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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방함녕(萬邦咸寧)
온 세상이 평안하다는 뜻으로, 군주(지도자)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萬 : 일만 만(艹/9)
邦 : 나라 방(阝/4)
咸 : 다 함(口/6)
寧 : 편안할 녕(宀/11)
출전 :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
이 성어는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 편에 나오는 말이다. 대우모(大禹謨) 첫 머리에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아, 옛날 대우(大禹; 우임금)를 상고하건대 밝은 명을 사해에 펴시고 공경히 순임금을 받드시다.
曰; 后克艱厥后, 臣克艱厥臣, 政乃乂, 黎民敏德。
우(禹)임금이 말했다. “임금이 임금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것을 어렵게 여기며,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책을 다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야 정사가 비로소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덕(德)에 빠르게 교화될 것입니다.”
帝曰; 俞! 允若茲, 嘉言罔攸伏, 野無遺賢, 萬邦咸寧。稽于眾, 舍己從人, 不虐無告, 不廢困窮, 惟帝時克。
순(舜)임금이 말씀하셨다. “아아 너의 말이 옳다. 진실로 이와 같이 한다면 아름다운 말이 숨는 바가 없으며 들판에(在野에) 버려지는 현인이 없어서 만방이 다 편안하리니,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의논하며, 자기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따르며, 의지할 곳 없는 자를 학대하지 아니하며, 곤궁한 자를 버리지 아니함은 오직 요임금(帝堯)만이 이에 능하셨느니라.”
익이 가로대 “아, 요임금의 덕이 널리 행해져 이에 성스럽고 이에 신묘하시며, 이에 굳세시고 이에 빛나셨으므로, 위대하신 하늘이 돌아보고 명하시어 문득 사해를 두셔서 천하의 임금을 삼으셨나이다.”
益曰; 都, 帝德廣運, 乃聖乃神, 乃武乃文, 皇天眷命, 奄有四海為天下君。
우가 가로대 “도를 따르면 길하고 거슬려 따르면 흉하나니 오직 그림자와 메아리와 같나이다.”
익(益)이 말했다. “아, 경계하소서. 헤아림이 없음을 경계하시어 법도를 잃지 마시며, 안일함에 (빠져) 놀지 마시며, 즐거움에 (빠져) 음란하지 마시며, 어진 이에게 맡기시고 딴 마음을 두지 마시며, 삿된 이를 버리시고 의심하지 마소서. 의심스런 계책을 이루지 말아야 모든 뜻이 빛나오리이다. 도를 어겨서 백성들의 칭찬을 구하지 마시며, 백성들을 어겨서 자기의 욕심을 따르지 마소서. 게을리함이 없고 황폐함이 없으면 사방의 이족들도 왕에게 돌아오리이다.”
만방함녕(萬邦咸寧)
무슨 일을 하든 방법을 잘 알면 어렵지 않게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 맹자는 이를 삼단논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得天下, 有道, 得其民, 斯得天下矣.
천하를 얻는 데에는 방법이 있다. 백성을 얻으면 바로 천하를 얻는다.
得其民, 有道, 得其心.
백성을 얻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된다.
得其心, 有道, 所欲, 與之聚之, 所惡, 勿施爾也, 民歸也.
백성의 마음을 얻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그들이 원하는 바를 해주고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으면 백성이 돌아오게 된다.
맹자는 백성을 얻는 게 곧 천하를 얻는 길임을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소통 중시의 민주주의 기본 이념과 서로 통한다.
백성을 얻기 위해선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백성의 마음 곧 민심을 얻으려면 백성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맹자의 말은 소통의 가치에 일찌감치 눈떴음을 알게 한다.
백성이 편하면 나라살림은 부강하고 백성은 오늘과 내일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생략)
만방함녕(萬邦咸寧)
온 세상이 다 함께 평안하다.
온 세상 나라 곳곳이(萬邦) 모두 평안(咸寧)한 것은 백성들만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도 어떻게 하면 백성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한 세상이 전설상이기는 하지만 중국서 성군이 다스렸던 요순(堯舜)시대부터 있었다고 가장 오래된 경전 '서경(書經)'이 전한다.
천하의 성군으로 꼽히는 요와 순임금이 천하를 통치했을 때는 백성들이 고복격양(鼓腹擊壤)하는 태평성대였고, 황제의 자리도 선양(禪讓)으로 이어졌다.
말기에 대홍수가 10여 년간 계속된 것을 대문을 지나면서도 집에 들르지 않은 과문불입(過門不入)의 노력 끝에 치수에 성공한 우(禹)가 다음 자리를 받아 하(夏)나라를 창건했다.
