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 놓기만 하고 한판도 못해본 게임이 집에 몇개 있습니다만, 그래도 여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산 적은 없었습니다. 최근에 지름병이 도졌는지 해보지도 않은 게임을 광고만 보고 퍽퍽 사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카탄의 최신확장판인 "상인과 바바리안"이랑 바로 지금 소개해 드릴 "아니마-셰도우 오브 오메가"입니다. 카탄은 제가 이전판을 워낙에 좋아했기 때문에 모르고 사도 이해가 갑니다만 이건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왜 샀는지 좀 이해가...
1월 12일에 레포겔을 주문했더랬습니다. 행사 중이라 그날까지 주문하면 플텍을 끼워 준댔었는데 집에 도착해서 열고 보니 플텍이 없는 겁니다. 다시 보내 달라 그럴래다가 에잇 그냥 주문하고 같은 사이즈 게임 있으면 이 참에 하나 더 사지 뭐 하고 6590 짜리 카드 쓰는 게임을 찾다 보니 이게 걸린 겁니다.-_-;
일단 카드 그림이 너무 이쁩니다. (좀 야한 것들도 있고.) 주사위를 굴려 가면서 하는 카드 게임인데 캐릭터와 HP, MP가 있고 파티가 있으며, 여러가지 스킬이 있고 장소를 옮겨 다니며 몬스터를 무찌르면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딱 봐도 파이널 판타지 같은 롤플레잉 게임을 카드 버전으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박스에 가타카나로 타이틀이 적혀 있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적어도 제가 알아본 데까지로는 이게 일본에서 만들어진 증거는 없습니다. 제작진의 이름과 웹사이트의 주요 언어를 보니 아마도 스페인에서 만들어 진 거 같습니다. 일본의 RPG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었거나, 아니면 꼭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려고 이렇게 만들었거나...

캐릭터 카드들입니다. 전투력, 스피드 성별, 그리고 쓸 수 있는 스킬(매직, 트리커리, 카이)의 종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캐릭터 하나로 시작했다가 리크루트를 통해 점점 늘어나서 한 파티에 네명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파티 구성원 전체의 전투력 합과 스피드의 합이 파티의 능력이 됩니다.

에어리어 카드들입니다. 사람 수 만큼 가운데다 깔아 놓고 합니다. 전부 열네개의 장소가 있는데, 개봉되지 않은 장소는 덱에다 쌓아 놨다가 깔아 놓은 장소가 맘에 안들면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날 수 있습니다. 전부 사람수 곱하기 2개의 장소가 깔릴 수 있고 늘어나면 기존의 장소중에 골라서 버립니다. 새로운 장소는 뭐가 나올 지 알 수 없으나, 버려진 장소는 나중에 다시 가고 싶을때 원하는 곳으로 골라 뽑아서 다시 갈 수 있습니다. 장소는 레벨 1에서 레벨 3까지 있으며, 레벨이 높아질 수록 어렵습니다. 같은 장소로 두개 이상의 파티가 들어가도 상관 없지만 그렇게 되면 파티끼리 전투도 할 수 있습니다.
저 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preliminary encounter 과정을 거칩니다. 장소마다 한장씩 encounter card를 덮어 놨다가 그 장소로 가고 싶을 때 카드를 엽니다. 택도 없이 강한 괴물을 만나서 그냥 쫓겨 나오는 경우도 있고, 행운의 보물을 얻어서 무사통과하기도 합니다.

인카운터 카드들입니다.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고 싶을때, 또는 그 장소에 무사히 도착해서 장소를 탐험할 때 퇴치해야 될 크리쳐들 또는 사건들입니다. 크리쳐들과 싸울 때는 주사위를 굴립니다. 우리 파티의 전투력에 주사위 숫자를 더하고, 크리쳐의 전투력에 또 다른 주사위 숫자를 더하여 같거나 크면 이기는 겁니다. 한두명의 파티원으로 15짜리 Light Maiden을 물리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좀 쉬운 레벨의 장소로 가서 상대하기 쉬운 크리쳐를 만나서 무찌르고, 보상으로 어드밴티지를 받거나 파티원을 늘려서 힘을 키운다음에 도전합니다.

