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퀴즈
최 병 창
믿을 놈 하나 없다는데 댁은 누구십니까
죽어도 좋다는 말은
죽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니
죽은 후에 좋기만 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랴
좋다와 싫다는 말은 = 죽음이 아니라 결코 죽지 않을 만큼 유쾌한
질주의 극단이란 뜻이렸다
누구의 맘대로 어디를 가든 결론부터 말하지만 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다는
소리 쪽으로 들어서지 말아야 했네
모든 것의 핵심은 매 순간 비틀리며 교차하는 음정처럼 마지막 화음까지
제 발목으로 버티듯 절실한 방향으로 아름다운 울림이어야 하네
때로는 거짓보다 진실이 더 가슴 아플 때가 있네 어쩌다 시간이 이리
됐는지는 모르지만 늦게라도 덕분에 따스했다는 인사말에는 고운 향기가
풍기는 법
진종일 기다려도 다가오는 최후란 누구도 모른다네 호호 불어가며
소리를 내면서 먹어도 괜찮다는 뜨거운 국수 그릇의 젓가락질만큼이나
숨겨둔 재주만은 고집하지 말라는데 죽어도 좋다는 말은 죽겠다가 아니라
죽을 만큼 좋았다는 말이니 함부로 가르치지는 말라네
죽기 전까지는 절대로
부스러지거나 으깨어지면 안 되는
국수그릇의 눈금처럼
마지막까지
제 몸통을 지켜내는 일
시작의 차이란 드디어 그날이 되는 날이네.
< 2014. 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