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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득인(穿井得人)
우물을 파서 한 사람을 얻었다는 뜻으로, 소문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진실이 와전될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穿 : 뚫을 천(穴/4)
井 : 우물 정(二/2)
得 : 얻을 득(彳/8)
人 : 사람 인(人/0)
출전 : 여씨춘추(呂氏春秋) 신행론(愼行論)
이 성어는 여씨춘추(呂氏春秋) 신행론(愼行論) 찰전(察傳)에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夫得言不可以不察.
전해들은 말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數傳而白爲黑, 黑爲白.
말은 몇 번 전하다 보면 백색이 흑색이 되고 흑색이 백색이 된다.
故狗似玃, 似母玃, 母玃似人, 人之與狗則遠矣.
그래서 개는 큰 원숭이와 비슷하고, 큰 원숭이는 짧은 꼬리원숭이와 비슷하고, 짧은 꼬리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하지만, 사람과 개는 아주 많이 차이가 난다.
此愚者之所以大過也.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 크게 실수하는 이유이다.
聞而審則爲福矣, 聞而不審, 不若無聞矣.
무엇인가 듣고 자세하게 살펴보면 좋은 점이 있고, 듣고도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안 들은 것만 못하다.
(...)
송(宋)나라에 정(丁)씨가 있었는데 집에 우물이 없어 밖에 나가서 물을 길어야 해서, 한 사람은 항상 밖에 있어야 했다(家無井而出漑汲, 常一人居外).
그래서 정씨는 집에 우물을 파고 이웃에게 말했다. “나는 집에 우물을 파서, 한 사람의 일손을 얻었다(吾穿井, 得一人).”
어떤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 “정씨는 우물을 팠는데, 거기서 한 사람을 얻었다(丁氏穿井, 得一人).”
온 나라 사람들이 이 사실에 대해 수군대자, 송나라 왕도 이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 사실에 대해 정씨에게 물어보았다(國人道之, 聞之於宋君, 宋君令人問之於丁氏).
정씨가 답했다. “한 사람의 일손을 얻었다는 말이지, 우물 속에서 한 사람을 얻었다는 말이 아닙니다(得一人之使, 非得一人於井中也).”
말이란 이런 것이니 잘 살피지 않으면 듣지 않은 것 보다 못하다 하겠다.
▶️ 穿(뚫을 천)은 회의문자로 穴(혈)과 牙(아)의 합자(合字)이다. 엄니로 구멍을 뚫음의 뜻이다. 그래서 穿(천)은 ①뚫다 ②꿰뚫다 ③뚫어지다 ④개통하다 ⑤통과하다 ⑥관통하다 ⑦실을 꿰다 ⑧신발을 신다 ⑨옷을 입다 ⑩구멍 ⑪묘혈(墓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뚫을 찬(鑽), 뚫을 착(鑿)이다. 용례로는 구멍을 뚫음 또는 학문을 깊이 연구함을 천착(穿鑿), 구멍을 뚫음 또는 위벽이나 복막 등에 상해 구멍이 남 또는 그 구멍을 천공(穿孔), 떨어진 옷을 꿰맴을 천결(穿結), 담을 뚫음을 천장(穿墻), 시체를 묻기 위하여 구덩이를 파는 일을 천광(穿壙), 나라 안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국(穿國), 바늘에 실을 뀀을 천닌(穿紉), 길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도(穿道), 땅을 팜 또는 그 구덩이를 천지(穿地),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옷을 뒤집어 입음을 반천(反穿), 꿰뚫는다는 뜻으로 학문에 널리 통함을 관천(貫穿), 구멍을 뚫는 일에 종사하는 장인을 천혈장(穿穴匠), 식물의 잎에 작은 구멍이 동그랗게 뚫리는 병을 천공병(穿孔病), 문장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이 달의 허리를 뚫는다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장을 이르는 말을 사천월협(思穿月脅),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우수천석(雨垂穿石),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굳은 의지로 업을 바꾸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연미천(鐵硯未穿), 담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여자에게 탐심을 가지고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유장천혈(窬墻穿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등에 쓰인다.
