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알면 한반도 기후가 보인다
국내
학자들의 북극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북극에 있는 한국의 과학기지인 '북극 다산기지'가 그 터전이다.
지난해 4월 한국해양연구원이
북극에 만든 다산 기지는 지난해에는 연구 장비 등 기반 시설을 갖추는 데 주력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북극
다산기지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의 니알슨 국제 과학기지 안에 있다. 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 등 6개국의 기지와
1백20명의 과학자가 있으며, 한국은 이곳의 일곱번째 입주국이다.
기지촌의 모든 시설에 대한 관리와 유지 보수는 킹스베이사가 맡아
해 준다. 시설물의 관리를 위한 상주인원은 없으며, 연구원들은 북극의 날씨가 다소 따뜻해지는 여름에만 다산기지에 머물며 현장조사를 한다.
2층으로 구성된 건물의 아래층은 모두 실험실로 사용되고 있으며, 위층에는 침실과 휴게실.사무실 등이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김예동 소장은 북극 연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북극은 지구의 기후를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고, 대기 순환 패턴과 수괴 경계, 해류 순환이 변해 지구의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난 1백년간
0.6도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북극의 평균 온도는 지난 1백년간 섭씨 15~20도 올랐다.
기후 변화가 증폭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극에서의 기후 관찰은 지구 기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알아채는 데 필수적이다.
북극 기지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제주도 습지와
동해에서 채취한 퇴적물과 3각 비교하는 연구도 한창이다.
金소장은 "북극은 한반도와 가깝기 때문에 과거의 한반도 기후와 상당한
유사성을 가진다"며 "과거 기후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하기가 좋다"고 말했다.
북극에 사는 생물의 유전자에서 유용한 물질을
추출하려는 연구도 한창이다. 북극은 땅이 아닌 바다로 공해지만, 여기서 확보한 생물 자원을 학계에 보고하고 이를 이용한 기술을 특허로 내면 우리
것이 된다.
한국해양연구원 북극 생물연구팀은 지난 7, 8월 다산기지에서 다양한 시료와 샘플.연구자료를 확보하고 돌아왔다.
이 연구팀 이유경 선임연구원은 "채취한 샘플 중 14가지 미생물이 단백질 분해효소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백질
분해효소는 때를 빼는 세제나, 쓰레기를 처리할 때, 펄프에서 화장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색소를 빼는 데 쓰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14가지 중 대량 생산이 가능하면서 분해력이 좋은 효소를 찾아내는 게 앞으로의 연구 과제 중 하나다.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미생물 종(種) 후보도 9종 찾아냈다. 완전히 새로운 속(屬)으로 보이는 미생물 한 종도 발견했다.
한국해양연구원 이홍금
해양미생물 다양성연구사업단장은 "남극의 미생물에서 추위에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냉해 방지 단백질을 찾아내 추출한 바 있다"며 "북극 생물에서도
결빙방지 물질이나 냉해 방지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