배꼽시계가 울릴 때 즈음
바위에 붙은 따개비를 따 먹으며 간신히 울리던 배꼽시계를 껐던
그 시절 고마운 간식, 따개비
추억의 음식에 아내의 특별 레시피를 섞어 오늘
남편한테 선보인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추억의 맛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진 허영한 씨가
오늘,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않은
마을의 숨은 보물을 보여준다는데...
끝도 없이 이어진 낭떠러지에
줄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극기 훈련이 따로 없다.
이 마을의 보물은 과연 무엇일까.
2부. 여긴 처음이지요?
8월 2일 (화) 밤 9시 30분
삼성에 사직서 내고 모험을 시작한 도희탁 씨.
지금은 모든 일을 은퇴하고
마지막 직업을 울릉도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건 바로 ‘울릉 택시’
벌이도 삼성에서 일할 때보다 2배는 더 번다고 하는데
은퇴 후 직업으로 ‘최고’라고 한다.
오늘은 참 특별한 손님이 그의 택시에 탄다.
호주에 영주권을 얻고 살고 있는 아들이
처음으로 울릉도에 오는 날
사동 항구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그의 눈길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울릉도 토박이들만 아는 맛집부터
울릉도의 숨은 명소, 울릉도의 숨은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희탁 씨 만의 비밀 전망대까지!
그의 투어 택시 참 기대가 된다.
여행의 마지막 날,
해안가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가족들
해가 방긋 나와 도희탁 씨 가족들을 반겨주고 사라진다.
3부. 사나이의 꿈, 깍개등
8월 3일 (수) 밤 9시 30분
오각형 섬의 꼭짓점이라서, 그리고 깎은 듯 가파르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깍개등.
그곳, 황홀한 풍경을 품은 목장이 있다.
의리의 부산 사나이인 그가 연고도 없는 울릉도에 온 이유는
바로 ‘흑염소’ 때문이라고 하는데
염소 사랑 참 지독하다!
“밥~”
밥 잘 먹으라고 그가 지어준 염소들의 귀여운 애칭.
화산재의 영향으로 약성 좋은 약초들을 먹이로 주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넓은 초원에 방목하며 자유롭게 키운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던가
그의 아들까지 아버지를 따라
울릉도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아들과 함께 하는 요즘
어릴 적, 먹고사는 게 바빠 추억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지난 일, 모두 툴툴 털어내고
울릉도의 바다처럼 마음 넓게 살아보자고 말하는 홍성호 씨는
이젠 혼자가 아닌 아들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4부. 그대를 만나 살맛 나
8월 4일 (목) 밤 9시 30분
나빠진 남편의 건강 때문에
울릉도로 귀촌한 박천수, 전경선 씨 부부가 있다.
울릉도의 좋은 공기, 건강한 먹거리로 몸과 마음을 채운 지 20년째
남편은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더는 바랄 게 없다”라고 하는 아내와
모든 걸 버리고 자신을 위해
먼 섬으로 와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라는 남편
건강을 되찾고 남편은
집 한편을 아내를 위한 ‘동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트리하우스에
울릉도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테라스, 해먹까지
모두 아내를 위해 그가 손수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오늘 또 사랑꾼 남편의 손과 발이 분주하다.
아내를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남편이 만든 선물을 본 아내의 반응이 궁금하다.
5부. 바다를 품은 마당, 현포
8월 5일 (금) 밤 9시 30분
10년 전, 휴가차 온 아름답고 여유로운 울릉도에 반해
육지에서의 직장 생활 모두 접고
울릉도에 정착한 김대로 서나래 씨 부부.
패기 있게 울릉도에 왔지만,
연고도 없는 낯선 땅에서 지낼 집을 구하는 것도 참 어려웠다고 하는데
이곳이 어디인가!
인심 넘치는 울.릉.도.
동네 주민들이 젊은 부부를 위해
자신의 방 한편 내어 주고
마을에 적응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어느덧, 울릉도에서 지낸 지 8년 차
제법 울릉도 주민의 포스가 나온다.
배를 타고 나가서 고기를 잡고
바다 깊숙한 곳으로 물질해 문어를 잡으며
바다가 내어주는 선물을 받으며 지내는 부부.
먹을 것뿐이던가?
울릉도가 준 가장 소중한 보물!
아빠를 꼭 닮은 아들과 엄마를 꼭 닮은 딸까지~
울릉도 태생들은 특별한 숫자가 부여된다고 하는데...
그 특별한 숫자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