유학 오경(五經)의 하나인 서경은 고대 중국의 기록을 공자(孔子)가 수집 편찬한 책이라는데 숭상해야 한다고 상서(尙書)라고도 불렸다.
요순의 치적을 중심으로 하여 보좌한 신하들의 말이나 업적도 함께 수록돼 중요한 사료가 된다. 요순에 뒤이어 나오는 우임금의 기록 대우모(大禹謨)편에 성어가 실려 있다.
우임금은 오랫동안 중원을 휩쓸었던 대홍수를 안정시킨 데다 북방의 묘족(苗族) 침입을 막아 대우(大禹)로 존경받았다.
꾀란 뜻의 모(謨)는 모(謀)의 통용자로 우임금이 신하 익(益)과 대화할 때 내놓은 훌륭한 계책, 또는 좋은 말씀이란 의미를 갖는다.
옛날 우가 순임금께 올린 말이 먼저 인용된다. 임금이 임금으로서의 노릇을 어렵게 여기며,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책을 다하기를 어렵게 여겨야 정사가 비로소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덕에 바르게 교화된다고 하자 순임금이 답한다.
진실로 그렇게 된다면 '옳은 말이 숨겨질 리 없고, 초야에 묻혀 있는 현자가 없을 터이니, 온 세상이 편안할 것(嘉言罔攸伏 野無遺賢 萬邦咸寧)'인데 이는 요임금만이 능할 것이라 했다.
이런 대화에 익이 덧붙인다. '안일함에 빠져 놀지 마시고, 즐겁다 해서 지나치면 안 되며, 어진 사람을 임명했으면 두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십시오(罔游于逸 罔淫于樂 任賢勿貳).'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 직책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권력을 행사하기만 한다면 그 밑의 국민들은 편안할 리 없다.
맹자(孟子)가 이루(離婁) 상에서 말했다. '군주가 되려고 하면 군주의 도리를 다해야 하고, 신하가 되려고 하면 신하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欲爲君盡君道 欲爲臣盡臣道).'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0위권의 부국이 되었다고 떵떵거려도 끼니를 걸러 아사하는 국민이 나온다면 위정자가 일을 빈틈없이 했다고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잘 시행해야 국민의 마음을 얻는다.
▶️ 萬(일만 만)은 ❶상형문자로 万(만)의 본자(本字)이다. 가위나 꼬리를 번쩍 든 전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전갈이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하여 일 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萬자는 ‘일만(一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萬자는 艹(풀 초)자와 禺(긴꼬리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萬자의 갑골문을 보면 앞발을 든 전갈이 그려져 있었다. 萬자는 본래 ‘전갈’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일만’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萬자는 간혹 万(일만 만)자로 쓰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 萬자를 생략해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万자를 ‘일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萬(만)은 (1)천(千)의 열 곱절. 9천999보다 1이 더 많은 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 만(一萬) ②성(姓)의 하나 ③사천성에 있는 현(縣)의 이름 ④만무(萬無: 절대로 없음) ⑤대단히 ⑥매우 ⑦매우 많은 ⑧여럿 ⑨절대로 ⑩전혀 ⑪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주 멀고 오랜 세대를 만대(萬代), 온갖 일을 만사(萬事),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만일(萬一),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나 갖가지 수많은 물건을 만물(萬物),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썩 많은 돈을 만금(萬金),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많은 복을 만복(萬福),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반(萬般),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갖 어려움을 만난(萬難), 썩 많은 돈을 만냥(萬兩), 썩 많은 햇수나 늘 한결같은 상태를 만년(萬年), 세계 각 나라의 국기를 만국기(萬國旗),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됨을 만사여의(萬事如意), 모든 일이 잘 되어서 험난함이 없음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을 만사형통(萬事亨通), 영원히 변하지 아니함을 만세불변(萬世不變), 아주 안전하거나 완전한 계책을 만전지책(萬全之策), 장수하기를 비는 말 만수무강(萬壽無疆) 등에 쓰인다.
