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2023년 3월 23일(목) 맑음, 서울식물원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식물원의 소식이 아무리 궁금해도 직접 가보지 않고는
알아볼 도리가 없다. 식물원 안내데스크에 전화해서 알아보는데 대답이 시원하지 않다.
인터넷 여러 블로그나 카페를 찾아보아도 하루 이틀 전의 소식은 감감하다. 마음에 드는
단 한 장의 풀꽃 사진이라도 얻을 수만 있다면 불원천리하고 찾아간다.
서울식물원 온실은 한여름인데, 바깥의 주제원 야생화 화단은 아직 이른 봄이다. 풀 한 포
기 새싹을 보기 어렵다. 서울식물원에서도 카메라 메고 가는 나를 보고, 묻지도 않은 깽깽
이풀과 노루귀가 있는 데를 알려준 묘령의 여인이 있었다.
T.S. 엘리엇(T.S. Eliot, 1888~1965)의 유명한 장시인 「황무지(The Waste Land)」 일부
(전문은 433행이다)를 함께 올린다.
“정말 쿠마에서 나는 한 무녀가 항아리 속에 달려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애들이 무녀야,
넌 무얼 원하니? 하고 물었을 때 대답했다. 난 죽고 싶다.”
더 훌륭한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 에게
I. 사자(死者)의 매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차라리 겨울이 우리는 따뜻했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생명만 유지했으니.
‘Nam Sibyllam quidem Cumis ego ipse oculis meis vidi in ampulla pendere, et
cum illi pueri dicerent: Σίβυλλα τί θέλεις; respondebat illa: άποθανεîν θέλω.’
For Ezra Pound
il miglior fabbro.
I. The Burial of the Dead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여름은 우리를 놀라게 했지, 슈테른버거 호수를 넘어
소낙비가 몰려와; 우리는 회랑에 머물다가
햇볕이 나자 호프가르텐 정원으로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한 시간이나 이야기했지.
Summer surprised us, coming over the Starnbergersee
With a shower of rain; we stopped in the colonnade,
And went on in sunlight, into the Hofgarten,
And drank coffee, and talked for an hour.
9. 노루귀
나는 러시아 여인이 아니고, 리투아니아 출신 순수한 독일인이예요.
어릴 적 내가 사촌 대공 집에
머물렀을 때 사촌이 날 썰매에 태워줬는데,
나는 겁이 났어요. 마리, 사촌이 소리쳤죠,
마리, 꼭 붙들어. 그리곤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산에서는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요.
나는 밤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쪽으로 가요.
Bin gar keine Russin, stamm’ aus Litauen, echt deutsch.
And when we were children, staying at the archduke’s,
My cousin’s, he took me out on a sled,
And I was frightened. He said, Marie,
Marie, hold on tight. And down we went.
In the mountains, there you feel free.
I read, much of the night, and go south in the winter.
10. 튤립
11. 분홍할미꽃
12. 제비꽃
이 뒤엉킨 뿌리는 무엇이며,
무슨 가지가 돌투성이 쓰레기 속에서 자라나는가? 인간의 아들아,
너는 말도 추측도 할 수 없으리라. 왜냐하면 너는 다만
부서진 우상 더미만 알뿐. 그곳엔 내리쬐는 햇볕만 있으리라.
What are the roots that clutch, what branches grow
Out of this stony rubbish? Son of man,
You cannot say, or guess, for you know only
A heap of broken images, where the sun beats,
13. 유럽할미꽃 하일러 하이브리즈(Anemone pulsatilla Heiler Hybrids)
15. 앵두나무
죽은 나무는 아무런 피난처도, 귀뚜라미는 아무런 위안도
주지 않고, 메마른 돌에는 물소리도 없다. 다만
이 붉은 바위 아래 그늘만 있으리라.
