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 동안 수 많은 심리전이 있었다.
1차전 전에 싸인훔치기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3차전에 벤치클리어링으로
5차전 김상현의 슬라이딩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양팀 모두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혹은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라운드 위에 선수나 덕아웃에 코칭스태프 모두 진이 빠지는 시리즈..
그런데 이중에 백미를
나는 로페즈의 7차전 8회 투입이라고 생각한다.
해설자들이야 로페즈가 설마 투입되겠느냐는 얘기를 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5차전에 불과 106개 밖에(?) 안 던진데다가
믿었던 양현종 등 나머지 불펜을 빠르게 소모했기에
마지막 남은 세자루는
이대진-서재응-로페즈라는 걸 알 수 있었고(유동훈은 마무리니 일단 제외)
이대진은 팀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구위가..
서재응은 3차전의 아픔과 쉽게 흥분하는 성격 때문에..
결국 로페즈가 8회에 등판한다.
솔직히 더 일찍 등판할 수도 있었지만,
만약 5-4혹은 5-3 상황에서 등판했다면
그 효과는 반감됐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마지막까지 참았고,
결국 5-5의 순간에서 등판한다.
솔직히 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기아 53 : sk 47
그러나 로페즈가 등판할 때
환호를 기억해보면
경기중 가장 환호도 컸고,
로페즈의 등판 포즈 역시
사람들의 환호에 답하며
마치 승리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분위기는 급격히 80:20정도로 기아로 넘어가게 되고..
반대로 로페즈가 등판하는 순간 sk의 응원석 및 벤치는 조용해졌고..
하나 더 붙이면
로페즈는 이미 8이닝 3실점 승리에, 2-2팽팽하던 순간 완봉으로 눌러버림으로써
꽃놀이패(어떻게 해도 유리한 카드)가 되버린다.
즉 여기서 홈런 맞고 져도
아무도 로페즈를 욕할 수 없기 때문에
심리적 편안함까지 얻어낸 것이다.
결국 9회 유동훈이 등판하면서
추격하는 팀이 아니라, 혹은 동점 상황이 아니라
승리를 지키기 위한 방정식이 나타나버리고
이것이 9회말 나지완의 홈런(심리적 편안함을 통해)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시 생각해봐도 우승후
팬들이 진행자의 "MVP는 누구??"란 질문에
"로페즈"를 연호하는데
나로또가 받은 건 용납할 수 없고,
지금도 나도 이해가 안 가니..
차별에 피해의식(마이너-메이저시절 부터 심함)까지 많은 선수니
지금 심리 상태는 안 봐도 비디오다.
부디 골글이라도 로페즈가 받아서
위안을 얻기를 바라고..
기아에서 잘 달래줬으면 좋겠다.
(메이저에서 끝내기 홈런 치고도 패배한 팀에서 MVP받은 경우도 있음..
이용규의 경우 한국국민의 추억속에 깊이 박힌 플레이 때문이란 것도 말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