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은 지난해 월드컵에서 코뼈가 내려앉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태극문양의 안면보호대를 하고 나와 불꽃 같은 투혼을 불사르며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주역 중 한 명이다. ‘타이거마스크’를 벗어던진 올 시즌에도 김태영은 여전히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의 화신이었다.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팀의 선참으로서 전남의 수비를 진두지휘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부상이 떠날 날이 없는 종합병동이 된 지 오래다. 전남 스리백 라인의 기둥으로 매 경기 성실한 플레이와 악착 같은 수비, 기복 없는 기량을 선보여 가장 이상적인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K-리그 29경기에 출장해 스포츠서울식 평점에서 수비수로는 가장 높은 평균점수인 6.05점을 얻어 싸빅, 산토스 등 해외파 수비수들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심판’에는 김진옥 심판(51)이 선정됐다. 95년에 이어 두번째 수상이다. 그라운드를 쉼없이 뛰어다니며 날카롭고 공정한 판정으로 페어플레이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그는 ‘자신의 생각이 뚜렷해야 선수들에게 끌려가지 않고 바른 판정을 할 수 있다. 심판도 자신의 색깔을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의 판정은 그래서 더욱 서릿발 같다.
할렐루야의 창단멤버로 83년부터 85년까지 프로무대에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교묘하고 지능적인 파울도 족집게처럼 집어낸다. 88년 대한축구협회의 특별심판교육을 통해 휘슬을 처음 잡았고 90년 부심을 시작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전임심판제가 도입된 96년 이후 줄곧 프로 그라운드를 지켜왔다. 92년부터 4년간 국제심판으로 각종 국제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들 찬양군(대화중 1년)도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3 올해의 프로축구대상’ 시상식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가야금홀에서 열린다. 박현진기자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