(이 붉은 바위 그림자 아래로 오라),
And the dead tree gives no shelter, the cricket no relief,
And the dry stone no sound of water. Only
There is shadow under this red rock,
(Come in under the shadow of this red rock),
17. 매화
18. 꽃기린
그리하면 나는 네게 보여주리라.
아침이 밝아올 때 네 뒤를 향해 걸어오는 너의 그림자와
저녁이 깊어질 때 너를 마중 나오는 그림자와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주리라.
나는 너에게 한 줌의 재에 담긴 공포를 보여주리라.
And I will show you something different from either
Your shadow at morning striding behind you
Or your shadow at evening rising to meet you;
I will show you fear in a handful of dust.
20. 얼룩자주달개비(Zebrina pendula)
상쾌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고향을 향하네
아일랜드의 내 님은
어디에 계시려나
Frisch weht der Wind
Der Heimat zu
Mein Irisch Kind,
Wo weilest du?
23. 호접란
“일년 전 당신이 처음으로 내게 히아신스를 주었기에;
사람들이 나를 히아신스 소녀라고 불렀어요.”
― 그러나 네가 팔에 꽃을 한 아름 안고, 늦게,
머리칼이 젖은 채, 같이 히아신스 정원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말할 수도 없고 눈은 안 보여 나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 아무것도 모르고
다만 빛이 중심, 정적을 들여다보았지.
황량하고 텅 빈 그 바다.
‘You gave me hyacinths first a year ago;
‘They called me the hyacinth girl.’
—Yet when we came back, late, from the Hyacinth garden,
Your arms full, and your hair wet, I could not
Speak, and my eyes failed, I was neither
Living nor dead, and I knew nothing,
Looking into the heart of light, the silence.
Oed’ und leer das Meer.
25. 구아라카토니아 스타린(Guaricattonia starrlyn)
26. 파피오페딜룸 스피케리아눔(Paphiopedilum spicerianum)
27. 엔시클리아 알라타(Encyclia alata)
유명한 천리안 소소스트리스 부인은
심한 감기에 걸렸지만, 그래도
신비한 카드 한 벌을 가진
유럽 제일의 지혜로운 여자로 알려져 있지. 그녀가 말하길
이게 당신 카드야, 익사한 페니키아 선원 카드,
(보거라, 그의 눈은 진주로 변했단다!)
Madame Sosostris, famous clairvoyante,
Had a bad cold, nevertheless
Is known to be the wisest woman in Europe,
With a wicked pack of cards. Here, said she,
Is your card, the drowned Phoenician Sailor,
(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Look!)
28. 에틀린케라 엘라티오르(Etlingera elatior)
29. ?
30. 마삭줄
이건 벨라돈나, 바위의 부인,
부정한 여인이다
이건 세 막대기를 가진 남자, 그리고 이건 바위
이건 외눈박이 상인, 그리고 아무것도 안 그려진
이 카드는 이 상인이 등 뒤 짊어진
무엇인데, 나는 못 보게 되어 있어.
그 교살된 남자를 못 찾겠네. 물에 빠져 죽지 않도록 조심해.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것이 보이는군.
고마워, 혹시나 에퀴튼 부인을 만나거든
천궁도를 내가 직접 가져간다고 말해다오.
요즘은 무척 조심해야 돼.
Here is Belladonna, the Lady of the Rocks,
The lady of situations.
Here is the man with three staves, and here the Wheel,
And here is the one-eyed merchant, and this card,
Which is blank, is something he carries on his back,
Which I am forbidden to see. I do not find
The Hanged Man. Fear death by water.
I see crowds of people, walking round in a ring.
Thank you. If you see dear Mrs. Equitone,
Tell her I bring the horoscope myself:
One must be so careful these days.
31. 헬레보루스 히브리두스 퀸시리즈(피코티)(Helleborus×hybridus Queen Series
(picotee))
32. 디모르프세카(Dimorphotheca)
첫댓글 그래도 봄꽃들의 향연이네요. 아름답습니다^^
봄날이 너무 빨리 지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