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집에서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네요.[완전 올빼미 족이 따로 없다니까요.-_-;;]
좀 있으면 연말인데 왠지 밖에 나가기도 그렇고 해서 방학 이후 별다른 일 없이 쭉 집에서 지낸답니다.[나가도 할 일이 없으니 원...;;]
융프라우요흐에서 내려와 이제 드디어 이탈리아로 들어갑니다. 베네치아에서는 반나절만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도 딱히 재미난 에피소드는 별로 없지만 이번엔 카날 그란데[대운하]에서 찍은 사진들 위주로 올리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시간이 없어서 주변 섬까지는 갈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럼 베네치아 반나절 여행기 지금부터 올라갑니다~^^
2006년 7월 17일 아침 8시...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역..
취리히에서 9시간을 야간열차로 내리달려서 아침에 문득 눈을 떠서 차창밖을 보고 나서 제가 한 말.
'와~!! 기차가 물 위로 달려~!!'
베네치아에 가까워지니까 확실히 물의 도시라는 말이 한번에 각인이 되더군요. 기차 좌우로 봐도 죄다 물이고 그 가운데를 우리 기차가 조심스럽게 달리고 있었구요.ㅎㅎㅎ
자~ 그렇게 해서 저희 일행 드디어 이탈리아 땅에 발을 디뎠습니다.ㅋ 그것도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에 딱 도착을 했죠.
우선 가장 먼저 짐 맡기고[아무리 반나절 있을 거였다지만 락커에 짐 맡기는 게 습관이 되다보니...-_-;;] 저녁에 로마에 있는 숙소에 도착을 해야했던 관계로 로마로 가는 기차편부터 예약을 했더랬죠. 처음에는 예약이 필요없는 IC를 이용할까하고 열심히 기차시각표를 찬찬히 뚫어져라 노려봤지만 뭐 이리 둘러오는 곳이 많은지...결국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라 예약 필수인 ESI타고 가기로 했죠. 그래도 베네치아에서 로마와의 거리는 기차로 5시간 정도...;;
예약을 하려고 길게 줄 서 있는데 먼저 표를 끊었던 일행들 말이 한 사람당 예약비 3유로라는 말에 ESI 끊으려고 했던 건데 막상 창구에 가서 예약을 하니 한 사람당 15유로가 나오네요. 이런... 완전 유언비어(?)에 낚여서 로마 도착할 때까지 사기당한 기분 들었더랬죠.[나중에 로마와서 오해가 생겼다는 걸 알았지만요.-_-;;]
어쨌든 기차도 예약했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베네치아 관광 시작!!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으니...
제가 그 전날 스위스의 융프라우요흐를 다녀왔지 않겠습니까? 만년설로 뒤덮인 그 곳의 기온은 여름임을 감안하더라도 0~4도 내외...그리고 다음날인 이 날 베네치아의 기온은 영상 35도 정도...즉, 30도가 넘는 기온차를 하루만에 겪었으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는 얘기죠. 취리히에서 야간열차 출발할 때 비상약으로 가져온 감기약 하나 먹고 잤는데 아침에 베네치아에 도착할 때는 완전 헤롱헤롱이었던 게죠.=.=
일단 산 마르코 광장까지는 가야겠는데 그 당시에는 도저히 걸어서는 못 가겠고..[서 있기도 약간 힘들었죠.-_-;;] 그 때 저랑 제 친구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베네치아의 주요 교통수단인 수상버스 바포레토!!
'우리 산 마르코 광장 이거 타고 가자. 나 도저히 걸어서는 못 가겄다.ㅠㅠ'
저의 간절한(?) 부탁에 친구녀석, 그러자고 하더군요. 마침, 여행책자에 바포레토 1번을 타면 카날 그란데를 따라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길에 볼거리도 많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것도 핑계로 삼을 겸 바포레토 타고 가기로 결정~!!
바포레토에서 본 카날 그란데 주변의 건물들...옛날 대상인들이 여기저기 양식을 본따서 지은 건물들이래요.ㅋ
이것이 베네치아의 명물 중 하나이자 산 마르코 광장을 갈 때 반드시 거쳐야하는 리알토 다리입니다.ㅋ
곤돌라 타는 사람들과 유니폼인 줄무늬 셔츠를 입으신 곤돌라 뱃사공..[저희는 가난한(?) 여행객이었던 터라 곤돌라는 패스~!!]
자~ 대운하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드디어 도착한 산 마르코 광장!! 역시 여름 성수기라 그런지 사람들 무지 많더군요. 그리고 그 사람들보다 더 많았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닭둘기들!!
