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이하정 아나운서가 사표를 내고 종편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종편 사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도 분야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이 종편행을 선언한 것은 이제 곧 그들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연예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비난 막았던 종편, 실체를 드러내나?
'종편행'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연예인들의 종편 출연을 두고 마치 회사를 이직해서 종편에서만 활동하는 것처럼 '행'의 의미부여를 하는 데 집중합니다. '행'이라는 의미는 현재의 본질을 던지고 다른 곳으로 향한다는 의미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출연'과는 다른 표현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언론 매체들은 왜 연예인들의 종편 출연을 종편행이라고 언급했던 것일까요? 소위 물 타기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내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입ㄴ다. 종편이 명확하게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그저 그런 케이블 방송의 하나로 각인되기를 바라는 꼼수가 바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예인 섭외였으니 말입니다. 물론 초반 대중이 시선을 돌리고 고정적인 시청자층이 생기면 그들이 그토록 목을 매었던 '보도 부분'을 강화할 것이고 그 '보도 부분'이 종편의 핵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종편을 고수하고 현 정권과 함께 '종합편성' 채널을 무리하게 출범시키려는 의도는, 단순히 연예인들을 출연시키는 방송이 아닌 뉴스 채널을 가지겠다는 야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종편 사업자들에게 연예인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꽃놀이패를 쥐게 하는 들러리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자체제작이 전무하고 그저 외부제작들에게 방송을 사서 송출하는 종편 사업자들에게 연예인들의 '출연'을 '행'이라고 우기는 것은 전형적인 물 타기가 아니라면 무엇일까요?
조중동매가 종합편성 채널을 확보하고 싶었던 것은 예능이나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방송해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들이 종편에 사활을 건 것은 종이매체가 사양길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생명력을 연장하기위해 방송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입니다. 그들에게는 사활을 건 선택이지만 방송 전체로 봤을 때는 기존 방송들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편파적인 움직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송국이 갑자기 4개가 늘어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의 독단으로 종편이 진행되는 상황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많은 관련 단체들과 사회단체에서 종편의 문제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막으며 종편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는 데 열중하는 모습은 분명 문제입니다. 공중파 방송에 소위 낙하산 사장을 투입시켜 공정성을 파괴하고 종편이 자연스럽게 입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상황은 잘 준비된 침투작전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종편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종편이 생겼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시청자들인 국민에게 보고해 종편이 필요한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는 단순히 케이블 채널을 하나 만드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종편은 MBC나 KBS 같은 방송국이 갑자가 4개가 더 생겨 대한민국의 방송문화 전체가 커다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었음에도 방통위 독단으로 관철시키려는 것은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종편 사업자들이 초기 편성 전문가들과 일선 프로듀서들을 영입하는 과정을 정리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며 줄기차게 스타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편성 전문가나 일선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전문가들은 분명히 '종편행'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는 종편의 색을 입히고 목소리를 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종편은 '행'이 아닌 '출연'입니다. 외부 제작사가 연예인들과 계약을 맺어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종편에 판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알려진 연예인들의 '출연'을 '종편행'이라고 우기는 것은 스타를 통해 '종편'의 부정적인 인식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일 뿐이니 말입니다.
최근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정준하가 종편 방송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에서는 '무도' 비난에 앞장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무도에 출연했던 이들이 왜 하필이면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할까라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철저한 사주 개인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종편은 종이 신문에서도 봤던 문제점이 그대로 재현될 수밖에는 없기에 그 폐해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전문가들이나 일반 대중이나 비슷하게 느끼는 감정이니 말입니다.
그들이 선택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개인의 직업적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 정형돈이나 정준하가 정치적인 성향이나 개인적인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그저 다른 방송사와 프로그램 계약을 하고 활동하는 프리랜서 개념의 선택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만약 김제동이나 윤도현 등 자신의 가치관을 뚜렷하게 드러낸 이들이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이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자신들이 비판해오던 가치관과 너무 다른 이들의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모순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가치관을 가지지 않은 이들에게 종편은 그저 일터가 몇 개 더 늘어난 것일 뿐입니다. 모든 연예인이나 방송 제작자들이 의기투합해 종편을 거부해 고사시킨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겠지만 이 역시 반대편에 선 이들의 바람일 뿐입니다.
