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현충원을 찾은 이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며 선진 일류국가를 만드는데 온몸을 바치겠읍니다 2008. 2. 25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방명록에 적었습니다. 일단 띄어쓰기는 문제 삼지 않고, '바치겠읍니다'만 봅시다.
'-습니다'는 종래 '-습니다, -읍니다' 두 가지로 적고 '-습니다' 쪽이 더 깍듯한 표현이라고 해 왔으나, 이 규정에서는 '-습니다'와 '-읍니다' 사이의 그러한 의미차가 확연하지 않고 일반 구어(口語)에서 '-습니다'가 훨씬 널리 쓰인다고 판단하여 '-습니다' 쪽으로 통일한 것이다.
위의 내용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표준어 규정' 제17항에 대한 해설입니다.
1933년에 제정된 표준어 규정과 맞춤법(어문 규범)을 1988년에 개정했는데,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입니다.
20년 전에 바뀐 규범을 아직까지 모르고 틀리게 썼다면 조금은 창피한 노릇 아닙니까?
시정잡배도 아니고 '선진국 원년'을 선포할 만한 국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말입니다.
20년 전에 바뀐 어문 규범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찌 '선진국 원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요.
어문 규범이 뭐 그리 대수냐고요?
어문 규범은 일종의 규약입니다.
한국어와 한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언어생활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물론 문학 작품에서 특수한 표현 효과를 위해서는 사투리나 비표준어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품위 있는 언어생활에서는 지켜야 하는 일종의 언어 법률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개정된 것도 모르고 20년 아니 그보다 이전의 말하기, 글쓰기 규범에 의해
지금까지 언어생활을 해 온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자랑스럽지는 않은 것은 비단 저 혼자만일까요?
지금도 틀리게 쓰는 사람이 서울시장을 지낼 때는 맞게 썼을까요?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모르고 있었으며, 글을 쓸 때마다 틀렸으리라고 추측하는 것이 비약은 아니겠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최소한 20년 동안 '-습니다'를 '-읍니다'로 틀리게 써 왔다는 추론이 가능해집니다.
현대는 모든 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년, 아니 그보다 전의 생활방식을 고집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 잘못이 단순히 표준어 규정이나 맞춤법 오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사고방식이 최소한 20년 전의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바빠서, 어문 규범 바뀐 줄을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20년 동안 여러 방면의 책을 읽었다면 배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으리라고 짐작되니까요.
물론, 그 동안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면, 또는 모두 '-읍니다'로만 쓰인 책만 읽었다면 모를 수도 있을 겁니다.
전자든 후자든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작년 현충일에 방문한 국립 현충원의 방명록에서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예비 후보는 이와 비슷하게 잘못된 표기를 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때는 '받치겠읍니다'로 썼는데, 이번에는 '바치겠읍니다'로 썼군요.
어찌 보면 한 가지 잘못을 고쳤으니 발전이라면 발전이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거의 10개월 만에 발전한 것이 하나밖에 없으니, 이거 원....
작년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고,
사진에서 보듯, 이외수 선생은 친절하게 빨간펜으로 교정하여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것도 제대로 고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참고로, 연월일을 줄여 쓸 때 온점(.)은 마지막 숫자 뒤까지 찍어야 합니다. '2008. 2. 26.'처럼. 흔히 26 뒤의 온점은 생략해 버립니다만 그것은 잘못입니다. 그래서 위 사진의 연월일은 '2007. 6. 6.'이라고 써야 하고, 처음 사진의 연월일은 '2008. 2, 25.'로 써야 맞습니다.]
아무튼 그때 한번 잘못 썼고, 그것이 화제가 되어 망신을 당했으면
그 뒤에는 고쳐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번에 또 비슷한 잘못을 저질렀으니 문제라는 것입니다.
인간인 이상 그 누구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그 때문에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그 잘못을 누군가가 지적해 주거나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으면,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는 것쯤은 많이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지요.
그러니 일국의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같은 잘못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지르면 그건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이 된 날 첫 번째 현충원 방문이라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랐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런데 작년에 잘못 쓴 '-읍니다'를 그대로 또 썼네요.
이 행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혹시 '어문 규범쯤이야' 하고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내 고집대로 한다'는 오만이었을까요?
'이외수 같은 사람에게 지적받고 고쳤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 이런 건 아니었을까요.?
자신이 쓴 글이 어쩌면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을까요?
어문 규범 틀린 것은 작은 잘못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작은 잘못도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이 큰 잘못은 고치려고 할까요.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하면,
아니, 주위의 사람이 잘못됐다고 충고하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 아닐까요.
어쩌면 이 정부에서 벌이려고 계획하는 많은 사업들이
나중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도 꿋꿋하게 밀어붙이려 하지 않을까 두려워집니다.
첫댓글 참으로 여러가지 한심한 대통령 입니다. 한마디로 창피 합니다.
이런글 인젠 안올렸음 합니다..1,950년대 60년대70년대 까지 울나라에선 최현배 문법이란 이름하에 한글을 이렇게 썼죠 이 최현배란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 울 국문법이 지금처럼 소리글로 쓰입니다...그 대표적인 예가 하였읍니다 가 하였습니다 로 바뀌었고요^^* 제가 보건데 1,965년생 이전 출신들은 지금 대통령 문법체와 같져...당시 세대의 글로선 모두 맞아 보이네여..^^* 노여워 마옵시길 ..좋은 밤되시고요^^*
현충원에 아직도 비취하고 있나요 부끄워운 일이다, 어디다 내어놓게뇨
대통령이 한글을 배우는 시절은 ㅅ의 변화음을 위처럼 가르쳤습니다. 이승만 대통령님은 더 이상한 한글을 사용했습니다. 글은 틀리게써도 똑바른 생각으로 정치를 해 주시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