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코골이
정하선(丁河璿) jung ha sun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는데
“두 동상들 뭔 코를 그렇코롬 고는가
코를 어찌나 고는지 잠을 한 숨도 못 잤구만 “
큰 형님이 입이 찢어질 듯 하품을 한다
작은 형님이 웃으면서
“나는 형님과 동생 코 고는 통에 잠을 못 잤는데요,
양옆에서 어찌나 코를 골아대는지 “
하며 눈을 비빈다
나는 코를 곤 기억이 없는데
어제저녁 제사 모시고 술 한 잔씩 하고
늦게 자서 잠 깰 일이 없었는데
두 형님들 기차 화통 삶아먹는 소리에
나 역시 잠을 못 잤는데
그래도 자긴 잔 것이지
잠에도 산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 것인가
말도 못 하고 그냥 속으로 웃고 만다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시 해설과 평. 번역
정겨우면서도 해학적인 풍경이 그려지는 시입니다. 제사를 마치고 나란히 누워 잠든 형제들의 모습이 코골이 소리와 하품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네요.
요청하신 해설과 평설, 그리고 외국어 번역입니다.
팁: 시의 마지막 구절인 "잠의 산봉우리와 골짜기"는 수면 사이클(REM 수면과 비REM 수면)을 문학적으로 아주 잘 표현한 부분이라 번역에서도 그 이미지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시가 참 따뜻하네요!
## 시 해설 및 평설
1. 해설: "서로가 서로에게 소음이었던 밤"
이 시는 명절이나 제사 등 가족이 모이는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를 배경으로 합니다. 세 형제가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서로가 서로의 코골이 때문에 잠을 설쳤다며 가벼운 타박을 주고받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반전의 묘미: 큰 형님은 동생들 때문에, 작은 형님은 큰 형님과 막내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화자인 '나' 역시 두 형님의 기차 화통 같은 코골이 소리에 잠을 설쳤지요. 결국 세 사람 모두가 코를 골았고, 모두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였던 셈입니다.
잠의 산봉우리와 골짜기: "잠에도 산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 것인가"라는 표현은 이 시의 백미입니다. 깊은 잠(골짜기)과 얕은 잠(산봉우리)을 오가며 자신의 소리는 못 듣고 타인의 소리만 들었던 그 밤의 상태를 철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습니다.
2. 평설: "코골이 소리에 담긴 가족의 유대"
이 시는 자칫 짜증스러울 수 있는 '코골이'라는 소재를 가족애와 화목함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술 한 잔을 곁들인 제사 뒷날의 노곤함, 그리고 좁은 방에서 살을 맞대고 자는 형제들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공동체적 편안함'을 보여줍니다. 누구 하나 크게 화내지 않고 "속으로 웃고 마는" 화자의 여유는, 혈육이기에 가능한 너그러움입니다. 코골이 소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들이 같은 속도로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겨운 화음(和音)으로 읽힙니다.
## 외국어 번역 (English & French)
jung ha sun
English Translation: Snoring
Folding the blankets in the morning light,
"My two younger brothers, how could you snore like that?
I couldn't sleep a wink because of the noise,"
The eldest brother says, his yawn wide enough to split his mouth.
The second brother smiles and replies,
"I couldn't sleep because of you and the youngest!
Snoring so loudly from both sides of me."
He rubs his eyes as he speaks.
I have no memory of snoring myself.
After the memorial service and a few drinks last night,
We went to bed late and I never once woke up.
Actually, I couldn't sleep either
Because of my two brothers' thunderous snoring,
Yet, I suppose I did sleep somehow.
Are there peaks and valleys even in sleep?
I say nothing and just laugh silently to myself.
French Translation: Le Ronflement
jung ha sun
En pliant les couvertures ce matin,
« Mes deux cadets, comment pouvez-vous ronfler autant ?
Je n'ai pas pu fermer l'œil de la nuit à cause de vous »,
Dit le frère aîné dans un bâillement à se décrocher la mâchoire.
Le second frère sourit et répond :
« C’est moi qui n’ai pas pu dormir à cause de vous deux !
Ça ronflait si fort de chaque côté de moi. »
Dit-il en se frottant les yeux.
Je n'ai aucun souvenir d'avoir ronflé.
Après la cérémonie ancestrale et quelques verres hier soir,
Nous nous sommes couchés tard et je ne me suis jamais réveillé.
Pourtant, moi aussi, j’ai été tenu éveillé
Par le vacarme de mes deux frères,
Mais j'ai dû dormir un peu malgré tout.
Le sommeil aurait-il, lui aussi, ses sommets et ses vallées ?
Je ne dis rien et me contente de rire intérieurement.