어드밴티지 카드들입니다. 우리 파티보다 힘이 쎈 상대를 물리치려면 여러가지 기술을 써야 하고 위급하면 살아서 도망갈 수도 있어야 하는데 어드밴티지는 여기에 관련된 다채로운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최대 다섯장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다른 카드를 받기 위해선 미리, 갖고 있는 것들 중에 필요 없는 걸 버려서 빈공간을 만들어 놔야 합니다. 스킬 카드들은 매직, 트리커리, 카이, 세 종류가 있는데 매직 카드를 쓸 수 있으려면 우리 파티 캐릭터 중에 매직을 쓸 수 있는 캐릭터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캐릭터 카드를 90도 돌려 놓고, 그렇게 돌려 놓고 나면 그 캐릭터는 그 턴에서 다시 그 기술을 못 씁니다.) 이런 식입니다.
자 그러면 궁극적으로 게임의 목적이 무엇이냐?

미션 카드입니다. 게임 시작할 때 베이직 미션 두개를 받고 시작합니다. 미션의 내용은 대략 "어느 장소로 이동하여 미션에 써져 있는 몬스터와 싸워서 이겨라. 이기고 나면 또 어디로 이동해서 다른 누구랑 싸워서 이겨라. 이기면 이러이러한 걸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대충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미션에서 무찔러야 되는 상대는 무지하게 쎄기 때문에 그전에 여기 저기 돌아댕기면서 힘을 키워 놔야 합니다. 베이직 미션은 두개 다 종료할 필요는 없지만 통상 파이널 미션을 깨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둘다 깨게 된다고 합니다. 베이직 미션 하나를 최초로 완료한 플레이어가 나오면 그 플레이어가 세 장의 파이널 미션 중 하나를 엽니다. 누구든지 그 파이널 미션을 먼저 깨게 되는 사람이 게임의 최종 승자가 되는 겁니다.
전투력은 싸움을 할 때 필요한 능력치이지만 스피드는? 스피드는 플레이 순서를 정할 때 씁니다. 높은 순서대로 먼저 플레이하고 동점자가 있으면 주사위를 굴려서 순서를 정합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각의 페이즈마다 모든 플레이어가 한번씩 플레이하고 다음 페이즈로 옮깁니다.
#1. Reset (리셋) - 돌려 놓은 캐릭터 원상복구 시키기, 필요 없는 캐릭터나 어드밴티지 카드 미리 버리기, 리셋단계에서 쓸 필요가 있는 능력들을 미리 사용하기 (남의 카드 뺏어 오기라던가 뭐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2. Movement (이동) - 깔려 있는 장소로 이동할 수도 있고, 새로운 땅을 열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만, 새로운 땅 여는 건 한 턴에 한명만 가능합니다. 이동하기 싫으면 쉬어도 됩니다.
#3. Interaction (교섭) - 무역이 가능한 장소에 있는 플레이어끼리 캐릭터나 어드밴티지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 있는 플레이어끼리는 전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진쪽은 다음 페이즈를 할수 없게 되고 승자에게 어드밴티지도 한장 내 놔야 합니다.
#4. Exploration (탐험) - 주사위를 굴립니다. 에어리어 카드 왼쪽에 주사위가 그려져 있는데 나온 숫자에 따라 무혈 탐험이 되기도 하고 encounter x 1 에서 encounter x 3 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시킨 걸 다 성공적으로 해내고 나면 reward를 하나 선택합니다. 애드밴티지를 얻거나, 파티원을 얻거나, 자기 미션을 수행하거나, 아니면 장소 카드에 적힌 스페셜 리워드를 받거나...
원래 RPG라는 것이, 게임성이 별로라도 그림이 이쁘고 내용이 재미 있으면 게이머는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니마도 전략성은 별로 많지 않고, 그냥 주사위 굴려 가면서 쭉쭉 진행해 나가는 것 뿐이지만, 예쁜 캐릭터들을 데리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스토리가 있어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판타지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라면 더 괜찮겠지요.
첫댓글 오.......멋져보여요 해보고 싶어요~
저도 이 게임 한 번 구경 밖에 못해봤는데....... 해보고 싶네요 ㅋ;;
TRPG .... 멋있지만 어려울거 같아서 카드풀기가 겁나요. ㅎㅎ
이거 재미있을 것같은데요..
멋져요~ ㅜㅜ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원래 전 명동정모 밖에 안 갑니다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소장만 해놓고 뜯지않았는데 뜯어봐야겠군요..
딱 한 번 해 봤습니다. 그 때 승리했습니다-0-;; 자기가 받은 미션지역의 카드가 언제 나오느냐가 많이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즉, 운빨이 중요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
그림만 보면 이 게임이 제일 낫던데... 대부분 추천작은 아니라는 분위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