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가는 길
솔개
주말을 이용해 춘천으로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로는 남이섬과 강촌, 춘천의 청평사와 소양강 댐을 둘러 보기로 했다. ‘춘천 가는 기차는 ~’ 노래를 흥얼 거리며, 춘천행 버스에 몸을 싣었다. 노래 가사 말 처럼 기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청주에서 춘천 가는 직행 기차가 없는 실정이다. 굳이 가려면 청주역에서 조치원 역으로, 청량리 역으로 환승해야 한다. 이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라 그냥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i겨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것에 책임을 물어 쉼표와 느낌표를 4월의 달력에 찍기로 했다.
첫 도착지로 강촌에 도착하였다. 강촌은 강을 끼고 선형으로 발달한 유원지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나로선 그 형태와 특징에 자못 관심이 간다. 선남?선녀들의 데이트 코스로 서울 근처의 괜찮은 곳이다. 내심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유원지이므로 한적한 공원에 느낌을 바랬건만 화려한 네온 사인에 모텔과 숙소, 춘천 닭갈비의 유명세를 빌려 밀집되어 있는 음식점, 모터 싸이클에 소음, 데이트를 즐기는 젊음이 들로 넘쳐났다. 고요한 전원에 휴식처 보단 관광지로 대대적인 홍보가 어울릴것 같다.
강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강변 근처의 ‘예인’ 이라는 카페가 나온다. 홀로 남아있는 교각 아래로 햐얀 종을 매단 구조물이 카페 앞에 세워져 있다. 그 종아래 하얀 글씨로 ‘종이 울리면 사랑이 시작됩니다.’라고 낭만적인 글귀가 쓰여 있다. 지금 그 카페에 앉아 이글을 쓰고 있다. 이런 곳에서 글을 쓰지 않으면 어디서 글을 쓰겠는가? 혼자 왔냐는 여종업원의 시비조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길을 찾는 외기러기’라고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혼자와서 자리 헌켠을 차지하고 있으니, 곱게 보일 리가 없겠지. 오늘은 여기 까지 쓰고 펜을 놓아야 겠다. 밖으로 나와 강변을 걸었다. 참 아름답다. 멋진 강촌역에서 사진 한장 부탁해 본다.
다음 목적지로 남이섬에 들렸다. 버스를 두 번이나 놓쳐서 결국 택시를 타고 남이섬으로 이동했다. 남이섬은 소양강 댐을 만들면서 섬이 아닌 섬이 되어 버렸다. ‘남이 공화국’ 공식 명칭이 붙어 있고, 반달에 별을 넣어 남이 공화국 국기 까지 만들었다. 남이 장군이 모반의 죄에 엮어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지 오래, 후손들이 공화국을 대신 세워 줬으니, 역사에 아이러니 일까? 일본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이 찾고 있다. ‘겨울 연가’의 유명세를 실감 하였다. 일본 관광객들이 ‘겨울 연가’를 보고 관광객들의 힘이 큰 것 같다.
배를 타고 5분, 섬 전체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벌여 놓은 꽃 잔치 같다. 배용준과 최지우의 포스터가 남이섬 한 복판에 서 있었다. 남이 장군의 묘소 한 켠에...
섬을 돌아보고, 곧장 춘천으로 향했다. 호반에 도시 춘천, 대한 민국 제일에 커다란 강과 호수 그리고 댐을 가지고 있다. 춘천의 소양강 댐을 둘러 보았지만, 소양강 처녀는 보질 못했다. 그 처녀의 노래 소리도, 대신 한 나이먹은 초로에 아저씨가 통기타로 팝을 연신 불러 대고 있었다. 앞에 모자가 없는 걸 보니 무료로 듣고 지나 가라는 듯 하다. 다행히 못 부르는 실력은 아니다. 밤 무대에서 일하면 제법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소양강 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로 향했다. 댐이 생기면서 길이 끊겨, 배로 왕복해야만 하는 묘한 곳이다. 마지막 배를 놓치면 섬에서 하루를 자고 나가야 한다. 연인과 함께라면 꼭 들려봐야 할 것 같다.
고려시절 당나라의 공주가 몸에 붙은 뱀을 떼어내고자 찾았다는 청평사, 가사불사의 불공을 드린 끝에 뱀은 몸에서 떨어졌고, 청평사 회전문을 통해 다른 세상을 맞이 했다는 전설에 그 곳. 1938년 일인들의 수탈과 6?25 전쟁으로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그 곳에서 과거의 영화를 되새겨 본다.
춘천시내로 들어와서 유명한 춘천 닭갈비를 한접시 시켜 먹었다. 생각보다 많이 준다. 아주머니에 입담에 소주도 마시고, 춘천시를 유유히 가로 지르는 강을 따라 삼도 섬을 둘러 보았다. 호반에 도시 답게 시외각에 배를 타고 이동 할 정도로 물이 많다. 물을 끼고 발달한 도시가 흔치 않은 까닭에 그 매력과 느낌이 더한 곳이다. 이렇게 짧은 1박2일에 여행을 마치고 이번엔 기차를 타고 집으로 귀향 하려고 한다. 빙빙 돌아서 가야 하는 먼길 이지만, 귀로는 힘이 난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아름 추억을 가지고 간다.
첫댓글 먼길 이지만, 귀로는 힘이 난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아름 추억을 가지고 간다.
춘천의 낭만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