이하정 아나운서의 종편행은 그저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이 강하게 다가오지만, 손석희 아나운서가 종편 방송을 선택했다면 이는 배신이 될 것입니다. 그가 보여주었던 선명성과 정반대에 서 있는 이들의 방송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선택이니 말입니다.
연예인들과는 달리, 보도 채널에 투입되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대중에게 익숙한 그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종편 사업자들의 주장들이 전달되는 것이 우려스러운 일일 뿐입니다. 종이 신문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종편이 되었다고 달라질 것이라 보는 이들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이 우려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말입니다.
종편에 출연하는 멤버들이 몇 있다는 이유로 '무도'를 비난하는 이들을 보면, 과연 그들은 '무도'를 제대로 보고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무도'에서 사회적 시각을 드리우며 풍자하고 비판하는 주체는 출연진이 아닌 제작진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무도 멤버들은 제작들이 만들어 놓은 기본적인 틀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예능적 감각을 발휘할 뿐이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런 상황들을 만들어 가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번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사회적 모순과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농익은 풍자로 만들어내는 것은 김태호 피디를 중심으로 한 제작진들의 작품입니다. 김 피디가 종편행을 선언해서 종편에서 '무도'를 만든다면 이는 모순이자 배신일 것입니다. 그 안에서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 피디가 선택하거나 강요할 수 없는 출연 연예인의 개인적인 선택을 두고 '무한도전' 전체를 비하하거나 비난의 도구로 삼는 것은 종편 사업자들이 바라는 모습일 뿐입니다.
이하정 아나운서 등 근무처 자체를 옮기는 것을 '행'이라 부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연예인들의 종편은 '출연'이 맞는 말입니다. 더욱 자체 제작도 아닌 외주 제작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종편 사업자들에게 연예인들은 그저 출연자일 뿐 직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갖 물 타기로 발톱을 감추고 기존 프로그램들을 흔드는 것은 종편 사업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스타 마케팅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들의 전략적 선택은 유효해 보입니다. 종편을 반대하는 사회단체들은 종편의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종편의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를 알리지 않는다면 종편은 방송계 전반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자리잡을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첫댓글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안타까운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응원합니다!!!
종편 출연을 그 연예인의 정치적 가치관으로 여기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편 출연은 단지 방송 출연으로, 봐주셨음 하는 바램이네요ㅎㅎ
공감합니다 !!!
좋은 글이네요...
어제 해투보고 완전 해피한맘으로 출연기사접했는데 댓글에 욕천지여서 무슨소린가 봤더니
종편방송에 출연하더군요..
이기사는 참 공감가는 기사네요
지금이야 유명제작자나 연예인들의 종편행이 그의 정치적성향을 드러내는 것처럼 비춰질지 몰라도
결국은 자연스레 지상파출연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이됩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연일 시위로 끓어오르는 이시기에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입장이라면 그 대중의 소리도 들을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만 벌어진다면 무대가 어디든 서고보겠다는 생각이라면 우리가 마음을 돌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동안 보여준 도니님 마음씨보면 또 아쉬움이 남네요
돈을 따라 떠난건 아니실테고 분명 여러 채널에 다양하게 모습으로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시겠지만 도니님 지금까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한다면 그시작부터 날치기로 이뤄진 종편에 꼭 동참하셔야했는지 무도피디님 고생하시는거보고도 아무런 맘의 동요가 없었는지 의아합니다 팬들 기대치가컸나요?!
하지만 종편출연자의 이미지가 많이 깍이고 있죠...특히 젊은 층 사람들은 종편 첫방송들을 보고..역시...종편..이라고..내가 봤을때 병풍이형의 종편행은 소탐대실할까봐 걱정이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