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폭설에 이어 영하 18도의 북극한파
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동짓달 초닷샛날
어제는 축축한 습설을 치우느라 무진 애를 먹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수은주가 사정없이 곤두박질
했다. 북극한파가 몰려와서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기온은 무려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엄청 춥다.
그동안 얼마나 따뜻하게 살았던가? 그러려니 하며
조용히 살 것이지 오늘 이렇게 추워질 줄도 모르고
쓰잘데기 없는 말로 이러쿵저렁쿵 궁시렁거렸다.
어째 민망할 정도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데 말이다.
어제는 올겨울 들어 가장 힘들게 제설작업을 했다.
전날 종일 비가 내리다가 진눈깨비로 변했고 다시
눈으로 변해 북풍과 함께 사정없이 눈이 쏟아졌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는 눈은
물기를 머금은 습설이다. 설상가상 바닥이 젖었고
진눈깨비까지 내린 후에 눈이 내려 덮었고 밤사이
영하의 기온에 얼어붙어 제설작업이 어렵고 힘이
들었다. 평상시의 눈이라면 아내가 명명한 송풍기,
바람돌이를 짊어지고 거의 시간 반이면 해결했을
테데 그 배가 넘는 세 시간 반을 치워야만 했다.
어제와 같은 습한 눈은 바람돌이는 무용지물이다.
물기를 머금어 바람의 힘으로 날려버리는 송풍기,
바람돌이는 무용지물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넉가래로 바닥을 긁다시피 하면서 일일이 손으로
치우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니 힘들다.
전날 열린 반상회에서 올해 임기가 끝나는 반장이
마을 지원금으로 제설용 사륜 바이크를 구입하여
운행할 것이라며 제설구역을 알려주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눈을 치우면서
내려갔으나 제설작업을 하기로 했던 공동구역은
치운 흔적이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바이크 운행에
문제가 생겼단다. 어쩌겠는가? 그간 했던 것처럼
이서방과 함께 우리가 치우는 수밖에...
이 구간은 옆집과의 공용 도로인데 눈이 그렇게
많이 내렸는데도 코빼기도 내밀지 않았다. 둘이서
엄청시리 고생하며 작업을 하는데 옆집 펜션 손님,
젊은이가 눈이 잔뜩 쌓여 미끄러운 길을 무모하게
자동차를 몰고 올라오다 미끄러져서 멈췄다. 결국
후진으로 내려가긴 했으나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내려간 바퀴자국 때문에 긁어내느라 제설작업이
배나 더 힘들었다. 그래도 둘이서 작업을 하다보니
훨씬 수월했다. 염화칼슘으로 마무리를 해놓았다.
아주 깔끔하게... 그런데 아랫쪽 사람들은 눈 내린
그대로의 상태에 자동차 바퀴가 닿은 두 부분에만
염화칼슘을 뿌려놓았다. 조금만 치우면 되는 것을
꼼수를 부리는 것이 한심스럽지만 그나마 나와서
그렇게라도 하니 다행이다. 그간 우리가 다 했었다.
어찌되었거나 자동차 통행은 가능하게 해놓았다.
너무 힘이 들어 우리 단지는 주차장만 대충 치워
놓고 중앙통로와 집부근에는 제설작업을 못했다.
우리가 다니는 것이라 오늘 대충 치워볼 생각이다.
어제 늦은 오후 마을 대동회에 다녀왔다. 2023년
정기총회였다. 지난 일년간의 집행부에서 집행한
마을 살림살이 결산하고 신임 총무, 각반 반장으로
선출된 주민을 소개하고 마을 규약 일부를 개정한
회의였다. 예전에는 원주민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이제는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이주한 주민이
더 많다.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좋지않은 현상도
생기곤 한다. 한동안 전전임 이장이 마을 기금을
횡령한 사건으로 무척 시끄러웠고, 마을 주민들의
불협화음을 좌초한 몇몇 주민들로 인하여 또다시
주민들이 양분되는 사건도 겪었다. 그나마 지금의
젊은 이장이 지난해 선출되어 마을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래서 올해 대동회는 화합된 분위기에서 조용히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횡령사건으로 법정에서 판결을 받아 범법자가 된
그 사람과 그를 옹호하고 주민들의 민심을 갈랐던
몇몇 주민들까지 합세를 하여 잘하고 있는 이장을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몇몇 주민들이 나섰고 나서고 싶지않아 참고있던
촌부도 쓸데없는 것으로 주민들을 선동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합하고 마을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회의가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자고 한마디했다.
우리 선량한 주민들이 한번 속지 두번을 속겠는가?
결국 그들은 법원 판결문까지 내보이자 아무말도
못하고 말았다. 문제는 돈이다. 마을 기금에 눈이
먼 자들의 그 욕심이 문제였다. 봉사를 기본 정신,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 보다 물욕으로
인한 오만 방자한 그 태도를 주민들이 그냥 두고
보겠는가? 내 것도 아닌 것인데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그나마 이장과 신임 총무 그리고
새로 각반 반장을 맡은 사람들과 화합된 모습들을
보여준 주민들이 있어 대동회는 잘 끝났다.
예전에는 대동회가 개최되는 날에는 부녀회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서로 나눠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불협화음이 생긴
이후와 그보다 코로나19 시절을 겪으며 문화가
바뀌었다. 참석한 주민에게 협찬받은 선물과 함께
식권을 나눠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장 부부, 이번에 반장으로 선출된 멘토 아우와
우리 이서방 그리고 신임 총무와 식구들이 모여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신임 총무를 제외하고
청바지클럽 회원들이다. 신임 총무는 비록 회원은
아니지만 우리들과는 잘 어울리는 젊은 아우이다.
그렇게 식사를 하며 새해에도 마을의 발전을 위해
주민들과의 원할한 소통과 화합된 모습을 위하여
건배를 했다. 그리고는 우리들의 아지트라고 할 수
있는 둘째네가 운영하는 카페 '날으는 구름섬'에서
뒷풀이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오는
22일 송년회 만남을 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안전제일 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 하세요
늘 걱정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추운거보다는
더운날이 활동 하기에는
더...좋더라구요..
제경우...ㅎ
겨울한파에
건강 관리 잘 하시구요.
오래오래 따듯한 사랑의
날들 되시길요...^^
그럼요.
우리 나이에는
추운 것 보다는
따뜻함이 좋지요.
늘 위로와 격려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이 정말 많이 내렸네요
모처럼
눈다운 눈이 내렸습니다.^^
추위에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 욕심의 끝이 어딘지. 조금씩만 양보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어렵지요. ㅎ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의 욕심은 무한대인가 봅니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마음이면 될 텐데...
영하 18도나 내려간
가운데 진눈개비까지..
제설작업 하시느라 애쓰셨네요.
마을 분위기가
다시 좋아졌다니
다행스럽습니다.
화합된 대동회
화이팅 입니다.
와~~
눈 길이 뻥 뚫렸네요.
그동안
따뜻하게 지낸
댓가를 치렀습니다.ㅎㅎ
그럭저럭
마을 대동회가
잘 끝나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