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72)
● 제3장 살부(殺夫) 25회
이불 속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단말마의 몸부림을 쳐대던 무대가 마침내 조용해졌다. 숨이 끊어진 것 같아 금련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 위에서 내려왔다.
이마에 내밴 식은땀을 정신없이 쓱쓱 손등으로 문질러 닦고서 떨리는 손으로 이불자락을 가만히 들추어 본다.
“으악-”
그만 자기도 모르게 금련은 냅다 입에서 비명이 튀어 나오고 만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그런 참혹한 피투성이가 된 무대의 얼굴이 불쑥 이불 속에서 나타났던 것이다.
코와 입에서는 물론이고 눈에서도 검붉은 피가 지르르 흐르고 있었다. 두 눈알까지 툭 불거져 나와서 마치 ‘너 이년’하고 노려보는
것만 같아 진저리가 쳐졌다.
사람이 시체를 보는 것도 처음인데, 가뜩이나 남도 아닌 남편을 자기 손으로 독약을 먹여 위에서 짓누르기까지 했기 때문에 그 목
불인견의 사안(死顔)은 금련에게 견딜 수 없는 충격과 공포를 뒤집어 씌웠다.
이불을 그대로 들추어놓은 채 금련은 정신없이 방에서 뛰어나가 왕파네 집을 찾아갔다.
그때 이층에서 혼자 잠을 자던 영아가 잠자리에서 발딱 일어났다. 아래층에서 비명소리가 나는 바람에 잠을 깬 영아는 무슨 일인
가 하고 가만히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가 새 엄마가 급히 집을 뛰어나가는 기척을 느끼자 얼른 일어난 것이다.
영아는 쪼르르 계단을 내려가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는 아버지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아이고 엄마-”
영아도 그만 질겁을 한다.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 영아는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나서 새파랗게 질릴 뿐 얼른 울음도 나오질 않는다. 조
그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얼른 돌아서서 그 자리에 팍 쪼그리고 앉아 버린다.
바깥에서 새엄마가 누군가를 데리고 돌아오는 기척이 나자 영아는 정신이 번쩍 들어 후다닥 일어나서 숨듯이 잽싸게 옆방으로 들
어간다.
금련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선 왕파 역시 너무나 참혹하게 죽은 무대의 얼굴 모습을 보고 몸서리를 쳤다.
그러나 나이 값을 한답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금련에게 칭찬을 한다.
“아이고 색시 정말 잘 해냈네. 인제 됐다구”
옆방에서 영아가 귀를 곤두세우고 듣고 있는 줄을 모르고,
“감쪽같이 피를 닦아내야지. 딸애는 자지?“
“예, 이층에서 자고 있어요. 이 옆방이 그 애 방인데, 혹시 자다가 깰까 싶어서 오늘밤은 이층에서 자라고 올려 보냈지 뭐예요”
“잘했다구. 자, 어서 물하고 수건...”
첫댓글 영아야!
아버지 원수를 갚아야 한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