▶️ 井(우물 정)은 ❶상형문자로 丼(정)은 본자(本字)이다. 우물의 난간을 나타낸다. 옛 글자의 가운데 점은 두레박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井자는 ‘우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井자는 우물을 그린 것이다. 우물은 지하수가 있는 곳을 찾아 땅을 파 내려가는 방식으로 만든다. 지하수를 찾고 나면 흙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돌을 쌓고 우물 난간을 만드는데, 井자는 우물의 난간을 그린 것이다. 井자는 갑골문에서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글자이기도 하다. 소전에서는 井자에 두레박을 표기한 丼(우물 정)자가 쓰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井(정)은 (1)정성(井星) (2)정괘(井卦)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우물 ②우물 난간(欄干) ③정자꼴 ④저자, 마을 ⑤정전(井田) ⑥조리(條理), 법도(法度) ⑦왕후의 무덤 ⑧64괘의 하나 ⑨별의 이름 ⑩반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싸움터의 적당한 곳에 세워 사람이 올라가서 적진을 정찰하도록 만든 망루를 정루(井樓), 우물물을 정수(井水), 우물을 관장하는 신을 정신(井神), 짜임새와 조리가 있음을 정연(井然),우물의 밑바닥을 정저(井底), 질서와 조리가 정연한 모양을 정정(井井), 바둑판처럼 종횡으로 된 간살이나 건물의 중앙에 있는 간을 정간(井間), 염분이 녹아 있는 지하수를 퍼 올려서 채취한 소금을 정염(井鹽), 우물에 지내는 제사를 정제(井祭), 천연 석유를 채취하기 위해 땅 속으로 판 우물을 유정(油井), 인가가 모인 거리나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을 시정(市井), 더운물이 솟는 우물을 탕정(湯井), 팔을 펴면 오목해지는 어깨 위의 가장 높은 곳을 견정(肩井), 물맛이 좋은 우물을 감정(甘井), 지붕이 없는 우물을 노정(露井), 물이 맑지 아니한 우물을 탁정(濁井), 첫 새벽에 길은 깨끗한 우물물을 정화수(井華水), 물을 긷고 절구질하는 일이라는 뜻으로 살림살이의 수고로움을 정구지역(井臼之役), 우물 속에 앉아서 좁은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소견이나 견문이 좁음을 정중관천(井中觀天), 우물 속에서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어리석어 사리에 밝지 못함을 정중구화(井中求火), 우물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세상 물정을 너무 모름을 정중지와(井中之蛙) 등에 쓰인다.
▶️ 得(얻을 득)은 ❶회의문자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貝(패; 화폐)와 寸(촌; 손)의 합자이다. 돈이나 물품을 손에 넣어 갖고 있는 일의 의미로, 옛 모양은 貝(패)와 又(우), 手(수)를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❷회의문자로 得자는 ‘얻다’나 ‘손에 넣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得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貝(조개 패)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得자를 보면 마노 조개를 쥐고 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다. 마노 조개는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한때 중국에서는 화폐로 쓰였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의 得자는 화폐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물을 획득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得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得(득)은 (1)소득(所得)이나 이득(利得) (2)정토에 왕생(往生)하여, 열반(涅槃)의 증과(證果)를 얻음 (3)풍수지리의 혈(穴), 또는 내명당(內明堂) 안에서 흐르는 물 등의 뜻으로 ①얻다 ②손에 넣다 ③만족하다 ④고맙게 여기다 ⑤깨닫다 ⑥알다 ⑦분명해지다 ⑧적합하다 ⑨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⑩이루어지다 ⑪만나다 ⑫탐하다, 탐내다 ⑬사로잡다 ⑭덕(德), 덕행(德行) ⑮이득(利得), 이익(利益)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획(獲),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상(喪), 잃을 실(失), 덜 손(損), 떨어질 락(落)이 있다. 용례로는 쓸 만한 사람을 얻음을 득인(得人),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알맞음을 득중(得中),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딸을 낳음을 득녀(得女), 얻음과 잃음을 득실(得失), 뜻을 이루어 자랑함을 득의(得意), 투표에서 표를 얻음을 득표(得票), 이익을 얻음을 득리(得利), 풍악이나 노래 등의 곡조가 썩 아름다운 지경에 이름을 득음(得音), 어떠한 시험이나 경기 등에서 점수를 얻음 또는 그 점수를 득점(得點), 목적을 달성함을 득달(得達), 참여할 수 있게 됨을 득참(得參),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도를 깨달음을 득도(得道), 바라던 것이 뜻대로 됨 또는 뜻을 이룸을 득지(得志), 수입이 되는 이익을 소득(所得), 남의 말이나 행동을 잘 알아차려 이해함을 납득(納得), 얻어 내거나 얻어 가짐을 획득(獲得), 여러 모로 설명하여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알아듣게 함을 설득(說得), 어떤 자격을 취하여 얻음을 취득(取得), 이익을 얻음을 이득(利得), 깊이 생각하여 이치를 깨달아 알아내는 것을 터득(攄得), 물건을 주워서 얻음을 습득(拾得),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뜻한 것을 이루어 뽐내는 기색이 가득함을 일컫는 말을 득의만만(得意滿滿), 농나라를 얻고 나니 촉나라를 갖고 싶다는 뜻으로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롱망촉(得隴望蜀), 얻은 도끼나 잃은 도끼나 매일반이라는 뜻으로 얻고 잃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득부실부(得斧失斧), 얻은 것으로는 그 잃은 것을 메워 채우지 못한다는 뜻으로 손해가 됨을 일컫는 말을 득불보실(得不補失), 한 가지 일을 알면 다른 열 가지 일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기억력이 좋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득일망십(得一忘十),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어망전(得魚忘筌), 득실이 상반한다는 뜻으로 이로움과 해로움이 서로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득실상반(得失相半),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우쭐거리며 뽐냄을 일컫는 말을 득의양양(得意揚揚), 뜻한 바를 이루어서 기쁜 표정이 얼굴에 가득 참을 일컫는 말을 득의만면(得意滿面),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바라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질 좋은 기회를 일컫는 말을 득의지추(得意之秋), 부모의 뜻에 들고 부모의 뜻에 순종함을 일컫는 말을 득친순친(得親順親), 그 뜻을 펼 수가 있음 또는 그 뜻을 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득신기정(得伸其情),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