산 마르코 대성당과 그 주변 모습들...
산 마르코 광장에서 닭둘기들과...닭둘기들 먹을 거 주면 완전히 사람 몸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있더군요. 게다가 그 녀석들 모인 곳에 뛰어들어가면 다들 날아오르는 다소 영화같은 장면 연출도 가능하다는...ㅋ[실제로 그러는 사람들 많았어요.^^]
산 마르코 대성당 내부에도 들어가 봤는데요. 처음에는 영어 가이드의 설명 들으면서 따라다니다가 중간쯤부터 별다른 얘기도 없고 해서 그 다음에는 저희들끼리 돌아다녔답니다. 내부 사진이 없는 걸로 봐선 아마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이 아니었나하는 기억이 나네요.[이러고도 나중에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에서는 엄청 찍어댔다죠.-_-;;]
광장을 벗어나서 좀 걸어보자라는 생각에 바다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걸어봤어요. 눈부시도록 새하얀 건물이 강렬한 여름햇살에 더욱 빛나더군요.ㅋ
이것이 바로 탄식의 다리랍니다.^^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서 찍은 천문시계.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네요.^^ 저것도 12시 되니까 되게 요란하게 시간을 알려주는데 솔직히 프라하에서 본 것보다 이게 더 기억에 남더라구요.ㅎㅎ 그리고 천문시계 바로 아래의 아치 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베네치아 특유의 미로 골목길이 시작된답니다.^^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갈 때는 바포레토를 탔었는데 그래도 올 때는 한번 걸어봐야하지 않겠냐라는 친구의 말에 동조하여 산타루치아역으로 돌아올 때는 걸어서 왔어요.
올 때도 바포레토 타고 왔음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걸어오는 동안 보았던 베네치아의 골목길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죠. 골목골목마다 위치한 상점에 보이는 아기자기한 유리세공품과 가면들...그리고 발길을 멈추게 할 만큼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들...결국 조각피자와 스프라이트 하나 질러서 먹고 왔는데 너무 맛있더라구요. 이탈리아의 국민 피자인 마르게리타 하나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더랬죠.ㅋㅋ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 몸은 아프고 기운도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한 시간 여를 걸어오면서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기운차게 왔던 것이 지금도 미스테리라죠. 역시 여행의 힘인가요??ㅋ
돌아오는 동안에 보았던 베네치아의 골목길과 소운하의 모습들...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의 검정 곤돌라...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돌아나오며 둘이서 줄곧 했던 말.
'우리 이제 혼절하게 해주세요~!!-_-;;'
그만큼 너무 좋아서 기절할 뻔했다죠.
베네치아에서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채 아쉽지만 저는 반나절의 베네치아 여행을 마치고 로마로 향했답니다.
시간이 없던 관계로 제가 갔던 곳은 바포레토로 움직인 대운하 주변과 산 마르코 광장에서 산타루치아 역으로 오는 경로 정도였어요. 그래도 다른 곳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고 친숙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전혀 어색하지 않은 기분이 들더군요.^^
자~ 저의 베네치아 여행기는 일단 여기서 막을 내리구요. 다음은 가장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로마에서의 좌충우돌 이야기입니다. 방학이라 앞으로는 최대한 스피디하게 올릴 수 있도록 할게요.
지금 이거 쓰고 있는 시간이 새벽이니 오늘이겠네요. 오늘부터 날씨 무지 추워진대요.[이중창인데도 바깥공기가 어제와는 달리 차다는 게 느껴질 정도네요..] 나가실 때 옷 따뜻하게 입고 나가시구요. 무엇보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그럼 전 이만 총총..^^;;
첫댓글 베네치아...역시 넘 예뻐요.... 천문시계가 있었는지는 몰랐네.... 난 왜 못봤지...글구 탄식의 다리 가까이서 잘찍으셨다 난 너무 멀리서 찍혀서리.... 것도 뭐 우왕좌왕 해매다가 본거니까...ㅋㅋ
저도 다리 건너가다가 옆으로 고개를 휙 돌리니까 나오던걸요...우연히도 가까이 있던 곳을 지났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ㅋㅋㅋ 베네치아 한 번 더 가고 싶어서 1년 동안 캐쉬 충전(?)을 해보려구요.ㅎㅎ
베네치아가 공국이었다는 말 하나로 뿅갔던 나. 왠지 로맨틱해서리~근데 비둘기는 싫어 증말루
정확히는 대상인들의 연합으로 구성된 공화국이었죠.ㅎㅎ 저런 비둘기는 저도 무지 싫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