▶️ 邦(나라 방)은 ❶형성문자로 邫(방)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阝=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경계(境界)를 뜻하는 글자 丯(봉, 방)으로 이루어졌다. 경계를 나타내는 우거진 수목(樹木)으로 이루어졌다. 경계 내(內)의 부족(部族)의 뜻이, 전(轉)하여 나라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邦자는 ‘나라’나 ‘수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邦자는 丰(예쁠 봉)자와 邑(고을 읍)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丰자는 초목이 무성하게 올라온 모습을 그린 것으로 ‘우거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邦자를 보면 田(밭 전)자 위로 풀이 올라오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밭에 농작물이 무성히 자라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람들이 ‘터전을 잡은 곳’이라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田자 대신 邑자가 쓰이게 되었는데, 의미 역시 확대되어 ‘나라’나 ‘수도’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전에는 邦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한(漢)나라 때는 태조 유방(劉邦)의 이름과 겹치는 것을 피하고자 같은 뜻을 가진 國(나라 국)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邦(방)은 성(姓)의 하나 ①나라 ②서울, 수도(首都) ③제후(諸侯)의 봉토(封土) ④천하(天下) ⑤형(兄), 윗누이 ⑥제후를 봉하다 ⑦여지(輿地)를 주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라 국(國)이다. 용례로는 나라의 정치를 방치(邦治), 영토와 국민과 주권을 갖춘 사회를 방가(邦家), 영토와 국민과 주권을 갖춘 사회나 나라를 방국(邦國), 서울에 가까운 땅으로 서울 근교를 방기(邦機), 나라와 나라가 사귀는 관계를 방교(邦交), 나라의 근본을 방본(邦本), 나랏말을 방어(邦語), 자기 나라에서 제작된 영화를 방화(邦畫),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방금(邦禁), 나라의 풍속을 방속(邦俗), 나라의 형률을 방형(邦刑), 나라의 경계를 방경(邦境), 나라의 경사를 방경(邦慶), 나라의 길흉의 의식을 방례(邦禮), 나라의 사업을 방업(邦業), 자기 나라 사람을 방인(邦人), 다른 나라를 수방(殊邦), 동맹을 맺은 나라를 맹방(盟邦), 가까이 사귀는 나라를 우방(友邦), 나라를 합침을 합방(合邦), 모든 나라를 만방(萬邦), 우리 나라를 아방(我邦), 동쪽에 있는 나라를 동방(東邦), 각 나라 또는 여러 나라를 각방(各邦), 힘이 강한 나라를 강방(强邦), 내가 태어난 나라를 부모지방(父母之邦), 예의를 숭상하며 잘 지키는 나라를 예의지방(禮儀之邦),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음을 위방불입(危邦不入), 많은 어려운 일을 겪고서야 나라를 일으킨다는 뜻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러모로 노력해야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다난흥방(多難興邦) 등에 쓰인다.
▶️咸 : 다 함
▶️ 寧(편안할 녕/영, 편안할 령/영)은 ❶회의문자로 宁(영)은 간자(簡字), 寗(영)은 동자(同字), 寍(영)은 고자(古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皿(명)과 心(심)의 합자(合字)이다. 음식물이 그릇에 수북이 담겨 있어 안심하고 살 수 있음의 뜻한다. 뒤에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을 더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寧자는 '편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寧자는 宀(집 면)자와 心(마음 심)자, 皿(그릇 명)자,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丁자는 '탁자'를 표현하기 위한 모양자이다. 寧자의 갑골문을 보면 탁자 위에 그릇이 놓여 있는 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에 먹을 것이 풍족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心자가 더해졌는데, 이는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이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寧자는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상태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寧(녕, 령)은 ①편안하다 ②편안히 하다 ③문안하다 ④친정가다 ⑤편안(便安) ⑥차라리 ⑦어찌 그리고 편안할 령의 경우는 ⓐ편안하다(령) ⓑ편안히 하다(령) ⓒ문안하다(령) ⓓ친정가다(령) ⓔ편안(便安)(령) ⓕ차라리(령) ⓖ어찌(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편할 편(便),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수확이 많은 해를 영세(寧歲), 편안한 겨를을 영가(寧暇), 편안하게 삶을 영거(寧居), 무사하고 편안한 날을 영일(寧日), 평안하고 고요함을 영정(寧靜), 편안히 쉼을 영식(寧息), 걱정이나 탈이 없음을 안녕(安寧), 몸이 건강하여 마음이 편안함을 강녕(康寧), 천하가 잘 다스려져서 태평함을 안녕(晏寧), 추측컨대 틀림이 없음을 정녕(丁寧), 친정에 가서 아버지를 뵘을 귀녕(歸寧), 어른이 병으로 편하지 못함을 미령(靡寧),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함을 일컫는 말을 수복강녕(壽福康寧), 준걸과 재사가 조정에 많으니 국가가 태평함을 일컫는 말을 다사식녕(多士寔寧)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