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로 이사오니 비엔날레까지 산악회 차를 타러 가려면 더 서둘러야 한다.
여름이 가까워오니 출발도 빨라져 아직 시내버스도 운행하지 않고
선교엔 택시도 거의 안 온다.
일찍부터 도시락 챙기느라 바쁜 바보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없이
차로 태워다 달라고 한다.
5시 반이 지나 밝기 시작하는 순환도로를 지나 지금은 예술중고로 바뀐 옛도교육청 앞에 도착하니
6시 5분 전이다.
배낭을 매고 신발가방을 든 산꾼들 몇이 차를 기다리고 잇다.
동야이 이번에는 하얀 솔라티를 운전하고 온다.
일행은 교문 앞에 모여 있다.
강천사휴게소에서 오뎅국물에 김밥을 먹는다.
한번 더 쉬고 비몽사몽하는 사이 차는 김천시 지레면을 지나고 있는 듯하다.
구비구비 개천 옆길을 오르는데 멀미가 올 것 같다.
8시 40분이 지나 해인산장을 더 감고 올라 산신제단이 있는 곳에 주차한다.
우리 옆에도 두대가 서 있다.
스틱을 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하얀 트럭이 내려오더니
나이 지긋한 남자가 대간을 하느냐 한다.
윗주차장까지 한시간 걸어야 하는데 15인승은 못오른다고 한다.
앞팀을 트럭으로 태워다줬다 하자 우리도 태워달라고 한다.
처음처럼은 농반진반으로 타지 않겠다 하다가 탄다.
여성들은 안쪽에 타고 남자들은 짐칸에 탄다.
꾸불한 시멘트길을 올락자 주차장이 나오고 샘도 잇다.
또 사진을 찍고 샘물도 마신다. 벌써 차갑다.
1킬로 남짓 지그재그를 올라간다.
앞서간 처음은 능선 삼거리에서 북쪽 삼도봉으로 걸어간다.
난 우리가 남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변의 산봉우리들을 몰라 처음을 따라간다.
정대장과 동양이 대화하다 일단 삼도봉으로 간다.
삼도봉 데크는 넓다. 가운데 삼면에 경남 경북 전북의 도명이 용품에 새겨져 있다.
한떼의 나이 지긋한 동창생들이 소풍오듯 올라와
우리더러 전문 산악인 ㄴ같다고 해 준다.
동양이 개인사진을 찍어줘 나도 선다. 건너 작은 봉에서 져가는 진달래를 두고
황사 자욱한 산줄기를 보고 온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남쪽이다. 올라왔던 능선삼가리를 지나 박석산쪽으로 진행한다.
산줄기는 큰오르내리막은 없으나 작은 봉우리들이 끊임없다.
난 소주 생각이 간절하다.
바보는 체중이 빠져 얼굴이 홀쭉해졌다 하고 나도 혁띠가 2-3센치 준 것 같아
어디가 아픈가 은근히 걱정도 된다.
그래도 산에서 술이 생각나니 어쩔 수 없다.
정대장이 좀더 가서 먹자고 한다.
ㅇ한시간 반쯤에 물 한잔 먹고 앞봉우리가서 11시 반쯤 점심 먹자고 한다.
앞봉우리에 도착하자 11시쯤이다.
우리의 걸음은 빠르다. 눈은 게으르고 발은 부지런하다.
11시 40분쯤에 우린 배낭을 풀어 점심을 꺼낸다.
두릅도 나오고 육전도 나온다.
동양은 검은 애기족발을 짊어지고 왔다.
술도 여러가지다. 아카바님은 속이 안좋다고 막걸리만 마신다.
내가 가져간 돼지 두루치기와 취나물무침도 잘 팔린다.
은성한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내 걷기 시작한다.
처음 참가한다는 박민희님이 잘 따라오신다.
정대장에게 흥사단의 가입요건과 절차 등에 대해 물어본다.
난 어디 조직에 속할 수 잇을까?
흥사단원도 아닌데 다음번에 조끼까지 준다니 괜히 난처해질 것 같다.
대간을 함께 하고 나면 나도 흥사단원이 되는 걸까?
동양과 처음은 어느 사이 보이지 않는다.
정대장이 전화하며 오지 말라는데 친구는 덕산재로 온다고 한다.
웅리 배낭엔 술이 남아 잇어 차 가지러 간팀이 오기전에 마셔도 되지만
덕산재에서 기다릴 분을 생각해 쉬지않고 걷는다.
부항령 넘어 고개 등성이르르 하나 넘는다.
3시가 지나 너른 덕산재에 도착하니 남녀(부부?)가 기다리고 있다.
3명인줄 알았다고 소주에 청도맥주 3개와 떡 등을 가져왔다.
술과 안주로 뒷풀이를 하는 사이 금방 동양이 차를 끌고 왔다.
아쉬운 이별을 하고 목욕을 생략하기로 하고 광주로 향한다.
오후 술도 못 마시고 운전하는 동양대장이 고생이 많다.
용봉동 숯불총각인가에 들러 삼겹살에 술을 마신다.
취한 난 먼저 나와 택시를 탔는데 택시비가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자정에 출발해ㅐ 한계령으로 간다고 하는데 바보한테 또 미안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